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이 책이 처음 출판된 해가 1988년이니 벌써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 바뀐 셈이니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러간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과학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이 체감하는 세월은 과거에 비해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문명의 발달 속도 또한 그러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도시와 국토는 얼마나 바뀌었는지 이 책의 초판본과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책으로 공부한 대학생들은 이제 불혹의 나이이거나 50대에 접어들었을 것이다.
그 동안 저자들은 급변하는 한반도의 모습을 따라잡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세계 속의 한반도를 재조명하기 위해 판을 거듭하고 쇄를 달리하면서 책 내용을 틈틈이 수정해 왔다. 그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가시적 경관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변화도 기술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어떤 부분은 우리의 도시와 국토에 대해 낙관적으로 기술했고, 또 어떤 부분애서는 비관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 책은 쇄를 거듭하고 판을 바꾸면서 내용이 조금씩이나마 정치화(精緻化)된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이 책의 초판본을 집필할 때만 하더라도 30년 세월이 흐른 뒤에는 한반도가 통일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우리의 도시와 국토는 변했어도 한반도 허리의 휴전선은 풀지 못할 허리띠처럼 국토를 동여매고 있다. 그런 까닭에 휴전선 너머의 국토에 관한 내용은 정보부족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북한을 다녀와서 평양에 관한 내용을 제4장 속에 담을 수 있었음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의 제7판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업데이트를 시도했다. 즉 제1장(국토와 한국인의 삶)과 제2장(한국 민족의 문화적 특징)에서는 조금씩 변화한 내용과 새로운 학설을 소개하며 수정했고, 제3장(한국의 세계유산과 지역성)에서는 새롭게 등재된 세계유산을 추가했으며, 제5장(우리 삶의 공간이 마주한 현실)에서는 우리 삶의 공간이 마주한 현실을 보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