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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을 홍 세트

붉을 홍 세트

  • 김정화
  • |
  • 청어람
  • |
  • 2019-10-17 출간
  • |
  • 1296페이지
  • |
  • 145 X 200 mm
  • |
  • ISBN 97911049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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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본문발췌 책속으로 이어서]
홍이 시헌을 노려보았다. 능글맞고 얄미운 웃음을 짓는 그를 보자니 속이 뒤틀렸다. 손톱을 세워 저 허연 얼굴을 피가 나도록 쥐어뜯어 주고 싶었다.
“어찌 내 눈을 보지 못하는 게야. 부끄러우냐?”
갑자기 시헌이 허리를 숙여 홍의 코앞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숨결까지 느껴지는 거리. 그러나 심장은 뛰지 않는다. 그저 저 반반한 낯짝에 침이라도 퉤 뱉을까, 라고 생각할 뿐.
“어차피 돈푼에 팔리는 몸뚱이, 부끄러울 리가요.”
홍이 씹어뱉듯 중얼거렸다.
“그래. 참으로 훌륭한 창기의 자세가 아니랄 수 없겠구나.”
“예. 창기답게 잘 모시겠습니다. 백 냥을 내셨으니 돈값을 해야 할 터인데, 미천한 계집의 몸뚱이 따위 흡족하실까 걱정입니다.”
홍이 싸늘하게 대꾸했다.
그녀가 여염집 여인이었다면 사내 앞에서 나신을 드러내는 상상만으로도 얼굴이 불그죽죽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월야관 은근짜들의 삶은 보통의 여인들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사내의 욕정이란 그네들에게 있어 생계의 근원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홍 역시 초야를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처음 월야관 문지방을 넘었던 열 살 시절부터 귀에 인이 박이도록 들어오지 않았는가. 해웃값에 팔린 기생의 몸뚱이는, 제 것이 아닌 돈을 낸 사내의 소유라는 사실을.
“그래. 그러하면 어서 신방으로 들어가자. 하, 신방이라니. 누가 들으면 혼례라도 치른 줄 알겠군.”
“웃기지 마십시오.”
홍이 쏘아붙였다.
“선비님이 사신 것은 이년의 하룻밤일 뿐입니다. 마치 제 서방이라도 된다는 양 굴지 마십시오.”
“설마 그럴 리가. 네 스스로 미천한 계집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 않았느냐? 내가 누군지 정녕 잊었나 보구나. 천한 네가 나에게 가당키나 할까. 꿈도 크다.”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 시헌의 잇새로 낮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홍이 이를 악물었다. 그의 말이 옳았다. 시헌이 전주의 어떤 양반도 감히 맞설 수 없는 귀한 집안의 공자임을 잠시 잊었다.
“개돼지처럼 팔려갈 것을 사주셨으니, 무어라 비아냥대시든 가만히 듣고만 있어야겠지요?”
“그래. 그게 몸 파는 계집의 본분 아니더냐?”
가뜩이나 흰 홍의 얼굴이 더욱 파리해졌다. 시헌의 말투는 바스러질 듯 건조하여 온기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박 생원에게 팔려가도록 그냥 내버려 두시지 그러셨습니까? 저를 경멸하시면서 어찌 그 큰돈을 내셨답디까? 아, 저를 조롱하고 모욕하고자 머릿값을 내신 것이었습니까? 백 냥쯤이야 선비님께는 그저 푼돈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네 좋을 대로 생각해라. 어차피 말을 섞으려고 너를 산 게 아니다.”
그때였다.
“홍아!”
타다닥 들려오는 바쁜 발소리. 옥련이 엉덩이를 실룩대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본래 기분파인 탓에 홍을 아끼다가도 버럭 성질을 부리곤 하던 옥련의 눈길에 애정이 그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옥련은 방금 시헌이 내던진 엽전의 개수를 확인하고 온 참이었다. 세상에 손바닥에 고인 돈 냄새처럼 향기로운 것이 또 있을까. 그러니 세상 모든 것이 아리따워 보일 수밖에.
“홍아, 어찌 뜰 가운데서 이러고 있는 게냐. 내 오래도록 첫날밤의 예에 대해 가르쳤지 않아! 뭐 하느냐? 어서 공자님을 안으로 뫼시지 않고! 고뿔이라도 걸려 바들대며 밤일을 치를 셈이냐?”
옥련이 호들갑스럽게 일장 연설을 했다. 그녀가 시헌을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
“자, 어서 가시지요, 선비님. 정성껏 준비한 주안상을 들여놓았습니다. 방을 화려하게 단장해 두었으니 마음에 드실 겁니다.”
신방이라 거창하게 말하지만, 그래봤자 홍이 내내 사용하던 별당 구석방에 지나지 않았다.
성큼 앞서간 옥련이 방문을 열어젖혔고, 시헌이 문지방을 넘어섰다. 그러나 그의 뒤에 멈춰 선 홍은 묵묵부답이었다.
“어서 들어가지 않고 뭐 하느냐. 선비님, 우리 홍이가 부끄러움을 타는가 봅니다.”
옥련이 홍의 등을 떠밀었다. 얼굴은 웃고 있으나 힘이 실린 매서운 손길이었다.
“공자님. 이년이 오래도록 방중술(房中術)이며 비방을 많이 가르쳤습니다. 홍은 명기를 타고났답니다. 분명 흡족하실 겝니다.”
홍에게 들릴 것이 자명함에도 옥련은 굳이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주절거렸다. 마치 홍이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것처럼.
“그러나 아직 사내를 모르는 계집이니, 너무 거칠게 다루지는 마소서. 부디 고이 품어주십시오.”
당부를 마친 옥련이 홍에게 잠시 시선을 던졌다.
“명심해라. 잘 모셔야 한다!”
덜컥, 문이 닫혔다. 오호호호, 하는 경박한 웃음소리가 문밖으로 멀어졌다.
닫힌 문 안, 숨 막힐 듯 짙어진 향내에 홍과 시헌은 동시에 인상을 찌푸렸다. 곳곳에 둔 향낭에서 농염한 향기가 진동했다.
방을 화려하게 꾸몄노라는 옥련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방에는 대체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모를 휘황찬란한 금침이 깔려 있었고 벽에는 새빨간 휘장까지 걸려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화려함에 앞서 천박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홍이 쓴웃음을 지었다.
제 이름도, 옷도, 요와 이불도, 밖에 뜬 달도, 그리고 돈푼에 거래되는 제 처연한 청춘마저도 어찌 이리 사무치도록 붉은 것이냐.
“백 냥을 들여 너를 산 까닭이 무어냐고 물었지.”
홍이 낯선 제 방의 모습을 바라보는 사이, 시헌은 성큼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홍은 나이에 비해 키가 크고 호리호리했다. 그러나 시헌은 사내치고도 보기 드문 장신이었다. 하여 고개를 들어 올려봤자 보이는 건 그의 예리한 턱선뿐이었다.
“돈이 썩어나신 탓에 재미 삼아 계집을 사신 것 아닙니까?”
“네가 생각하는 내가 어떤 자인지 모르겠지만, 고작 말장난을 하고자 백 냥을 쓸 만큼 미련한 취미는 갖고 있지 않아.”
시헌의 시선이 홍의 얼굴에 머물렀다. 입술을 깨무는 습관 탓에 붉은 연지가 낙조처럼 번진 홍의 입가를 향해 그가 손을 뻗었다. 얼룩진 입술을 닦아주려는 요량이었으나 홍은 매몰차게 고개를 돌렸다. 그 바람에 연지는 더욱 번져, 그녀의 입가에는 선홍빛 물이 들고 말았다.
시헌이 피처럼 붉은 물이 든 손끝을 도포 자락에 쓱 문질렀다. 그러나 지문 깊이 스며든 홍색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하면, 왜 굳이 난입하여 제 초야를 사신 겁니까?”
홍은 진심으로 궁금했다. 차라리 박 생원이나 그 패거리 중 하나에게 팔렸더라면 저런 질문 따위 하지 않았으리라. 그들이 홍의 머리를 얹어주겠다며 백 냥이니, 이백 냥이니 흥정을 붙인 이유는 묻지 않아도 뻔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욕망, 정욕. 누구도 가지지 못한 어린 계집을 제 것으로 만들겠다는 늙은이의 역한 허영심.
그러나 시헌은 젊고 수려한, 누구라도 눈길을 빼앗길 법한 사내였다. 시헌에게 한눈에 반해 그를 치마폭에 담고 싶어 하는 여인이 기방 안에만도 여럿이었다. 게다가 그는 평범한 생원이며 기생 따위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큼 지체가 높은 사람이기도 했다.
말인즉슨, 시헌은 돈을 주고 계집을 살 이유 따위 없는 이였다.
“사내가 계집을 사는 이유가 달리 있더냐?”
갓끈을 풀어 헤친 시헌이 갓을 툭 내던졌다. 색색 구슬 끈이 부딪치는 청량한 소리는 끈적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 이내 푸르스름한 도포 역시 바닥에 떨어졌다.
기생이라면 응당 사내의 의관을 벗겨주고 고이 개켜 정돈하는 것이 도리이리라. 그러나 홍은 움직이지 않았다.
“돈에 팔린 계집이 아직 제가 팔린 까닭을 모르다니 한심하기가 짝이 없다. 내 똑똑히 가르쳐 줘야겠군.”
냉랭한 시헌의 음성에 홍의 눈꺼풀이 아스라하게 떨렸다. 시헌을 처음 만났던 날의 풍경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지나간 겨울의 일. 그를 처음 보았던 날에도 홍은 이 방 안에 있었다. 그날 방문을 연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눈송이 한가운데 서 있는 젊은 공자였다. 눈발이 휘날리는 후원에 고고하게 서 있는 선비와 눈이 마주치던 순간이 기억에 스쳤다.
코끝을 마비시켰던 차디찬 설원의 향기. 선비의 도포 소맷부리에 점점이 튀어 있던 먹물자국은 쏟아지는 눈 속에 서글프도록 검었다.
그윽한 묵향을 풍기던 그 선비가 지금 그녀를 모욕하는 이 사내란 말인가.
“홍이라는 계집의 색(色)이 휘황하다 전주 일대에 명성이 자자하더구나. 내 너를 알았음에도 미처 몰랐다. 네가 그리도 유명한 계집인 줄은.”
시헌의 입에서 나오는 제 이름이 어찌 이리 낯설까. 홍은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내 너를 샀지.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우리 사이에도 나름의 연이 있지 않더냐?”
“연이라니요. 악연에 지나지 않습니다.”
“악연도 인연이다. 하여, 다른 사내가 올라타기 전에 내가 먼저 갖는 것이 그 연에 대한 보답인 듯하여.”
시헌이 한쪽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웃었다. 그의 손이 홍의 옷고름을 채갔다. 속절없이 풀어진 붉은 옷고름이 먹먹하게 가라앉자, 그 무게 탓에 저고리가 양쪽으로 활짝 벌어졌다.
반사적으로 가슴팍을 가리던 홍의 손이 툭 떨어졌다.
동기이던 홍의 몸의 굴곡이 유려해지고,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고, 분홍빛으로 부푼 여인의 상징 위에 소록소록 솜털이 솟아나기 시작하자 옥련은 그녀에게 밤의 일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초야를 치르기 전까지 제 몸을 어찌 관리해야 하는지, 사내와의 교합(交合)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사내를 기쁘게 해야 하는지 따위의 일들이었다.
어린 소녀였던 홍에게는 녹록치 않은 일이었다. 사내를 모르는 몸이라 하여 수치심까지 모르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교육은 끝났다. 홍은 오늘부로 동기를 벗어나 머리를 얹은 기생이 될 것이다.
나신을 드러낸다거나, 사내와 교합한다는 이유로 부끄러워하는 것은 천기(賤妓)인 홍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그것은 수치가 아닌 풍류. 그것이 기생이라 불리는 자들 중 가장 하급의 창기가 모여 있는 기방 월야관의 법도였다.
“……명성이 자자하다 한들, 계집의 몸뚱이야 거기서 거기 아니오리까.”
칭칭 동여맨 치마끈 위로 불룩 솟아오른 가슴 둔덕이 시리다.
“그래. 여느 계집처럼 거기서 거기일지, 아니면 내 혼을 쏙 빼놓을지 오늘 마침내 확인할 수 있어 기쁘구나.”
번진 연지로 얼룩덜룩 붉은 홍의 입술이 앙다물렸다. 드러난 속살에 스미는 바람 탓인가. 푹한 봄날이거늘 이상하게 오한이 들었다.
돈푼깨나 있다고 고깃값을 흥정하듯 제 몸에 값을 매기는 사내. 세 치 혀로 끊임없이 저를 농락하는 사내.
그 앞에서 드는 감정이 화가 아닌 회한이라는 것이 참으로 난감할 따름이었다.
“왜. 할 말이라도 있느냐?”
한참이나 제 얼굴을 올려다보는 홍에게 시헌이 물었다. 앙칼지게 대꾸하던 모습과는 달리 홍은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냐. 울기라도 하려고?”
“안 웁니다. 그저…… 예전에는 이럴 줄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다시 생각해도 기막힌 일이잖습니까.”
“예전?”
“선비님을 처음 만났던 날.”
“눈 오던 날 말이냐?”
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시헌의 눈빛은 지금과는 완연히 달랐다. 붉지도, 저렇게 번질대지도, 갈 곳 없이 헤매는 온갖 욕망과 악에 차 있지도 않았다. 그게 고작 지난겨울이었다.
홍은 시헌과 처음으로 눈이 마주쳤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날 시헌의 눈동자에는 쏟아지는 눈발과 홑처마 아래 매달려 달랑이는 풍경이 비치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 속에 담긴 홍은 화장기 없이 말갛기만 했다.
저 사내가 저를 얼마나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뜨릴지 조금도 알지 못한 채.
“내가 이럴 줄 꿈에도 몰랐느냐? 한데 이를 어쩐다.”
시헌의 얼굴이 천천히 다가왔다.
“나는 너를 보자마자 하룻밤 안으면 딱 좋을 만한 계집이라 여겼거늘.”
“……그러셨습니까.”
제까짓 게 무슨 주제라고. 그래, 그랬던 거구나.
회한이 쓰디쓰다고 생각한 순간 시헌의 입술이 밀어닥쳤다.
그는 아무런 예고 없이 그녀의 입술을 범했다. 갑자기 덮쳐 들어 입술을 덮는 미끌미끌한 감촉에 홍은 몸을 움츠렸다.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나려 했지만 시헌은 그녀의 몸을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편집자 서평]
소설 붉을 홍은 전래동화 <콩쥐팥쥐>를 계모의 시점으로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콩쥐에게 밑 빠진 독에 물을 길게 하거나 냇가에 원님을 만나는 등 원작을 차용한 장면과 ‘시헌’이라는 새로운 등장인물과 콩쥐의 아버지 ‘최만춘’의 반전 등 새롭게 추가된 장면을 비교해가며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등장인물 또한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다. 원작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등장인물의 과거를 재창조하여 소설의 긴장감을 결말부까지 유지한다. 동양 시대물인 만큼 문체 또한 당대의 언어를 사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현실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이뿐만 아니라 작가는 계모인 ‘홍’을 미천한 신분으로 설정하여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신분과 남녀의 귀함이 다르던 시대에서 동기인 ‘홍’이 어떻게 성장하며, 모진 역경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쟁취하는 지에 초점을 맞춘다.
끝으로 <붉을 홍>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콩쥐팥쥐 설화를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 하였다. 주인공인 계모 ‘홍’과 ‘시헌’의 시점을 교차하며 원작에서 보지 못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었고, 설화를 차용하는 것 같으면서도 반전되는 전개에 원작을 잊을 만큼 흡입력이 강한 작품이다. / 편집자 N

사극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천하디천한 것으로 핍박받던 여성들이, 과연 저 시대를 어떻게 살아낼 수 있었을까. <붉을 홍>은 콩쥐팥쥐를 각색함과 동시에 조선시대 여성들의 한(恨), 해방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하늘 아래 같은 사람, 같은 존재, 같은 마음. "왜 제 삶을, 선비님 멋대로 결정하십니까?", "나도 사람처럼 살고 싶으니까! 선비님처럼,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홍, 그녀의 울부짖음이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 편집자 P

조선시대, 그리고 기방. 양반인 남자와 기녀인 여자. 여자는 가장 바닥에, 남자는 가장 하늘에, 가 당연시되던 그곳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쩌면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밑바닥에서 그리고 하늘에서 서로를 보지 못하고 그곳만이 제 세상이라 믿고 살았을 남녀는 우연한 만남으로 서로를 만나 서로의 세상을 보고, 제 세상을 버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꿈을 품게 된다. 최하층 신분의 여자로서, 최고 신분의 남자로서, 그들은 그들만의 틀에 갇혀 있었지만 결국 누구보다 주체적으로 인생을 개척하고 나아가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를 배경으로 하였지만 불합리함을 깨닫고 그것을 극복하려 하는 모습이 그리하여 오히려 지금 현대에 더 잘 어울리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 편집자 L

눈이 내리던 날. 서로가 서로에게 빠져들던 그날. 그들은 양반과 기생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사랑을, 그리고 삶을 향해 나아갔다. 작품의 몰입도나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등장은 읽는 내내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라고만 명명하는 일은 작품에 대한 실례일 것이다. <붉을 홍>은 생에 대한 "열"을 품은 홍. 가장 미천했던 은근짜 기생으로 살면서도, 스스로 선택하는 삶에 대한 욕망을 꺾지 않는 붉디붉은 "홍"의 이야기니까 말이다. / 편집자 S

1,2,3권

조선의 맨 밑바닥, 기생 중에서도 천하디천한 창기(娼妓).
비천한 운명을 타고난 여인 홍 앞에 나타난 사내.
“원합니다.”
“선비님께 합(合)을 청합니다.”
누구보다 귀하다는 사내를, 천한 몸으로 취하고자 했다.
어긋나고 비틀리면서도 그 사랑만은 지키고 싶었다.

조선의 맨 꼭대기, 사대부 중의 사대부라는 귀한 공자(公子).
모든 것을 가진 사내 시헌 앞에 나타난 여인.
“너도 그래주면 아니 되겠느냐?”
“너도 나를 좀 연모해 주면…… 아니 되느냐? 제발…….”
저건 꽃이 아닌 독화(毒花)다. 알면서도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지독한 사랑을 했다.

세상은 홍에게 꺾이라 한다. 기생답게, 천것답게 살라고.
세상은 시헌에게 누리라 한다. 사대부답게, 귀하게 살라고.

“웃기지 마. 천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 추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어.”

그래서 그들은 결정했다. 개같은 운명을 깨버리자고.
마침내 시작된 잔혹한 동화의 서막이었다.


목차


<1권>
1부 독을 품은 꽃

서장. 적월야(赤月夜)
1장. 폭설
2장. 독화(毒花)
3장. 열(熱)
4장. 합(合)을 청하다
5장. 인연
6장. 노는계집
7장. 만춘(晩春) 一

<2권>
1부 독을 품은 꽃

8장. 만춘(晩春) 二
9장. 혼담
10장. 천것
11장. 대발식
12장. 귀(貴)와 천(賤)
13장. 도주
14장. 악야(惡夜)

<3권>
2부 콩쥐팥쥐 잔혹사

1장. 단(丹)
2장. 죄를 새긴 자
3장. 해후(邂逅)
4장. 선택
5장. 대면
6장. 진실
7장. 생(生)
8장. 귀한 여인
종장. 붉을 홍(紅)
외전. 푸를 청(靑)
남원에서 온 편지
작가 후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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