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로 보는 일제 말기 강제동원1 -남양군도의 조선인 노무자’는 2011년 8월 6일 창립한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의 시리즈물 가운데 첫 번째 출간물이다.
연구회는 한국과 일본의 연구자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일제 강제동원 자료센터이자 네트워크이다. 창립 후 첫 번째 총서는 연구자 대상의 연구총서였으나 2019년 4월까지 발간한 총 21권의 총서 가운데 비중은 이야기책(담장)이나 문고판(감동) 등 일반 시민을 위한 출간물이 높다. 시민들의 건강한 역사 인식이 일제 강제동원의 역사가 남긴 교훈을 되새기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는 연구회의 출판 방향 때문이다.
일제 말기 일본국가권력이 수행한 강제동원 정책은 현재 한국 사회에 알려진 내용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로 운영되었다. 당국은 인력은 물론 물자와 자금을 총동원해 전쟁을 수행했다. 동원지역도 광범위하고, 동원대상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으며 동원방법도 다양했다. 그러나 현재 조금이나마 알려진 내용은 인력 동원에 불과하고 일본지역 탄광에 동원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관심의 대상도 청장년 남성 중심이어서 노인이나 여성, 어린이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실증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연구 성과를 시민들과 나누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전후 최악의 한일관계를 맞이한 2019년은 한국 사회가 일제 말기 강제동원의 역사에 관심을 집중하는 해가 되었다. 그러나 한일갈등관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민들이 대일역사문제를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러한 시기에 한국 사회에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 일제 말기 강제동원의 역사라는 ‘사실의 무게’를 제대로 느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