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게 미국은 어떤 존재인가? 전후 일본 부흥의 동력은 ?
상징천황과 전쟁포기가 명시된 일본 헌법은 절개切開해야 할 대상인가?
역사적 원체험原體驗의 유무, 역사적 통점痛點이 다른 한국과 일본!
이를 관전사貫戰史의 시각으로 따라가 본다.
과연, 일본은 전쟁을 포기했는가?
미국의 원폭투하 이후, 일본 천황은 전쟁의 끝을 선포했다. 일본은 미국의 GHQ가 주도한 군대 ㆍ 정치 ㆍ 경제, 그리고 헌법 개정에 이르는 전면적 개혁 또한 순순히 받아들였다. 일본도 평화의 수호자로 나서는 듯 보인다. 일본은 패전을 인정했는가?
일본, 전후는 끝나지 않았다.
세계 냉전체제의 패러다임을 오히려 ‘경제 대국’의 발판으로 삼은 일본, 그들에게는 지난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할 기회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선택하지 않았다. 미국에는 순종적이면서, 2천만 명의 희생자를 낸 아시아에 대해서는 외면한다. 천황이 전쟁의 책임을 회피하는데 이어, 도쿄재판의 A급 전범자들이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이라크 전쟁, 헌법 9조 개정, 독도 분쟁,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교과서 왜곡문제 등에서 보여준 일본의 대응은 결코 패전국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시아에 대한 과거청산이 끝나지 않는 한, 전후는 끝나지 않는다.
일본의 전후戰後는 끝나야 한다.
전후는 끝나야 한다. 저자 나카무라 마사노리는 일본 전후사를 이야기하면서 더불어 일본 사회 전반을 비판하고 있다. 그의 비판은 지배 권력, 특히 우파적 기질을 가진 지식인의 역사 서술에도 겨누어 진다. 그는 확실한 대안이란 무엇인지 스스로 반문하길 요청한다. 언론에 보도되는 일본의 ‘끝나지 않은 얼굴’ 이면에 있는 ‘끝내고자 하는 얼굴’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한다.
한국의 전후는 끝났는가?
대한민국 역시 전쟁이라는 굴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일본 전후사의 흐름 속에서 베트남 전쟁과 미국과 우리의 일그러진 정치경제학을 뼈아프게 반추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끝났는가? 이제 우리를 되돌아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