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번성과 멸종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기후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파괴력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기술 중심으로 고도화되는 문명의 그늘
기후와 환경은 변화의 중심에 놓였다
6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들이 나무에서 내려와 걷기 시작한 이래, 수백만 년 동안 기후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진화해 왔다. 20만 년 전 지구에 나타난 호모사피엔스는 진화 과정에서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환경을 이용하고 자원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인류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온실가스를 대량 방출하고 새로운 화학물질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유전자를 변형하고 합성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생태계의 일부였던 인간이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된 것이다. 고도화되는 문명의 그늘에서 기후와 환경 또한 변화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빅히스토리의 열여섯 번째 책인 『기후는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편은 ‘기후변화’의 관점으로 인류가 없던 시대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돌아보고 있다. 태양계의 행성 가운데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이 지구이고, 여기에는 기후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뜨거운 원시지구의 기후가 서서히 안정된 이후 비로소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고,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번성과 멸종에 기후는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의 시대가 시작되고 막을 내리게 된 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소행성이 충돌하자 불구름과 충격파가 일어나고 유독가스가 태양을 가렸고, 이후 찾아온 핵겨울로 공룡을 비롯해 척추동물 대부분이 멸종했던 것이다. 현재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는 인류의 역사도 기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류의 역사에 기후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아프리카의 밀림이 기후변화에 따라 사바나 초원으로 바뀌면서 유인원의 한 갈래이던 인류의 조상은 더는 나무에서 지낼 수 없게 되었고, 두 발로 걸으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야만 했다. 호모사피엔스는 7만 4천 년 전 갑작스럽게 닥친 한파와 건조한 환경으로 수만 년 동안 살아온 아프리카를 떠나 새로운 터전을 찾아 세계 곳곳으로 이동해야 했다. 수렵 채집에 의존하던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게 된 것도 영거 드라이아스기 혹한이 원인이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인류 최초의 도시가 세워질 무렵의 기후는 건조해지는 시점이었고, 점차 사람들이 강가로 모여들며 가뭄에 대비한 관개시설을 만들면서 계급과 역할 분담이 일어나게 되었다. 산업혁명의 발단 역시 영국에 닥친 소빙기의 추위였다. 장기간의 한파는 삼림을 파괴했고, 목재 가격이 7백 퍼센트 이상 오르자 석탄을 주요 연료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기후는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편은 기후변화가 인류 문명에 준 영향을 돌아보고, 이제 급속도로 발달한 인류 문명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인류세의 시대임을 알린다. 현대 인류의 에너지 소비량 증가는 지구환경을 빠르게 파괴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가 촉발한 기후변화는 취약성이 높아진 인류 문명의 종말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인류가 이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려면 먼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
코너에서는 기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후시스템, 엘니뇨, 라니냐, 북극한파 등을 소개한다. 아울러 본문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인포그라피를 풍부하게 담았다. 또한 단편 지식은 사이드 팁을 따로 두어 독자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풀도록 했다.
이번에 펴내는 『기후는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편을 통해 기후가 인류 문명에 초래한 영향을 여러 방면에서 걸쳐 살펴보고, 현재 기후 위기를 돌파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