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헌정사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다수의 지지를 얻고 최고 통수권자가 되어 우리 역사에서 정치 족적(足跡)을 남겼다. 그런 박근혜 정부가 2016년 10월부터 언론 등에 의해 제기된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으로 불과 4개월여 만에 붕괴했다.
박 대통령 탄핵에 그치지 않고 뇌물죄 공범으로 구속되어, 징역 25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 책은 이 같은 극적인 사태 와중에 비선 실세로 낙인찍힌 최서원(구명 최순실) 변호인으로서 역사적인 수사・재판을 현장에서 지켜본 법정 증인인 이경재 변호사의 변론 일지이자 변론 회고록이다. 박근혜 정부의 붕괴 과정을 살펴보고, 붕괴의 원인이 되는 사건과 의혹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했다.
비선 실세 만들기와, 뇌물죄 씌우기로
저자는 박근혜 정부를 벼랑으로 몰고 간 핵심 동력(動力)을 비선 실세 만들기와, 뇌물죄 씌우기로 보고, 언론・국회・수사・재판에서 이러한 책동들이 포퓰리즘의 영향 아래 어떻게 작동했는지 구체적 사실을 들어 강조했다. 저자는 촛불 시위를 혁명으로 격상하고 우상화하려는 사람들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입장에 선다. 그래서 2014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일어난 박근혜 정부 붕괴 관련 사건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억이 비교적 생생한 시기에 체계적으로 정리해 기록으로 남길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책의 내용에서 관련 인물들의 진술을 인용하여 사실을 밝히고자 했다.
* 대한민국 헌정사의 참변
저자는 이 책에서 주장하는 사실과 증거, 논리를 세상에 내놓아 대법원의 판결과 대비해 평가받고자 하는 각오를 하고 있다. 또 대법원판결의 당부(當否)를 문제시하자는 게 아닌 당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분석하고 평가할 기회를 제공해 보고자 함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정치 격변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자유 민주정치의 발전을 거듭하여 G20 선진국 대열에 이름을 올리는 격변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최서원 개인 비리(非理) 정도로 치부될 수 있었던 사건, 어느 정권에서나 흔히 있을 법한 최고 권력자 주변 부정부패 사건이 대통령을 사건 발발 4개월여 만에 탄핵으로 내모는 일련의 과정을 지배하는 힘이 포퓰리즘 (populism)이라고 역설한다. 그 포퓰리즘은 의혹을 사실로 만드는 위력이 있었다고 판단하며, 변호인으로서 제한된 범위에서 터진 둑을 막아보려 안간힘을 썼으나 한낱 작은 돌덩이를 쌓는데 지나지 않았다고 술회(述懷)한다.
.*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
저자는 최서원(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 사건으로 예기치 않게 우리나라 민주 헌정이 극복해야 할 중대한 도전 과제가 안겨졌으며, 이 과제를 현명하게 해결치 못하면 대립・갈등・분열로 국가가 혼란에 빠지는 정치 참변을 반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정치적 포퓰리즘과 극도로 발달한 정보사회의 흑색선전 선동에 의한 여론조작 문제를 들었다. 특정 정치세력이 각종 의혹을 유포시키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편향적으로 선전 선동하고, 언론・시민단체 등에 의해 확산시키며, 제도 정치권에서 여론을 빙자해 합법 정부를 몰아세우고, 검찰을 앞세워 수사권을 휘두르고, 탄핵, 재판에 나아간다면 언제든 합법 정부도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역설한다. 또 우리 사회가 이 같은 정치 포퓰리즘의 도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국가발전이나, 자유민주정치의 성숙을 기대할 수 없다며, 저자는 이 책이 이 시대를 덮친 의혹의 산더미에서 사실을 가려내고, 정치적, 사법적 포퓰리즘의 굴레를 벗어나, 독자들이 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바라보는 데 기여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