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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기억

강철의 기억

  • 이철산
  • |
  • 삶창
  • |
  • 2019-06-28 출간
  • |
  • 124페이지
  • |
  • 124 X 193 X 11 mm /161g
  • |
  • ISBN 97889665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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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노동해방을 넘은 노동해방
1994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은 이철산 시인의 첫 시집이다. 그동안 노동운동을 하면서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지만 시인은 여전히 노동자이다. 머리가 하얘진 노동자가 젊을 적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청년 노동자를 맞으면서 시인은 노동이 굴레처럼 또는 윤회의 고리처럼 이어지고 있음을 간파하면서도 묻는다. “꿈”과 “내일”과 “새로운 세상”을.

하청 공장에 납품하는 하청에 하청 공장
부장 뒤따라 한 바퀴
반장 뒤따라 한 바퀴
현장 돌아보며 구석구석 낡은 기계와 첫 대면하다가
내 앞까지 떠밀려와 인사합니다
아이들이 한없이 맑은 눈으로 내 앞에 섰습니다
스무 살 어린 내가 함께 서 있는 것 같아
처음 출근하던 날 작업복 입고 설레고 막막하던 날 생
각나
“그래 높은 사람들이 뭐라카드노?”
“시키는 대로 하라 카던데예.”
웅웅 폭우 같은 에어콤프레셔 소리에
깜빡 아이들 목소리 묻힙니다 어쩌다가 여기까지 떠밀려왔을까

_「어린 노동자에게」 부분

이철산 시인은 “어린 노동자”를 보면서 그가 품었던, 아니 지금도 품었던 “새로운 세상”을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자전적 내용인 「그 때 내 시의 주제는」에서 이철산 시인이 꿔왔던 꿈이 무엇인 독자는 느낄 수 있다. 가난이라는 실존 조건 속에서 생존과 해방과 투쟁을 넘어선 어떤 지극한 지평은 “어머니”이다. 하지만 이 마음은 ‘사모곡’이 아니다. 도리어 시인 자신의 과거와 꿈을 모두 아우르는 다른 해방이라고 부를 수 있다.

만인에게 공평한 ‘딱 하루치’
「딱 하루치」라는 작품에서 시인이 말하는 것은, “만인에게 공평한 딱 하루치”의 삶이다. 그런데 “딱 하루치”의 삶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발적 가난’ 같은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공평한 삶’을 가리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평한 삶’은 사실 고루 가난하게 사는 삶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자본주의 사회가 노동자가 생산한 잉여가치를 ‘횡령’함으로써만 유지되는 것을 이철산 시인은 자신의 삶을 통해서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머니의 삶이기도 했는데, 「달」에서 “어머니의 평생소원은 근심 없는 하루”라고 하는 것이 그 증좌다 .

놀라운 보시를 한 해도 거르지 않았건만
자식들은 어머니 기도처럼 되지 못했다
비우고 비우고 다시 비워내는
어머니 평생소원은 저 달처럼 욕심 없는 하루였다

_「달」 부분

어머니의 삶은 “보시를 한 해도 거르지” 않으면서도 “저 달처럼 욕심 없는 하루”를 사는 것이다. 시인이 노동해방을 넘어 도달한 새로운 노동해방은 보시를 하면서도 자본주의가 심어놓은 욕망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또 「공공근로의 위력」에서 보여주듯, 이윤이 사라진 세상이기도 하다. 이윤이 없는 노동은 “고작 일당 4만원”에 지나지 않지만 “다시 시작되는 아침”을 불러온다.
시인이 보기에 지금의 노동은 자본주의적 탐욕에 찌들어 있다. “밥 한 그릇”과 “방 한 칸” 같은 “작은 평등조차”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이다. 시인에게는 “경력자”이든 “미숙련자”이든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이든 “비정규직 노동자”이든 “욕심 없는 하루”를 살아야 한다. 이 절대적 평등주의와 나눔의 윤리는 그렇다고 정신 운동으로 도래하지 않는다.

낡음의 편에 서다
이철산 시인에게는 아직도 현실의 노동은 비극적이다. 이 시집에서 비극적인 노동에 대한 통찰과 시화(詩化)는 특히 돋보인다. 그러나 절대적 평등에 대한 꿈이 현실의 비극적인 노동을 우울에 빠뜨리지 않는 것은, 예컨대 어머니의 “평생소원”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나간 시간에 대한 변함없는 긍정과 사랑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사람들이 떠난 작은 역에서 나는 오늘 낡은 기차에 몸을 싣는다 어차피 한쪽을 택해야 한다면 낡고 버려지는 편에 나는 서고 싶은 것이다 주목하지 않는 낡은 기차에 머무르는 동안 나는 분명 세상 한쪽을 지킬 것이다”(「낡은 기차」) 같은 언술에서 독자가 느낄 수 있는 것은 고집이 아니라 긍정과 사랑이다.
단순한 시적 진술을 통해서만이 아니다.

수많은 벼림 속에서 비로소 달구어져 빛나는
강철의 기억 속에는 망가지고 부러진 채
무너진 자신조차 숨길 수 없는
고철의 질긴 생명이 숨어 있다 되살아 있다

_「강철은」 부분

버려진 고철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이미지를 통해서도 시인은 ‘낡음의 가치’를 발견한다. 시집의 2부에서 보여주는 옛 기억의 편린들도 그렇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넘어서고자 하는 꿈을 “낡아버린 기계 앞에서/ 낡아버린 노동자 앞에서” 묻는 것도 현실의 비극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내일”이라든가 “새로운 세상”은 추상적인 미래에 있지 않다. 그러하기에 이철산의 시 편편은, 그리고 시집 전체가 풍기는 아우라는 서사가 응축된 힘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목차


시인의 말ㆍ4

제1부
공공근로의 위력ㆍ14
차별ㆍ15
착각ㆍ16
엉뚱한 상상ㆍ18
실업명세서ㆍ20
낡은 기차ㆍ22
어린 노동자에게ㆍ24
노동의 끝ㆍ27
세상이 바뀌었다니ㆍ28
가뭄ㆍ30
봄ㆍ32
어떤 시위ㆍ34
딱 하루치ㆍ36
아시나요ㆍ38

제2부
비산동ㆍ42
나팔꽃ㆍ44
순대ㆍ45
울기등대ㆍ46
유일한 변명ㆍ47
백일 동안ㆍ48
면회ㆍ49
이사ㆍ50
달ㆍ51
전지분유ㆍ52
훌라후프ㆍ53
똥개 유감ㆍ54
강철은ㆍ56

제3부
그녀가 무엇을 하거나ㆍ58
초짜ㆍ60
벚나무 아래ㆍ61
놀라운 노동의 가치ㆍ62
화석ㆍ64
메아리ㆍ66
육교 공포증ㆍ68
운부암ㆍ69
거미ㆍ70
독毒ㆍ72
풍경ㆍ73
만리포 갈릴리교회ㆍ74
야생 황기ㆍ76

제4부
밥값ㆍ80
한식구ㆍ82
바닥에 앉아 계십니다ㆍ84
반쪽 노동자ㆍ86
숨바꼭질ㆍ88
명인ㆍ89
사이ㆍ90
원격조종ㆍ91
선택ㆍ92
가장 힘든 시간ㆍ94
전주교도소ㆍ96
그때 내 시의 주제는ㆍ97
내가 깃발이다 우리가 진실이다ㆍ100
새로운 시작ㆍ102

발문_낡은 기차에 대하여 |박영희ㆍ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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