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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 마켓

래디컬 마켓 - 공정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 개혁

  • 에릭포즈너
  • |
  • 부키
  • |
  • 2019-09-27 출간
  • |
  • 472페이지
  • |
  • 148 X 225 X 29 mm / 672g
  • |
  • ISBN 9788960517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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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ㆍ 《이코노미스트》 올해의 경제경영서
ㆍ 《비즈니스위크》 올해를 빛낸 아이콘 ‘블룸버그 50’
ㆍ 《포브스》 《월스트리트저널》 강력 추천

리우는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인가
리우데자네이루는 아름다운 언덕들이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그런데 이 언덕들에 기본적인 위생과 교통 시설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도시 빈민촌이 난립해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아래에는 중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일 ‘레블론’이 위치해 있다. 이 극과 극의 풍경에서 드러나듯 브라질은 경제적으로 서반구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다. 소수 가문이 대부분의 부를 독점하고 있으며 인구의 약 10퍼센트가 국제 빈곤선 아래에 속한다. 기업가 정신은 희박하고, 최근의 대통령들은 줄줄이 권한 남용과 부패 혐의로 탄핵당하거나 감옥에 갔다.
그렇다면 선진국은 다를까? 답은 “크게 다르지 않다”이다. 선진국 역시 불평등 심화, 경제 침체, 정치 갈등과 부패 증가를 겪고 있다. 이제 브라질 같은 “개발도상국”이 미국 같은 “선진국”으로 올라설 거라는 오랜 믿음은 흔들리고 있으며, 오히려 그 정반대 상황이 펼쳐질지 모른다는, 즉 리우는 앞으로 뉴욕, 런던, 도쿄가 겪을 운명을 예고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가 불평등, 독점, 경기 침체, 정치 불안, 포퓰리즘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우파, 좌파 모두 지난 50년간 한결같이 그래 왔듯 부자 증세와 재분배, 민영화와 규제 완화 같은 식상할뿐더러 개선 효과도 거의 없는 처방만 내놓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사상은 보이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불평등 심화와 경기 침체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으나 이에 대한 대안은 없다. 자유민주주의는 부패와 무능함으로 비난받아 왔으나 그렇다고 권위주의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출구 없는 터널과 같은 현재의 경제, 정치 상황을 타개할 대안은 정녕 없는 것일까?

사유는 독점이다
《래디컬 마켓》은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야심 찬 시도다. 세계적 법학자 에릭 포즈너와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연구원 글렌 웨일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특별한 책에서, 저자들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뜯어고쳐 시장과 사회를 전면 재설계하자고 주장한다. 그 실체가 바로 “래디컬 마켓”으로, ‘래디컬’은 ‘근본적’이란 뜻과 ‘급진적’이란 뜻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근대 사회 조직의 창시자들인 애덤 스미스, 마르키 드 콩도르세,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헨리 조지, 레옹 왈라스, 비어트리스 웨브에게로 돌아가는데, 그런 점에서 근본적이다. 또한 이들 급진적 철학자 무리의 이상과 개혁안처럼, 오늘날 우파의 자유지상주의적 열망과 좌파의 평등주의적 목표라는,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두 관점을 결합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급진적이다. 실제로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보다 앞서 나온 책에서 “시장을 단순히 생산을 증진하는 도구가 아니라 더 깊은 의미에서 평등을 증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았다.”
저자들은 “사적 소유는 독점”이라며 사유 재산(권)으로 인한 부와 권력의 집중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그런 동시에 “시장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진정으로 자유롭고 열려 있는 경쟁 시장을 만들어 이를 해결하자고 제안한다. “우리 사회는 경쟁 시장으로 구성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막상 가장 중요한 시장들은 독점화되어 있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실현 방안으로 놀랍게도 “경매” 제도에 기반해 운영되는 사회 시스템을 제시하면서 이를 통해 부와 성장, 평등을 한꺼번에 극대화할 수 있음을 논증한다. “우리가 구상하는 래디컬 마켓은 시장을 통한 자원 배분?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경쟁에 기반한 자유 교환?이라는 근본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적 합의다. 이런 맥락에서 경매는 래디컬 마켓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구상을 재산권과 세금 제도(1장), 투표와 정치 제도(2장), 노동 시장과 이민 제도(3장), 금융 산업과 투자 제도(4장), 디지털 경제와 데이터 가치(5장)에 구체적으로 적용해 새로운 사회가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 준다.
이러한 정치경제 실험은 저자들 스스로 인정하듯 “이상주의적”이다. 그러나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신선할뿐더러, 실제로 적용했을 때 예상되는 효과가 대단히 설득력 있어 빠져들게 만든다. 노벨상 수상자 장 티롤의 표현대로 기존 세계관을 산산조각 내는 이 책은 “자유주의를 재부팅하기 위한 특별하고 매력적인 선언” “밀턴 프리드먼 이래로 민주주의와 시장을 재고하는 가장 야심 찬 시도”라는 평에 정확히 부합한다.

낙수 효과는 없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악의 제국”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었을 때, “자유주의 질서”는 최종 승리를 거두고 중요한 사회 문제들은 해결된 듯 보였다.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2016년에 이르러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명백해졌다. “경기 침체 이전에 이룩했던 경제 발전은 사실상 환상에 불과했으며 혜택의 대부분은 아주 부유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희망과는 반대로 현실은 불평등 심화, 생활 수준 저하, 경제적 불안정성 증가, 외국인 혐오와 포퓰리즘의 득세로 치달았던 것이다.
저자들은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불평등 심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에서 상위 1퍼센트의 소득이 국민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대 중반 8퍼센트에서 최근 16퍼센트로 급증했고 노동 소득 분배율은 10퍼센트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에 1950~1972년 사이 전 세계 생산성 증가율은 5~7퍼센트였으나 지난 10년간은 한 자리 수에 불과하며 최근에는 더 악화되고 있다. 1970년대 실업률과 물가가 동반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은 완전 고용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라는 케인스학파의 주장을 깨뜨렸듯이, 오늘날에는 경기 침체와 불평등 심화의 동시 진행이 세율 인하, 탈규제, 민영화로 경제 성장을 이루고 낙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 사상과 “공급 중시” 경제학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불평등은 경제적 활력을 위한 대가였다. 그러나 실상은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경제적 활력 역시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동시에 경제도 저성장하는 현상을 저자들은 ‘스태그인이퀄러티(stagnequality)’라 명명한다.
극좌파가 주장한 대안인 “중앙집중식 계획” 역시 소비에트 연방 해체에서 보듯 실패로 끝났다. 일부 평론가들은 스태그인이퀄러티는 인력으로 통제 불가능한 전반적인 경제 환경과 인구 변화 때문이라고 믿지만 저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사상의 빈곤 때문이라 본다. “좌파와 우파의 경제학적 통찰 모두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 구조에서 연유한 긴장 관계의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극단적인 좌우 이념 대립에서 벗어나 편견과 기득권에 저항했던 급진주의자들의 정신을 되살릴 수 있을까? 시장이 시장 지배력(저자들이 “독점 문제”라고 부르는 것)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필요한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진정한 “자유, 경쟁, 개방” 시장을 경제와 정치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급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모든 재산이 경매에 부쳐진다면?
사유 재산권으로 인한 독점 문제를 우려한 정치경제학자들은 중앙집중식 계획 방식에 대한 대안을 찾고자 했다. 경제 사상에서 이른바 “한계 혁명”을 이끈 세 인물 중 윌리엄 제번스는 “사유 재산권은 독점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단언했으며, 레옹 왈라스는 “개인의 토지 소유와 독점”을 철폐함으로써 “봉건주의의 진정한 원인”을 “제거”하려 했다. 토지를 임대만 가능할 뿐 소유할 수 없는 이 방식은 “경쟁적 공동 소유제”로 불렸다. 1879년 걸작 《진보와 빈곤》에서 “물질적 풍요가 극대화되었는데도 왜 절대적 빈곤, 힘겨운 생존 투쟁, 최악의 비자발적 실업을 목도해야 하는가?”라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했던 헨리 조지는 지대를 세금으로 환수해 공공의 이익에 사용하는 토지세를 제안했다. 그러나 토지가 가진 모든 가치를 세금으로 걷는다는 이 발상은 독점 문제를 해결하고 “배분 효율성”을 높이지만 “투자 효율성”은 저해하는 맹점을 안고 있다. 199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메커니즘 디자인”의 아버지인 윌리엄 비크리는 헨리 조지의 사상을 이어받아 “모든 재산이 공동 소유되며 이를 임대하고 사용할 권리가 끊임없이 경매에 부쳐지는” 방식을 주창한다. 낙찰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누구든 재산이나 재화를 사용할 수 있고, 임대료 수입은 공공재와 사회적 배당금의 재원으로 쓰인다. 이러한 유토피아적 세상을 저자들은 “비크리 코먼스”라 일컫는다. 하지만 이 획기적인 “경매” 방식 또한 투자 효율성 문제를 낳기는 마찬가지다.
더 나은 접근법은 투자 효율성과 배분 효율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저자들은 이를 “부분적 공동 소유제”라 부른다. “공동 소유제는 독점 문제를 방지할 수 있고 사유 재산제는 투자를 도모하므로, 부분적 공동 소유제를 통해 단일한 재산권 제도 아래에서 배분 효율성과 투자 효율성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이미 존재했고 1962년 시카고대 아널드 하버거 교수가 제안한 “각자 재산을 평가하고 평가액을 공표한 뒤 해당 금액에 누구나 살 수 있게 만드는” 방식에 착안해 부에 대한 “공동 소유 자기평가세(common ownership self-assessed tax, COST)”라는 대안을 내놓는다.
공동 소유 자기평가세는 사회와 소유자의 공동 소유제로 소유자는 일종의 임차인이 된다. “임차 계약은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용자가 나타나면 종결되며 새로운 사용자가 계약을 이어받는다.” 이런 식으로 개인들이 본인 재산에 스스로 값을 매겨 공개하고 거기에 따라 세금을 내면 “투자 효율성을 거의 해치지 않지만 배분 효율성은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데, 저자들에 따르면 적정 세율은 7퍼센트다. 이 제도는 영구적 소유권에 기반한 낡은 시장을 대체하며 사용권이 자유롭게 거래되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만든다. 이로 인한 편익은 막대한데 일례로 경제 전체 생산의 25퍼센트에 달하는 비효율적 배분으로 인한 자원 낭비가 없어지며, 국민 소득의 20퍼센트에 이르는 세수를 올릴 수 있고 이를 공공재, 저소득층 복지, 사회적 배당금에 쓰면 불평등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

투표를 저축해서 재량껏 사용한다
“공동 소유 자기평가세”에 이어서 이 책은 “제곱 투표(Quadratic Voting, QV)” “개인 간 비자(Visas Between Individual Program, VIP)” “기관 투자자의 독점 금지” “데이터 노동에 대한 보상”이라는 래디컬 마켓의 또 다른 비전들을 선보이면서 가능성을 탐구한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다수결(과반수) 제도와 1인1표제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유럽 대륙의 경험은 소수 집단에 대한 강력한 보호가 없이 이런 방식으로 민주주의가 운용될 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 주었다고 저자들은 진단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히틀러다. 히틀러의 정적 제거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해치는 짓이었지만 당시 히틀러는 과반수 이상 지지를 얻고 있었기에 어떤 의미에서 그 행위는 “민주적”이라 볼 수 있었다. 저자들은 이를 정치학자 리처드 매켈비가 말한 “과반수 제도의 반복적 적용” 논리로 설명한다. “소수 집단을 부당하게 착취하고 탄압할 수 있는 과반수 제도는 결국 소수 파벌의 지배로 변질되거나 심지어 일인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민주주의는 소수 집단의 권리 침해, 다수의 횡포, 자질 부족 후보자의 역설적 선출, 다수결의 반복적 사용을 통한 독재 체제 구축, 식견 있는 유권자의 견해 무시 등 여러 가지 결함을 노출해 왔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극단적 정치 대립, 진부한 표현(더 나쁜 혐오 표현)으로 점철된 정치적 수사, 대부분의 대중이 느끼는 무력감, 대중의 실제 시각과 유리된 완고한 정치 지형, 정치 엘리트들의 악의, 대중 신뢰의 붕괴”, 특히 포퓰리즘의 득세라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저자들은 이 모두가 사람들의 필요와 이해관계의 강도, 그 리고 특출난 지혜나 전문성을 가진 유권자의 견해를 반영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들이 제시하는 대안은 “제곱 투표”다.
제곱 투표에서는 매년 모든 시민에게 “보이스 크레디트”가 주어지고 이를 그해 투표에 사용하거나 다음해로 이월해 쓸 수 있다. 보이스 크레디트를 표로 전환할 때는 주어진 보이스 크레디트 한도 내에서 마음껏 쓸 수 있다. 단, 표로 전환하려면 보이스 크레디트를 제곱만큼 사용해야 한다. 즉 1표는 1개의 보이스 크레디트, 2표는 4개의 보이스 크레디트, 3표 9개의 보이스 크레디트에 해당하는 식이다. 이 제도는 자신이 알거나 강한 관심 또는 이해관계를 가진 사안에 1표가 아니라 10, 20, 30표를 행사할 수 있어 사람들 개인의 선호 강도를 잘 반영한다. 따라서 이를 통해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는데, 첫째, 열정적인 소수가 무관심한 다수를 이겨 다수의 횡포가 해결되며, 둘째, 선거 결과에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의견이 두루 반영되어 모두의 후생을 극대화한다. 제곱 투표의 활용 가능성은 정치를 넘어서는데, 우리 사회와 경제는 곳곳에서 집단적 의사 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 기업, 주거 단지 공동 소유자, 독서 모임, 온라인 게임 길드, 노조, 동호회, 크라우드 펀딩 등 무수히 많다. 요컨대 제곱 투표는 “거의 모든 집단적 의사 결정 문제에서 사회적으로 최적의 결과를 달성”해 “완전한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한 일관된 기초를 제공한다.”

개인이 이주 노동자를 후원한다
세계화는 우리 사회의 많은 모습을 변화시켰는데 예를 들어 대외 무역, 자본 이동, 관광, 숙련 노동자의 이민을 증가시켰다. 그러나 전혀 영향받지 않은 영역도 있다. 바로 평범한 기술을 가진 노동자들의 이민이다. 저자들이 “이민 불균형”이라 부르는 이 현상은 경제 이론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은 ‘모든’ 생산 요소(재화, 서비스, 자본, 노동)가 가장 생산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자유롭게 이동 가능할 때 전 세계의 부가 증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자본과 고학력 노동자의 국가 간 이동은 자유로운 반면에 저학력 노동자는 그렇지 못했으며 이는 또 다른 불평등을 야기하고 국제 질서의 불균형을 초래했다”라고 지적한다.
이민 문제 역시 경매 제도로 해결할 수 있다. 이민자 수의 쿼터를 정하고 최고액 입찰자에게 이민을 허용하는 것이다. “경매 기반 시스템은 이민자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면서 정부 역시 큰 수입을 얻어서 일반 대중의 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돈이 이민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놓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자들이 제시하는 것이 바로 “개인 간 비자” 제도다. 일반 시민 아무나(개인 또는 지역 사회) 이주 노동자와 계약을 맺어 후원하고 이익을 서로 나누는 제도로, 여러 이주 노동자들을 차례로 후원하거나 평생에 걸쳐 한 사람을 후원할 수 있다. 후원자가 기업이나 고용주, 가족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오늘날 종족중심주의로 인해 이민자에 대한 혐오와 반감이 극심하다. 그러나 개인 간 비자 제도는 “이처럼 상호 이익이 되는 교류를 통해 이민에 대한 정치적 반감을 누그러뜨리면서 후원자와 이주자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또한 자신들의 문화를 지역 사회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급격한 변화로 인해 가질 수 있는 부정적 감정을 반감시킬 수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문어발 자르기
인류 역사에서 로마제국 이래로 가장 큰 금융 권력을 휘두르면서도 눈에 띄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이른바 “기관 투자자”라 불리는 블랙록, 뱅가드, 피델리티, 스테이트 스트리트 같은 회사들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 주식 시가 총액의 4분의 1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 주식 시장들까지 지배하고 있다. 이 자산 운용 기관들의 존재감이 미미해 보인 이유는 여러 분야 회사에 두루 투자하는 ‘분산’ 투자를 하면서 ‘패시브’ 투자도 병행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기관 투자자로 인해 소비자 가격 인상, 투자와 고용 감소, 임금 수준 하락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큰 피해가 발생해 왔다는 점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기관 투자자들은 절대적 규모로 덩치를 키웠을 뿐 아니라 미국 주요 회사들의 대주주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가격 경쟁을 하지 말도록 기업들에 압력을 행사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경쟁 저하는 당연히 서비스와 재화 가격 인상을 불러오며, 기업들의 노동에 대한 “수요 독점”을 통해 임금 하락을 초래한다.
저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개혁책을 제시한다. 바로 “기관 투자자들의 산업 내 분산 투자를 금지하고 산업 ‘간’ 분산 투자는 허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블랙록은 한 항공사 주식은 원하는 만큼 보유할 수 있지만 다른 항공사들 주식은 취득할 수 없다. 이처럼 기관 투자자의 주식 보유에 상한선을 씌우면 자본 시장을 변화시켜 국민 소득 2퍼센트에 해당하는 부를 창출하는 효과를 낳고, 동일한 비율이 자본 소유자로부터 대중에게 이전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정당이 하나만 있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듯 경쟁 없는 시장은 시장이라 부를 수 없다”면서 “투자자들은 독점을 통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에 시장은 끊임없이 독점화의 위협에 직면”한다고 경고한다. 결국 시장 경쟁을 유지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는 감시뿐이다.”

데이터 노동의 대가를 받는다
오늘날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테크놀로지 회사들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든 원천은 무엇일까? 인공 지능과 머신 러닝에 대한 대중의 인식 부족을 이용해 무상으로 수집하고 있는 데이터, 즉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제공하는 정보다. 이들 기업이 매년 노동자(프로그래머)에게 지불하는 돈은 창출 가치의 1퍼센트에 불과한데(반면 월마트는 약 40 퍼센트), 나머지 노동은 사용자가 공짜로 제공하고 있는 덕분이다. “사람들이 하는 데이터 생산자 역할은 공평하게 쓰이고 있지 않으며 적절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경제의 발전을 저해하고, 데이터 생산의 대가가 대중에서 널리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똑똑한 사람들에게 흘러가게 한다.” 또한 표본 복잡도가 높은 머신 러닝과 인공 지능 서비스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그런 점에서 현재 디지털 경제에는 어느 때보다 사람이 가장 필요한데, 오히려 많은 이들이 인공 지능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고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다는 잘못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사용자가 들인 시간의 가치는 푼돈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동영상에서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사이렌 서버들은 뉴스부터 음악까지 창조적인 콘텐츠의 가치를 절하하고 콘텐츠를 만든 사람에게 돌아갈 몫을 자신들이 가져가고 있다.” 저자들은 이를 “기술 봉건주의”라고 부른다.
저자들은 지금이야말로 전 세계 데이터 노동자들이 단결해 데이터 노동 운동에 뛰어들어야 하는 시점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데이터 노동조합은 예전의 노동조합 방식과 달리 조업 중단과 소비자 보이콧을 결합하고 온라인으로 “피켓 라인”을 유지함으로써 정당한 대가를 받아내는 단체 행동에 나설 수 있다. 나아가 “데이터를 소수의 강력한 사이렌 서버들의 손아귀로부터 해방시켜 디지털 경제의 경쟁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자들은 이들 기업이 데이터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면, 경제 규모는 3퍼센트 커지고 자본가의 소득 9퍼센트가 노동자에게로 이전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장 위험한 것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
저자들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이러한 모든 제안들은 좌우를 아우르며 넘어서고자 하는 것이어서, 너무나 도발적이고 심지어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다. 저자들 역시 이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제안들은 사회 전체에 큰 변화를 일으키면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소규모 단위로 실험되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예를 들어 제곱 투표는 집단적 의사 결정을 하는 소집단에, 공동 소유 자기평가세는 기존의 국공유 재산에 먼저 적용할 수 있으며, 개인 간 비자 제도는 경제특구 시범 사업을 통해 실행해 볼 수 있다.
저자들은 결론에서 각 제안들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데, 그런 통합과 실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접근법의 논리와 한계를 밝히고 더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오늘날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근본 원인을 이해하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나아가 문제 해결을 위한 씨앗을 뿌렸다고 볼 수 있다. “진부한 사상들은 설 곳이 없으며, 가장 큰 위험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번영과 진보를 바란다면 오래된 진실에 의문을 던지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새로운 사상을 실험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시도하고자 했던 것이다.”

[책속으로 이어서]
4장 ㅣ 문어발 자르기
OECD 통계에 따르면 미국 주식 시가 총액의 4분의 1을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다른 선진국 주식 시장들까지 지배하고 있다.
이들 자산 운용 기관은 어떻게 인류 역사에서 로마제국 이래로 가장 큰 권력을 금융 시장에서 휘두르면서도 눈에 띄지 않았을까? 이들이 스스로를 “시시해” 보이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분산’ 투자를 하면서 ‘패시브’ 투자도 병행했기 때문이다. 분산 투자는 한 회사나 비슷한 분야의 회사들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회사들에 두루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패시브 투자는 그때그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장기 보유를 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흔히 노동자를 비롯한 일반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관리’하기도 한다. 뱅가드는 저렴한 비용의 인덱스 펀드를 만들어서 많은 칭송을 받았다. 이를 통해 노동자들은 퇴직 연금을 분산 투자하고 투자할 주식을 위험하게 일일이 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렇게 보면 이들 기관 투자자가 하는 일은 경제의 향방을 가르는 데 별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경제학 분야 연구에 따르면 분산 투자하는 기관 투자자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고, 투자와 고용이 감소하고, 임금 수준이 낮아지는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피해가 발생해 왔다. _[본문 239~240쪽]

4장 ㅣ 문어발 자르기
간단하면서도 ‘급진적’인 개혁을 통해 이런 디스토피아를 막을 수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산업 내 분산 투자를 금지하고 산업 ‘간’ 분산 투자는 허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블랙록은 유나이티드 항공 주식을 원하는 만큼 보유할 수 있지만 델타, 사우스웨스트 등 다른 항공사 주식은 취득할 수 없다. 펩시 주식은 원하는 만큼 보유할 수 있지만 코카콜라, 닥터 페퍼Dr. Pepper 주식은 가질 수 없다. JP 모건 주식은 원하는 만큼 보유할 수 있지만 시티그룹이나 다른 은행 주식은 가질 수 없다. 그러면 이번 장 첫머리의 일화에서 본 것처럼 블랙록 같은 기관 투자자가 보유하는 개별 회사 지분은 10~20퍼센트로 높아질 것이다.
또는 기관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가 너무 커지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산업 간뿐 아니라 산업 내 분산 투자를 허용할 수도 있다. 우리가 법무부 독점금지국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스콧 모턴Scott Morton과 공동 수행한 연구에서 관련 수치를 정교하게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1퍼센트가 허용 가능한 지분이었다. 즉 기관 투자자는 1퍼센트의 유나이티드 항공, 1퍼센트의 델타, 1퍼센트의 사우스웨스트, 그리고 1퍼센트의 다른 항공사 주식까지는 보유할 수 있다. 그리고 펩시, 코카콜라, 닥터 페퍼 주식도 1퍼센트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은행 지분 역시 1퍼센트다. 우리가 제안하는 방식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상충하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기관 투자자는 산업 간에서든 산업 내에서든 ‘작은’ 규모로 소유하고 ‘완전히’ 분산 투자를 하든가, 아니면 ‘큰’ 규모로 소유하고 ‘부분적으로’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산업 내 보유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완전한 패시브’ 투자는 예외로 둘 수 있다. _[본문 260~261쪽]

5장 ㅣ 노동으로서 데이터 공급
인공 지능은 인간이 생산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머신 러닝에 기반하고 있다. “프로그래머”들은 천재적으로 스스로 결정해 돌아가는 알고리즘을 만들지 않는다. 대신에 그들은 특정 정보나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동자(데이터를 생산하는 우리)와 기계(컴퓨터) 간 상호 작용을 설계한다. 실제 난관은 복잡한 알고리즘을 짜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잘 설명하는 기존 모형들을 수정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있다. 머신 러닝 프로그래머들은 현대판 공장장과 같다. 데이터 노동자를 가장 생산성 있는 방식으로 활용하려고 한다는 측면에서 말이다.
디지털 경제의 동력이라 할 수 있는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은 인공 지능과 머신 러닝에 대한 대중의 인식 부족을 이용해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무상으로 수집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들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든 원천이다. 페이스북이 매년 노동자(프로그래머)에게 지불하는 액수는 창출하는 가치의 1퍼센트에 불과하다. 왜냐고? 나머지 노동은 우리가 공짜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월마트는 이 비중이 약 40 퍼센트에 이른다. 사람들이 하는 데이터 생산자 역할은 공평하게 쓰이고 있지 않으며 적절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경제의 발전을 저해하고, 데이터 생산의 대가가 대중에서 널리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똑똑한 사람들에게 흘러가게 한다. 또한 디지털 경제에서 어느 때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인데,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인공 지능의 발전 때문에 일자리가 줄고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다는 잘못된 공포를 가지고 있다. _[본문 283~284쪽]

5장 ㅣ 노동으로서 데이터 공급
지금이 “전 세계의 데이터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데이터 노동 운동data labor movement”에 뛰어들어야 하는 시점일 수 있다. 데이터 노동 시장의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국경이나 정부 규제를 사실상 받지 않는 국제화된 시장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데이터 노동자로서 “계급 의식”을 갖게 되면 노조와 같은 조직이 생겨 이들에게 단체 행동 을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 노동자 조합이 소속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데이터에 더 높은 대가를 지불받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는 상황도 가능하다. 이 조합이 임계 질량을 넘어설 정도로 덩치가 커지면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파업”(데이터 노동자는 동시에 이들 회사의 서비스 이용자이므로 이 파업은 해당 서비스의 보이콧도 포함한다)을 무기로 협상할 수 있다. 이런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는 기술적 세부 사항은 매우 복잡하겠지만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들의 노동조합은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조합원들에게 하루 동안 이들 회사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라고 선언할 수 있다. 좀 더 복잡한 접근법으로는 노동조합이 세운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연결하고 납득할 만한 임금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데이터 공급을 끊겠다고 할 수 있다. 또는 노동조합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 계정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파업 기간 동안 노동조합이 사용자들의 계정을 닫거나 일부 정보만 공개하는 방식으로 단체 행동을 할 수 있다. (…) 전통적인 노동조합과 달리 데이터 노동에 대한 노동조합은 조업 중단과 소비자 보이콧을 결합한다?앞서 본 것처럼 데이터 노동자들은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파업 기간 동안 페이스북은 (조업 중단으로 인해)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막힐 뿐 아니라 (소비자 보이콧 때문에) 수익을 올릴 기회를 잃는다. 이는 마치 GM이나 포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생산을 중단하는 동시에 자동차 구매까지 거부하는 상황과 같다. 또한 파업 기간 동안 연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전통적인 노동조합과 달리 데이터 노동조합은 온라인으로 “피켓 라인”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독점을 견고화하는 바로 그 네트워크 효과가 이들 회사에 불리하게 작동할 여지도 있다. _[본문 320~321쪽]

결론 ㅣ 근본 원인으로 돌아가기
지금까지 우리는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우리 제안들이 실현되었을 때 보게 될 세계에 대해 기술했다. 그러나 우리 글을 읽으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우리의 제안들은 경제 이론과 사상사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인간이 지닌 완강한 고집과 때때로 보이는 극단적인 변덕이란 본성은 가장 잘 고안된 제도들조차 수포로 돌릴 수 있다. 인간의 문화적 수용성이 언제 새로운 사회 제도를 지지하거나 거부할지, 또는 이상향을 위한 설계를 반이상향으로 만들지 예측하기란 정말 어렵다.
앞서 강조했듯이 우리의 제안들은 사회 전체에 큰 변화를 일으키면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소규모 단위로 실험되어야 한다. 제곱 투표는 집단적 의사 결정을 하는 소집단에서 사용될 수 있다. 공동 소유 자기평가세는 특정 지역의 목초권처럼 기존의 국공유 재산에 대해 먼저 적용할 수 있다. 개인 간 비자 제도는 J-1 비자 제도를 약간 확장하는 방식으로 경제특구에 한해 비자 수를 제한하면서 세심하게 상황을 기록하는 시범 사업을 통해 실행해 볼 수 있다. 기관 투자자의 투자에 대한 제한은 규모가 큰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크게 빼내지 않는 수준에서 먼저 시작해 볼 수 있다. 금융 시장에 큰 동요가 없다면 그다음 규제를 좀 더 강화할 수 있다. 데이터 노동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먼저 상응하는 기술 발전을 기다려야 하며, 이미 진행 중으로 보이긴 하지만 사회 조직 역시 변화해야 한다. _[본문 356쪽]

에필로그
시장이 어떻게 “대규모의 연립 방정식 체계”를 푸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산 컴퓨팅distributed computing’과 ‘병렬 처리parallel processing’의 주요 개념을 알아야 한다. 이 시스템에서는 한 대의 컴퓨터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서 지리적으로 ‘분산된’ 다수의 컴퓨터들이 ‘병렬적으로’ 푼다. 분산 컴퓨팅과 병렬 처리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잘 알려졌지만 이 기술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간과되었다. 바로 시장 경제 자체다.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와 많이 다르다. 컴퓨터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인간 두뇌의 성능은 현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의 10배 정도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 지성을 모두 합하면 이런 컴퓨터 몇 100억 배의 성능을 가질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맥락에서 말하자면 “시장”은 작지만 충분히 빠른 컴퓨터들로 구성된 하나의 커다란 컴퓨터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개별 컴퓨터들의 성능을 제어하고 결합해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한다. _[본문 367쪽]


목차


프롤로그 | 경매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025

서론 | 자유주의 질서의 위기
위기의 시대, 대안을 찾아서 039 | 불평등 043 | 경기 침체 048 | 갈등 051 | 시장과 시장의 불평분자들 055 | 진정한 시장의 원칙 060 | 완전 경쟁: 엘리트들의 아편 066 | 래디컬 마켓을 상상해 보기 069

1장 | 소유는 독점이다
부분적 공동 소유제를 통한 경쟁 시장 만들기

어느 개발업자의 꿈 075 | 자본주의와 자유, 또는 자본주의와 독점? 079 | 중앙집중식 계획, 기업 단위 계획 085 | 사유 재산권 없는 시장 087 |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 092 | 경쟁적 요소의 도입 097 | 부르는 게 값, 그리고 그 기준으로 세금 내기 104 | 현실화를 위한 고려 사항들 112 | 세금 하나로 여러 마리 새 잡기 115 | 더 나은 공공 임대 방식 119 | 진정한 시장 경제 123 | 무소유 정신과 공평한 공공 재산 이용 126

2장 | 급진적 민주주의
타협을 거래하는 시장

투표를 저축한다고? 133 | 민주주의의 기원 136 | 민주주의의 부상과 한계 139 | 민주주의 급진화하기 152 | 제곱 투표 161 | 제곱 투표의 실제 사례 167 | 새로운 차원의 민주주의 177 | 합리적 타협을 위한 래디컬 마켓 182


3장 | 만국의 노동자 단결시키기
노동에 대한 국제 질서의 재편성

이민자는 어떻게 사회를 바꾸는가 189 | 자유 무역의 기원 193 | 이민이 중요해지기 전 시대 195 | 세계화 200 | 이주가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 203 | 현재의 이민 제도를 확대하면 어떨까 205 | 비자를 경매에 부친다고? 210 | 비자의 민주화 213 | 개인 간 비자 제도는 잘 운영될까 223 | 사람을 통한 국제주의의 실현 225

4장 | 문어발 자르기
기업 경영권의 래디컬 마켓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 금융 권력 235 | 천 개의 얼굴을 지닌 독점 240 | 머리 없는 두족류 245 | 앉아서 돈 버는 자본주의 248 | 인덱스 펀드의 문제점 254 | 경쟁 회복하기 260 | 법은 우리 편이다 266 | 독점을 넘어서 270

5장 | 노동으로서 데이터 공급
디지털 경제에 공헌하는 개인의 가치 인정하기

모든 사용자는 디지털 노동자다 279 | ‘데이터 노동’의 부상 284 | ‘생각하는’ 기계들의 집합체 288 | 사이렌과 타이탄 296 |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 300 | 기술 봉건주의 307 | 디지털 세계에서 공짜로 부려먹기 311 | 노동자들의 투쟁 318 | 어떻게 할 것인가 322 | 데이터 노동의 래디컬 마켓 325


결론 | 근본 원인으로 돌아가기

자유방임과 공동 소유는 서로를 강화한다 331 | 경제 335 | 정치 343 | 국제 무대 347 | 사회 353 | 현실적인 실천을 위하여 356

에필로그 | 시장 그 이후?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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