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작가 테마 소설집 『나, 거기 살아』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서 펼쳐지는 낯선 도시 이야기”
여섯 명의 소설가가 여섯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강이라, 고요한, 문서정, 박지음, 이서안, 정정화. 여섯 명의 소설가가 도시의 노란 가로등 불빛을 따라 걸어 들어간 곳은 서울, 진안, 경주, 진도, 울산, 포항이다. 여섯 작가들은 이 도시를 색다르게 그린다. 사랑과 이별, 욕망과 이상, 희망과 좌절을 다양한 무늬와 결로 직조한다.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여섯 개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흔들리며 서성거리고 있는 현대인의 똑같은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강이라는 비독점적 사랑을 꿈꾸는 젊은 네 남녀의 문래동 이야기인 <웰컴, 문래>를 들려준다. 고요한은 크리스마스 날 마이산 돌탑에 옛사랑은 내려놓고, 새로운 사랑을 올려놓는 <오래된 크리스마스>를 전한다. 문서정은 치골에 새겨진 검은 새 문신을 수호의 정령으로 여기며 거짓말로라도 날아오르고 싶었던 한 여자 이야기인 <레이나의 새>를 펼쳐 놓는다.
박지음은 시애틀에서 온 열일곱 살 소녀 리아가 진도 바닷길을 걸으며 엄마, 아빠의 삶과 사랑을 이해해가는 <영등>을 이야기한다. 이서안은 태화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고급빌라의 시점으로 불완전한 인간의 삶을 관찰하는 <하우젠이 말하다>를 보여준다. 정정화는 베트남 사파에서 시집 온 스윈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 이야기인 <스윈의 노래>를 전한다.
익숙한 도시가 아름답고 낯선 이야기가 되어 독자를 찾는다. 이야기가 범람하는 시대에 도시 이야기를 소설적 미학으로 전개해 서사의 깊은 맛을 보여주는 『나, 거기 살아』. 소설 속 도시를 다 순회하고 나면 독자는 그 도시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독자는 이 한 권의 책으로 여섯 도시로 떠날 수 있는 티켓을 사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