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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호수

세계의 호수

  • 정용준
  • |
  • 아르테(arte)
  • |
  • 2019-10-01 출간
  • |
  • 144페이지
  • |
  • 110 X 165 mm
  • |
  • ISBN 978895098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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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그런 이야기 하고 싶어? 옛날이야기?
뭔가 애틋하고 묘한 그런 거 느껴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넌 우리가 그때 어땠는지,
왜 헤어졌는지, 다 잊은 것 같다. 세월이 조금
흘렀다고 세상에, 그런 멍청이 같은 얼굴을 하고
미안하네 어쩌네 이런 이야기를 하다니 놀라워.”_ p. 90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윤기는 자신의 단편 시나리오를 번역하고 가상으로 각색, 연출까지 해보는 번역 실습 워크숍이 해외 교류 사업의 하나로 빈 대학 한국학과에서 진행되는 관계로 초청을 받아 오스트리아로 향한다. 그 마지막 수업에 원작자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7년 전 헤어진 연인 무주가 늘 가보고 싶다고 말하던 곳이 빈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그녀가 결혼해서 살고 있는 곳이 빈에서 멀지 않은 스위스 장크트갈렌이기 때문이다. 절대 연락하지 말라는 무주의 마지막 부탁을 기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기는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빈에 와 있음을 알린다. 올 수 있으면 오라는 무주의 답장을 받고, 그는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한 뒤 스위스로 향한다. 스위스에 가기 전, 윤기는 담당자로부터 그곳에 있는 ‘세계의 호수’가 가볼 만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무주 남편이 부재한 무주의 집에서, 무주의 딸과 함께 셋이 보내는 며칠은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럽다. 윤기는 무주가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고, 7년 전, 갑자기 다른 사람이 생겼다며 자신을 버린 무주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싶어 한다. 시종 담담한 모습으로 윤기를 오래전 친구처럼 대하며, 닦아 놓은 그릇처럼 감정을 정리한 듯 보이던 무주가 지난 감정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는 윤기에게 순간 자신이 이미 선택한 일을 남이 하도록 강요하는 비겁함에 대해 쏟아낸다. 윤기는 그때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해버린 감정과 마음에 대해 얘기했다면 바뀌었을 거라고 말하지만, 무주는 사람은 바뀌지 않고 어차피 끝은 정해져 있다며 힘없이 웃는다. 그들에게 소통의 가능성은 없었다는 이야기. 윤기가 빈 대학의 교수에게 자신의 작품을 이해시킬 수 없던 것처럼, 학생들과 문학적 대화가 막혀버린 것처럼 말이다. 윤기와 달리 자신을 필요로 하는 지금의 남편과 만나 스위스로 온 무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타지에서의 외로운 생활과 가족에 대한 증오심이 자신도 모르게 잿더미처럼 가슴 깊이 쌓여 있는 남편은 무주를 유령처럼 느끼게 만들고, 무주는 누구와도 소통을 이루지 못한다. 이제야 서로의 진심을 털어놓는 이들. 이 밤, 비로소 이들의 소통은 가능한 걸까?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쓴 채 이 시간을 통과하려 애쓰고 있다"

“난 너와 다시 연락하고 싶어. 친구처럼 지내고 싶고.
또 난 너와 다시는 연락하고 싶지 않아. 친구처럼도
지내고 싶지 않고. 어떻게 하면 너와 연락하고 친구로
지내기 위해 연락하고 싶지 않은 이유와 친구로
지내고 싶지 않은 이유를 없앨 수 있을까?”_ p. 135

소설의 말미에서 윤기가 무주에게 전하는 ‘연락하고 싶고 친구로 지내고 싶은 마음’과 ‘연락하고 싶지 않고 친구로 지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서로 반대의 마음이기 때문에 한 가지를 버려야 한 가지를 취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둘은 붙어 있으므로 한 가지를 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계속 이리저리 흔들리고 말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녹록지 않은 것은 이러한 삶의 모순 때문이 아닐까. 삶에서 이러한 불가능한 것들을 찾아내, 그것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살펴, 생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결국 문학의 일일지 모른다.
‘이별’과 ‘작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각별히 여겨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용준은 ‘이별’이 같은 세계의 양 끝을 향해 걸어가는 거라면 ‘작별’은 각각 다른 세계로 걸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다소 모호하게도 여겨지는 이 말은 작별(作別)의 한자를 떠올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여 ‘이별’을 ‘작별’로 바꾸고 싶은 사람의 마음에 대해 말하고 싶었으나 ‘작별’을 ‘이별’로 바꾸려 애쓰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작가의 고백은, 마침내 ‘작별’을 ‘이별’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소통의 불가능성’에 대한 은유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니까 헤어진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이 없는 세계에서 작은 책상에 앉아 혼자만 펼칠 수 있는 책 한 권을 갖는 일”인지 모른다. 다른 세계로 건너가 혼자 간직한 헤어짐은 영영 공유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완전한 소통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은 어쩌면 끝내 풀리지 않은 채 오래된 숙제로 남을지 모른다. 문학이 그것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이라면, 정용준은 선두에 서서 그 실험을 성실히 행하는 연구자라 할 만하다. ‘세계의 호수’가 실은 ‘세 개의 호수’임을, 잘못된 소통으로 만들어진 허상임을 알게 되더라도 그 ‘세계의 호수’에 가고자 하는 이가 바로 정용준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호수』는 지금껏 작가 정용준이 보여준 소설 세계를 총망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그의 문학적 실험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다.


목차


세계의 호수
작가 노트_ 질문의 끝에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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