당신이 진실에 가까운 거짓말을 할 때
“이담하 시인에게 ‘말’은 행동을 유발하게 하는 기준이 되어 주기도 한다. ‘말’의 또 다른 표현인 ‘행위’는 그러므로 “그냥 놔둔다면” 누적된(맡겨 둔) “슬픔”이 되어 마침내는 울음을 쏟게 되는 것이다. 시인에게 “눈물은 나를 그냥 두라는 말”이며, 껍질을 “벗기지 말라는 말”은 “당신을 먼저 울게 할지도 모른다는” 다른 표현이며, “오래 참고 참았다”는 뜻으로 사용된 “겹겹이 된다”는 표현은 슬픔을 억제하는 의미의 ‘말’로 전이된다. 이처럼 이담하 시인은 ‘말’을 통해 행동을 결정짓고 이 ‘말’은 다시 자연스럽게 시의 언어가 된다.
이담하 시의 ‘말’의 성찬은 종국에는 “조용히 하라는 쉬”에 이르러 “몸의 가장 부끄러운 곳”과 대면하고 있다. “입을 닫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오해’와 ‘거짓말’의 시적 순간이 “눈과 귀를 떼어 놓”게 된다. “부끄러움”의 “입” 하나 겨우 할 말을 거르고 걸러서 비로소 시의 언어로 옮겨 적는다. “일어날 때보다 앉을 때 조용히 하라는” “쉬”의 언어로, 입의 할 말 없음에 시인은 조용히 귀 기울일 것이다. 이담하의 시는 '조용히 하라는 쉬'에서 다시 ‘말’이 깨어나고 있다.”(이상 전해수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이담하 시인은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으며, 2011년 <시사사>, 2016년 <한라일보>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다음 달부터 웃을 수 있어요>는 이담하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