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소녀 앤 셜리의 꿈과 희망!
지친 삶에 위로와 웃음을 전하는 긍정의 아이콘
앤은 앨리스 이래 가장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 마크 트웨인
《빨강 머리 앤》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삶이 투영된 소설로,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 섬이 배경이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으로 추정되는 1870년대와 1880년대는 프린스에드워드 섬이 영국의 식민지에서 영국령 캐나다 자치연방으로 독립된 직후였다. 세계 곳곳에서 이민자들이 새로운 땅을 개척하겠다는 꿈을 안고 캐나다를 찾아왔고,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어 건물에는 전깃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롱불을 밝히는 시골 마을의 작은 집에 살았고, 캐나다로 유입된 이민자들 대부분이 빈민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차별받는 위치에 있던 이들이 바로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여성의 지위가 나아지고는 있었지만 아직 성인 여자에게 선거권이 없었던 것은 물론, 사회로 나아가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런 점에서 《빨강 머리 앤》에 가장 도드라진 장점은 생기발랄한 주인공과 낭만적인 줄거리다. 그러나 무엇보다 《빨강 머리 앤》이 오늘날까지 여전히 사랑받는 걸작으로 남을 수 있었던 힘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변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밝고 당당한 모습으로 자라나는 고아 소녀의 성장기가 갖는 매력에 있다. 앤은 흐드러진 벚꽃과 사과꽃, 자작나무 등 자연 속에서 상상력을 펼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특유의 낙천성으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앤은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로 우리 곁에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