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판 머리말
지송 이재상 교수님의 5주기에 맞추어 계획하였던 형법총론 제10판의 출간이 1년을 더 지나서야 마무리 되었다. 이에는 제10판을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하고 개정에 임한 저자들의 각오와 노력이 크게 작용하였다. 출판사 측에서도 이에 호응하여 이 책을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해 주시었다. 물론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각오가 내용에 얼마나 실현되었는가 일 것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독자 여러분들의 큰 관심을 받아 적기에 개정됨으로써 개정 법률과 새 판례를 반영하여 늘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번 판에서는 그 외에도 학계에서 전통적으로 쓰이는 표현(cliche)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을 그 맥락을 찾아 좀 더 명확한 표현과 설명으로 가다듬어 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책은 초판이 출간된 이후 한 세대 이상 한국 형법학의 성장과 함께 해왔다. 한국의 형법학은 그간 양적, 질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러한 풍요 속에서도 미시적 해석론에 대응하는 거시적 형법(학)적 비전에 대한 성찰은 다소 아쉬운 것이었다. 이에 관한 저자 한 사람의 자화상적 반성문이 발표되기도 했지만(장영민, “형법학의 위기?” 법철학연구, 제21권 2호, 2018), 한국 형법학계의 축적된 역량에 걸맞은 형법학 자체의 위상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무엇보다도 근자에 몇몇 중견.소장 형법학자들이 이러한 방향의 연구업적을 내고 있다는 점은 크게 고무적인 일이다. 이를 교과서에 담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10판에서는 국내 문헌의 소화와 반영을 의도했으나 그 작업의 방대함 때문에 채 마무리하지 못하였다. 그 작업의 결실은 다음 판을 기약하기로 한다.
이번 개정작업에도 이화여자대학교 형법연구실을 거친 중견 및 소장 형법학자들의 큰 도움을 받았다. 김구슬, 이희경, 권수진(한국형사정책연구원), 이강민, 윤지영(한국형사정책연구원), 김정연(한국형사정책연구원), 이정념(숭실대학교) 박사, 그리고 박사과정의 도소영, 이영은, 임이랑, 최윤이, 유은영, 윤이경 법학석사가 그분들이다. 이 자리를 빌려 큰 감사를 표한다. 아울러 유망한 형법학자로 성장하던 중 불의의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이원경 박사의 명복을 빈다.
어려운 출판계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의 각오를 담아 새로운 모습으로 이 책을 출간해 주신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님, 조성호 이사님, 그리고 무더운 여름날 복잡한 교정지와 씨름을 마다하지 않으신 이승현 과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9년 8월
장영민, 강동범 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