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2000년 《충북작가》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태원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생명의 온기에 눈빛을 매달아둔 시인의 따뜻하고도 깊은 시선이 느껴지는 세 번째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은 시인의 소박하고도 선명한 자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많은 고통과 인내 속에서 비로소 열매로 나아가는 주소를 ‘시’로 제시하면서, 읽는 독자에게 희망의 안뜰로 안내하기도 한다.
해설을 쓴 이정현 평론가는 “소외된 존재를 향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과 흙으로 빚은 언어는 당신과 나의 고통이 그리 다른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라고 일컬으며, 시인이 언어로 디뎌온 행방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성함 속에 가려져 있던 존재들을 뜨겁게 꺼내오는 시인의 넉넉함을 시편마다 느낄 수 있다. “비에 젖는 것이 어디 저 담장뿐이랴”(「그 집 앞」)라고 말하듯이, 시인은 우리가 삶에 동참하고 있는 동안에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것들을 넌지시 시로 제시하기도 한다. 그 넉넉함이 기쁘게 다가오는 것은, 희소해지기 때문이며 시인의 귀중한 발견이 독자에게 매달려 있는 새로운 열매를 부르는 일로 다가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