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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이라면

내가 정말이라면

  • 유이우
  • |
  • 창비
  • |
  • 2019-07-12 출간
  • |
  • 112페이지
  • |
  • 126 X 200 X 12 mm /156g
  • |
  • ISBN 978893642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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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유이우 시인과의 짧은 인터뷰 (질의: 편집자)

- 2014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약 5년 만의 첫 시집이다. 소회를 듣고 싶다.
: 등단한 지는 5년이 되었지만, 시는 2010년부터 썼다. 원고를 묶는데 지난 9년 동안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이 시를 쓸 때는 내가 어땠지, 아, 이 시는 그때 쓰였지. 아 그날…… 하면서 내가 자꾸만 순간이동을 했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시절과 순간이 생각나는 것처럼, 나는 내 삶의 어떤 시간들을 시집 속에 묶어둔 것 같다. 나는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어떤 날들을 언제든지 펼쳐볼 수 있게 되었다. 9년 전으로 갈 수도 있다. 그러니 이 시집은 내가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인 것이다.

- 등단 후 첫 시집을 내기까지, 생계와 시쓰기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시인의 생활이 궁금하다.
: 회사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지금은 주말에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최소한의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내가 시인인 것을 세분 정도가 아는데, 그중 한분이 “그래도 본인이 선택한 삶이잖아요”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선택하지 않았어요. 선택할 수도 없었고…… 저는 그냥 이렇게 태어난 것뿐이에요. 시인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태어나는 거니까요.” 너무 열정적으로 말을 하는 바람에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지만, 절대 허세는 아니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내 삶을 여태껏 살았고, 이건 사실이니까. 그런데 노후가 슬슬 걱정이 되기는 한다. 그렇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늘 넘어가는 편이다.

- 첫 시집을 엮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나 특징이 있다면?
: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없다. 다만, 시의 순서를 배치하면서, 앞의 좋은 시가 뒤의 좋은 시를 죽일까봐 걱정이 됐었다. 순서를 조금만 틀어도 그런 일이 발생했다. 출판사 편집부 분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했고, 그 결과 시집에 어떤 흐름이 생겼다. 나는 고집이 센 편인데, 어쩐지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맞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너무나 감사하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일찍 시집을 내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가장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와 이유를 부탁드린다.
: 「층계참」이라는 시인데, 아주 어릴 때부터, 그러니까 시를 쓰기 이전부터 나는 층계참이라는 공간에 대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에테르가 있었던 것 같다. 그곳에서 어떤 사건도 없고, 아무 일도 없었지만, 항상 그 장소를 몸으로 감각하곤 했다. 시를 쓰면 몇번이나 자연스레 층계참의 느낌이 튀어나왔는데, 매번 시가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 그런데 어느날, 그러니까 시를 쓴 지 8년째 되던 해에 갑자기 이 시가 쓰여졌다. 내가 몸으로 감각한 8년 동안의 층계참이 마구 튀어나왔고 나도 놀랐다. 나는 시를 쓸 때 어떤 의도도 갖지 않는데, 그러니까 내 손가락이 쓰고 싶은 대로 가게 놔두는 편이라서, 이 시가 쓰여졌을 때에는 나조차 깜짝 놀랐다. 내 속에 있던 층계참이 드디어 몸 밖으로 나왔구나! 싶었다. 그밖에도 「풍경」이라는 시에 애착이 가는데, 그 시는 낭독하기에 좋아서 좋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많이 읽어주곤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 멀리 가고 싶다. 더, 더, 멀리 가고 싶다.


목차


창문
이루지 못한 것들
옥상 빨래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우기
맹인
풍선들
오래전의 기린 1
비행
그 자신의 여름
모서리
햇빛
구구
구두
오래전의 기린 2
모르는 마음
성장
어린 우리가
거실 깨닫기
층계참
빌딩
커다란 새
조율
미생물
침묵에 대하여
마을
망치
지속력
그 모든 비행기들
여행
오래전의 기린 3
카프카는 카프카에게로 가려고 했다
속력들
들판
비극성
풍경
모래
흐르는 밤
위로
초점
한 개인의 의자
놀이
장난
시선
전봇대
소묘
운명
잊혀지는 것
외계
구멍
오래전의 기린 4
전해지지 않는 전할 수 없는 말

발문|이우성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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