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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

동태

  • 박상화
  • |
  • 푸른사상
  • |
  • 2019-08-02 출간
  • |
  • 154페이지
  • |
  • 129 X 205 X 13 mm /230g
  • |
  • ISBN 9791130814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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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새삼 시를 다시 생각한다. 시가 뭘까. 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채워야 시가 되지만 비우지 않으면 사라진다. 한편으론 무겁고 한편으론 한없이 가볍다. 종잡을 수 없을 만큼 어지럽다. 마성이되 순정한 삶 아니면 헛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란, 순연한 통증들의 연속이다. 그런데도 시인들은 이 시라는 걸 붙들고 한 삶을 건너간다.
박상화 시인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오랫동안 시를 앓고 있는 것 같다. 시를 넘겨받기 전까지 나는 박 시인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력을 보니 과거에 한 번쯤은 서로 맞닿았음직하나,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장면들은 없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시만이 그와의 유일한 소통 면이다. 그래서 참 자유롭다.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의 시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나를 뒤척이게 한다.
(중략)
등은 언제나 무언가를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알아듣기는커녕 등의 존재조차 무시하고 산다. 우리는 거의 매 순간 앞만 보고 살아가는 것이다. 앞을 향한 채 앞면만으로 산다고 여긴다. 등에는 별 관심조차 없다. 앞쪽의 얼굴과 가슴과 손과 발에만 집중한다. 어찌 등뿐이겠는가. 등으로 상징되는 모든 ‘등의 세계’에 무감하다. “어떻게 해도 손이 안 닿는 곳에/보이지 않는 곳에/한 번도 멀어지지 않았던/네가” 살지만, 거기는 딴 나라, 다른 시간인 것이다. 등을 잊은 나라, 등을 잊은 시간이다. 무릇 등이 존재하지 않는 나는 있을 수 없으나, 등을 잊은 나는 이처럼 가능하다. 이것이 현대이고 현대인이며 이 때문에 현대인의 비애가 생성되는 것 아닐까 싶다. 현대인의 소외는 이런 데에서 배어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박상화가 바로 이 ‘등’을 우리 앞으로 소환한다. 그는 등으로 세상을 읽고 등으로 세상을 본다. 등에 대한 관심을 이처럼 본격적으로 드러낸 시인을 나는 본 적이 거의 없다. 등을 얘기한다고 해도 대체로 피상적인 접근에 머물렀다. 등짐 진 자의 서글픈 생애와 그에 따른 연민쯤을 내보였다고 할까.
하지만 박상화는 이에서 더 깊숙이 들어간다. 등의 시간, 등의 삶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다. 등은 사실 그늘의 영역이기 때문에 대체로 우리의 관심 밖이다. 앞이 중심인 현대사회에서 등이라는 그늘에 대해 누가 얼마나 눈 기울여줄 것인가. 잘못하다가는 공허한 메아리이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열렬히 등을 설파하며 등의 시간을 살고자 한다. 시 「등」이 대표적이지만, 얼핏눈에 띄는 시 구절만 해도 여기저기 뻗어 있다.
“길은 누군가의 등”「(꽃은 바닥에서만 핀다」),“ 화가 나서 등에 뿔이 돋더라도”(「먼지」)“, 곧추세워볼 일 없었던 등뼈”「(뼈다귀해장국집에서」), “시든 등도 쓱쓱 쓸어주던 것을 기억했어”「(시래기」),“ 굽은 등에 철탑을 지고/동지(同志)에게 마실가는 밀양 할머니”「(밀양 할머니」) 등등. 여기에 시 「지게불(佛)」까지 포함하면 가히 그를, ‘등의 시인’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자, 그러면 이제 물어야 한다. 박상화는 왜 이렇듯 등에 마음 바치는 것일까. 시 「등」에 그 이유가 밝혀져 있다. “소멸하는 순간까지/끝내 남아 뒤를 지키는/묵묵한 사람들이 사회를 밀고 간다”고 그는 믿는데, 바로 이와 같은 사람들이“ 얼굴보다/등이 더 눈에 박히는 사람”으로 그에게는 다가온다. 이들의 등은 “꿈을 잃고/얼굴을 묻고 절망할 때”조차 “표정이 되어주는/미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의 힘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등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지/알지 못한다.” 박상화는 이에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등의 사람들과 그들의 ‘등의 시간’이 펼쳐놓은 크고 아름다운 세계를
(중략)
그의 말대로 혼자서는 숲을 이룰 수 없다. “큰 나무 혼자서도 안 되고/앞장선 나무 혼자서도 안 된다.” “차비가 없어서 농성장에 오지 못하는 나무”도 데려와야 하고, “밥을 굶고 연대하는 바위”도 초대해야 한다. “피켓을 든 작은 풀도 있”어야 하고, 먼 데서 함께 우는 새와 “공장에서 일하는 마음을 띄”우는 구름도 어우러져야 한다. 그래야 숲이다. 숲의 세상이다. 어디 이뿐일 것인가. “일자리 찾아가는 냇물들도 모여/함께 다 같이” 생명의 숨결 맞비벼야 진정한 삶의 숲일 것이다.
자, 그러니 이제 어쩌겠는가 하고 그가 내게 묻는다. 당연히 함께한다. 내 등 기꺼이 내어놓고 이땅의 분투를 해소하는 화쟁의 숲에 들겠다. 당신은 어떠신가.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도 등을 내어주고 그와 함께 등의 시간에 올라타시라. 현대인들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아 보인다.
―정우영(시인) 해설 중에서


목차


ㆍ 시인의 말

제1부 등
동태 / 등 / 풍경(風磬) / 매화가 피면 / 숲 / 나무는 걷는다 / 웅덩이 / 전봇대에게 / 손걸레질의 힘 / 의자 / 반달 / 공짜 / 결 / 만둣국 / 봄눈 / 사과나무 그늘 / 엽차 / 비상(飛翔) / 나무라 하듯이 / 삼십 년

제2부 꽃은 바닥에서만 핀다
나무의 사랑 / 햇살이 차려진 식탁 / 마트 계산대에서 / 춘묵(春墨) / 꽃은 바닥에서만 핀다 / 생의 굴뚝에 서서 / 악착(齷齪) / 슬픈 대문짝 / 돌멩이 / 먼지 / 덫 / 보도블록 / 뼈다귀해장국집에서 / 기다리는 사람 / 나무가 뿌리를 내릴 때 / 반행목(伴行木) / 사당동 족발 형님과 오향장육 김치찌개 형수님 / 개미 / 한 사람 / 약장수 / 지옥도(地獄圖) / 사무직 2

제3부 하피첩(霞?帖)
할아버지의 꽃 / 하피첩(霞?帖) / 그리운 거인 / 엄마 생각 / 봄 / 빈손 / 상갓집 / 소 / 시래기 / 가을볕 / 지게불(佛) / 시간의 문

제4부 지브크레인 85호의 노래
바다 / 돌담 / 고공에서 피는 꽃 / 그는 / 그 사람 / 500일 / 밀양 할머니 / 고(故) 백남기 선생님 / 평화의 섬 제주 강정 / 굴뚝 아래 장작 / 누룩꽃 투쟁 / 부산 반빈곤센터 윤웅태 / 부산정관지회 / 지브크레인 85호의 노래

ㆍ 작품 해설:등의 시간과 화쟁의 숲 -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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