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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참깨

열려라 참깨

  • 이정미
  • |
  • 황금알
  • |
  • 2019-08-29 출간
  • |
  • 144페이지
  • |
  • 137 X 219 X 18 mm /313g
  • |
  • ISBN 979118920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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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정미의 작품을 독서하며 강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무엇보다도 그가 전형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트’라는 접두어에 나타나 있듯이 이는 모더니즘 ‘이후’를 가리키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 접두어는 단지 시간적 이후를 말하는 것 뿐 아니라 ‘넘어서’라는 이탈과 반작용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계승인 동시에 그것과의 단절이기도 하다. 시인의 작품들은 불확정과 비결정성, 다원성과 상대성, 반反재현성 등 모더니즘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탈脫중심화’에 의거한 자기반영적·존재론적 특성, 그리고 주목해 볼만한 ‘상호텍스트성’이란 포스트모더니즘의 새로운 특성 또한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봉선화 한 그루 시골 농가 대문 앞에 우뚝 버티고 있었다
작은 식물 바오밥나무였다
본래줄기는 봉퉁아리져서 몇 가닥의 인삼 하체였다
쏟아 붓는 태양의 작렬에 녹아내리다 용암으로 굳어졌는가

울 밑에 선 여릿한 자태는 간 데 없고
햇살의 따가움과 바람에 씻기어
바다에서 소금바람에 내어 말린 선원의 등짝보다
떡 벌어져 땅 위에서
꽃대궁의 색깔도 구릿빛으로 물들고

누구를 맞이하려는가
굵은 모가지로 받아치는 분기탱천한 땡볕
애달픈 그리움은 설 곳을 잃어
바오밥 나무의 우직한 탄탄함으로
서러움일랑 걷어차버리게나
장독대 뒷 편의 그늘에 몸 기대어
언니들의 손톱 위에서 한 줄기 빛이었거늘

보아라
애절한 한의 가락으로 연명하던 울 밑에 선 봉선화도
백 년의 세월을 겪고 나니
땅 위에 딱 버텨 봉퉁아리진 불룩함과 구릿빛 갈색은
다시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우렁찬 함성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뿌리의 내뻗음
그 바오밥나무 봉선화
찾아 나서겠네
-?바오밥나무 봉선화? 전문

위 인용된 작품 ?바오밥나무 봉선화?는 같은 제목 연작 형식으로 시집 전체에서 산견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봉선화’는 우리가 어린 시절 그 이름을 부르며 노래하던 그야말로 “울밑에 선” 작고 정감 있는 꽃으로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익숙한 꽃이다. 아녀자들이 이 꽃잎으로 손톱에 붉은 물을 들이며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던 꽃이기도 하다. 특히 화자에게는 “아스라한 젊은 날의 부서진 꿈”을 “목 쉰 소리 풀어 헤치며” 노래하던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든 꽃으로 그 꽃잎파리는 아버지의 “술잔에서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봉선화?) 이 꽃은 화려하고 당당함과는 거리가 멀다. 화자의 “어린 날” 무언가 한을 품은 듯 “그늘에” 피어 “가냘프게 흔들”리던(?바오밥나무 봉선화-일용할 양식?, 이후 중복되는 시제는 생략하고 부제만 표기함) ‘한해살이풀’에 불과했을 뿐이다.
반면 ‘바오밥baobab’은 높이 20m, 둘레 10m, 수령이 1000-5000년이나 되는 거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생장하는 나무이름이다. 화자는 이 “나무 둥치는 서른 명의 아름드리에도/ 닿지 않”는다고 그 엄청난 크기와, “나무를 뽑아 거꾸로 세운 듯”하다고 그 “색다른 생김새”를 묘사하고 있다.(?-노을을 넘어가네?) 실제로 나무줄기는 술통처럼 생겼고, 줄기 꼭대기에 얇은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잎이 없을 때는 꼭 뿌리처럼 보인다. 이런 이상한 생김새 때문에 전설에는 “악마가 바오밥을 뽑아서 가지를 땅으로 밀어 넣고 뿌리는 공중으로 향하게 했다”라는 말이 전해지는 거대한 나무다.
이 정도 초보적인 지식으로도 우리는 시제로 견인된 두 식물이 각각 그 크기, 수령, 생김새, 생장지역 등 모든 속성에 있어 천양지판임을 즉시 간파할 수 있다.
그런데 시인은 ?바오밥나무 봉선화?라는 시제가 붙은 수많은 시를 쓰고 있다. 바오밥나무‘와’ 봉선화가 아니다. 바오밥나무 ‘혹은’ 봉선화도 아니다. 바오밥나무 ‘같은’ 봉선화도 아니다. 열거도 선택도 비유의 어떤 기능도 없이 판이하게 다른 두 식물은 서로 뭉뚱그려져 연결되어 있다. 즉 시인에게 바오밥나무는 봉선화고, 봉선화는 바오밥나무가 되는 동격의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파격적인 상상력이다.


목차

1부 바오밥나무 봉선화

봉선화·12
노을을 넘어가네 ― 바오밥나무 봉선화 1·13
대문 앞 바오밥나무 ― 바오밥나무 봉선화 2·14
플라멩코 춤사위 ― 바오밥나무 봉선화 3·16
꽃잎 찧어 무명실로 ― 바오밥나무 봉선화 4·18
일용할 양식 ― 바오밥나무 봉선화 5·19
오막살이 집 한 채 ― 바오밥나무 봉선화 6·20
외로움은 비를 맞아가며 ― 바오밥나무 봉선화 7·22
봉선화 꽃잎 몇 개 띄우듯 ― 바오밥나무 봉선화 8·24
빚쟁이 세월 ― 바오밥나무 봉선화 9·26
땅심 받은 백합 ― 바오밥나무 봉선화 10·28
심장의 더듬이로 ― 바오밥나무 봉선화 11·30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 바오밥나무 봉선화 12·32
쌍화점·34

2부 출구 상실

바람 소리·38
기다림·39
모항에서·40
홍시·42
공무도하가 ― 아소 님하 그 강을 건너지 마오·44
참게장·46
깻잎 김치·48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50
출구상실·52
하얀 나비를 보았어요 ― 그녀의 명복을 빈다·54
헌화가·56
천년의 고독·57
한·60
인생·62
미상·64
돌아눕는 강·66

3부 햇빛 속에 도망친

햇빛 속에 그을린 달빛 ― 햇빛 속에 도망친 1·70
뒤뚱거리던 마지막 통화 ― 햇빛 속에 도망친 2·72
햇빛 속에서 소금 기둥으로 ― 햇빛 속에 도망친 3·74
깍지 낀 달빛 속에서 ― 햇빛 속에 도망친 4·76
나주벌 햇빛 속에서 ― 햇빛 속에 도망친 5·78
산통 깨진 인연 ― 햇빛 속에 도망친 6·80
햇빛 속에서 쏘아붙인 ― 햇빛 속에 도망친 7·82
햇빛 속에서 시위를 당긴 ― 햇빛 속에 도망친 8·84
다시 김치가 되어 ― 햇빛 속에 도망친 9·85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던 ― 햇빛 속에 도망친 10·86
햇빛 속에서 쓴 ― 햇빛 속에 도망친 11·88
김치가 되어 ― 햇빛 속에 도망친 12·90
열려라 참깨! ― 햇빛 속에 도망친 13·92

4부 상사화

백 년 동안의 고독·96
술래잡기·98
햇볕 한 조금·100
예감·102
잠·104
두통·106
옆집 총각의 상사화·107
상사화·108
분노 ― 2015년 10월 5일·110
깨어나라, 인디언!·112
낯선 거리에서 ― 그것이 알고 싶다 사건·114
부디, 영면하소서·116
병마·118
인생의 저녁에·120

■ 해설 | 호병탁
‘땅속줄기식물rhizome적 사고’로 확장되는 놀라운 시의 세계·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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