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수치

수치

  • 전수찬
  • |
  • 창비
  • |
  • 2014-04-07 출간
  • |
  • 205페이지
  • |
  • ISBN 9788936434113
★★★★★ 평점(10/10) | 리뷰(1)
판매가

12,000원

즉시할인가

10,8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0,8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도서소개

전수찬의 세 번째 장편소설 『수치』. 2004년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이번 작품은 인간의 가장 내밀하고도 연약한 감정, ‘수치’를 치밀하게 파헤친다. 삶의 지척에 있는 죽음의 그림자와 끊임없이 다투는 세명의 탈북자. 살아남았다는 수치심에 자신의 삶을 방기하는 그들의 슬픔과 번뇌는 극도로 자본화된 사회에서 최소한의 도덕조차 내던진 사람들과 대비되며 생의 비참한 더께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탈북자를 ‘받아들이면서 배제하는’ 우리 사회의 물신주의적 가치관과 이데올로기적 짜임새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문학동네작가상(2004)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 전수찬의 세번째 장편소설 『수치』가 출간되었다. 등단 당시 ‘개개인의 실존적 고뇌와 삶에 관한 녹록지 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신수정)는 평을 받은 그가 본격적으로 인간의 가장 내밀하고도 연약한 감정, ‘수치’를 치밀하게 파헤친다. 삶의 지척에 있는 죽음의 그림자와 끊임없이 다투는 세명의 탈북자. 살아남았다는 수치심에 자신의 삶을 방기하는 그들의 슬픔과 번뇌는 극도로 자본화된 사회에서 최소한의 도덕조차 내던진 사람들과 대비되며 생의 비참한 더께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여러 층위의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내밀한 기억과 맞물려 제시하고, 빈틈없는 대화에 실어 형상화하는 작가의 재주가 돋보인다.

“난 그 고통을 느껴야 되네. 내가 산다면 그게 이유가 되어야 해.”
고통이 삶의 목적인 남자, 수치로 물들다

지평선을 향하는 태양이, 마치 그 일을 목격하겠다는 듯 나를 향해 뜨겁게 빛을 내리쬐었다. 그때 어땠던가? 아내와 딸 가운데 하나를 내 의지로 버려야 했던 그때에, 나는 생명, 그 감당할 수 없는 뜨거움에 짓눌려 숨을 쉴 수 없었다. 나는 뜨겁게 눈물을 흘렸다. 내 몸이 다 녹아버릴 만큼 뜨겁게 울었다.(198면)

나는 죄를 씻고 싶지 않았고, 정화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죄를 지은 자로 남아 있고 싶었다. 죄를 씻는다면, 그 뒤에 무엇이 남는가? 그 삶을 견딜 수 있는가?(57면)

주인공 원길은 아내와 함께 딸 강주를 데리고 북한을 탈출했다. 그러나 아내는 몽골사막을 건너다 쓰러지고 말았고, 원길은 그런 아내를 사막에 남겨둔 채 강주를 업고 돌아섰다. 이후 남한에 온 원길은 같은 처지의 영남과 동백을 만난다. 그들은 모두 가족을 버렸다는 죄책감과 살아남아 생을 이어간다는 수치심에 물들어 있다. 동백은 스스로를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손가락질 받는 것으로 속죄하려 하지만 죄책감을 덜지 못하고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동백이 떠난 뒤에도 원길은 매순간 자책과 자학을 반복한다. 아내를 버리고도 아무 일 없던 듯 살아가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치욕이라는 그는 스스로를 “죽음을 지키는 묘지기”(184면)로 규정하며 다만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살아간다. 반면 영남은 새 생활을 시작하겠다며 올림픽을 유치한 지방도시로 이사를 가지만 그곳에서도 삶과 죽음 사이의 처절한 번민은 계속된다.

그런데 말이야, 여기 와서 며칠 채소도 심고 닭도 사왔더니, 새벽마다 그놈들 우는 소릴 들으니까, 병이 도진 것처럼 다시 살고 싶었네. 아침에 볕이 들어서 채소가 파랗게 자라는 걸 보니 죽는 게 서러워서 못 견디겠더군. (…) 다시 살고 싶었네. 정말이네. 염치도 없이 살고 싶었네.(180면)

생에의 의지를 ‘병’이라 표현할 만큼 그들의 수치심은 극심하다. 조그마한 생의 기미를 볼 때마다 불쑥불쑥 치솟는 삶에의 욕망은 자괴감에 더욱 불을 지필 뿐이다. 그러나 『수치』는 탈북자들의 “험난한 인생역정과 사회적 곤경”(한기욱, 추천사)을 보여주는 데 치중한 작품이 아니다. 전수찬은 주인공들의 겪고 있는 내적 고통을 고도로 자본화된 한국사회, 그 안에서도 물신성이 첨예화되는 사건 하나에 맞붙인다.
영남이 이사 간 도시의 올림픽 선수촌 공사현장에서 한국전쟁 당시의 민간인 유골이 다량 출토된다. 전국은 민간인 학살의 범인이 미군이냐 인민군이냐 하는 진실공방으로 떠들썩해지고, 정부는 인민군의 범행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놓는다. 그러나 정부의 판단을 불신하는 사람들은 마을로 몰려와 공사를 중단하고 진실을 규명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지역주민들과 심한 갈등을 빚는다.

윤리적 상상력의 의미를 심문하는 역작
부끄러움이 메마른 척박한 땅에 뿌려진 씨앗
『수치』의 주인공들은 남한 사회의 소수자이자 퇴락한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은 제삼자로 자리한다. 그리고 작가는 그들의 시선을 통해 한국사회의 팽배한 물신주의가 인간성을 어떻게 배반하는지 폭로한다. 민간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상처 앞에서 정부와 지역주민, 정부를 불신하는 시위대 모두가 자신의 물질적, 정치적 이득을 쟁취하기 위해 날을 세운다. 무엇보다 먼저 이루어졌어야만 했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애도는 어느 쪽에서도 고려되지 않는다. 누가 학살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죽음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수없이 외치는 영남의 목소리는 공허한 울림만 남길 뿐이다. 바로 이 지점, 수치심에 삶마저 포기하려는 주인공들과 이권 앞에 인간의 도리조차 행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의 가늠할 수 없는 거리에 작품의 메시지가 송곳처럼 파고든다. 날이면 날마다 삶과 죽음을 새롭게 발견하고, 삶이 내뿜는 아름다움에 매번 좌절하고 마는 영남과 원길의 애처로운 고뇌가 스스로의 삶을 물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