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북유럽 돼지열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감염병들이다. 해외여행의 일상화와 극심한 기후변화로 감염병은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리며 우리 삶을 위협할 것이다. 몇 년 전 전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우리가 앞으로 전염병이나 신종 감염병, 바이러스에 더욱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역학자는 질병이 발생하면 현장을 탐문하고 그 원인을 밝혀내는 의사이다. 지난 수십 년간 이루어진 국내 역학조사에 다수 참여해 이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역학이 할 수 있는 분야의 다양한 질병들을 다루고 있다. 기존의 감염병과 새로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 신종 감염병의 종류와 특성을 소개하고 대비방법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또 저자가 평생 관심을 가졌던 농어민병과 환경병, 산업병 등의 직업병 관련 글들은 생전에 저자가 얼마나 부지런히 현장을 누비며 역학탐정의 역할을 수행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1장 ‘국민 건강을 위한 노력’에서는 건강이 국가경쟁력임을 강조하고 역학조사를 제대로 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또 결혼 이민여성을 위한 보험이나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건에 대비하여 학생재해보험제도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2장 ‘감염병 관리’에서는 해외여행 시 건강관리와 뎅기열, 폐렴구균, A, B, C, E형간염, 성홍열 등 25개의 감염병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3장 ‘해외유입과 신종감염병’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새로운 감염병의 등장 및 동물과 인간이 공통적으로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4장 ‘안전한 먹거리’에서는 학교 급식관리의 중요성, 만병통치약의 허구성, 해독제에 대한 이해, 영아들이 스쿠알렌을 먹었을 경우에 발생하는 위험성, 어류 중독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5장 ‘농어민병’에서는 최근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 증상과 대처법을 비롯해 밤벌레 제거제인 이황화탄소의 유해성을 다루고 있으며 담뱃잎을 따는 농부들이 걸리는 급성 니코틴중독증과 생강 저장굴의 질식사고 등의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6장 ‘환경과 산업보건’에서는 한랭손상, 수은중독, 방사선암, 산을 취급하는 근로자의 치아부식증, 카드뮴 노출과 중독증 논란, 만성외상성뇌병증, 만성경막하혈종 사례, 코크스로(爐) 방출물에 의한 폐암, 규조토 폐증, 군인의 난청, 고엽제, 캠프 케럴 인근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같은 사례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중 만성외상성뇌병증은 미식축구 선수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자살이나 난폭성은 뇌의 손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7장 ‘피부질환 역학조사’에서는 좀진드기, 곤충, 땀띠, 유해물질 등이 피부질환을 야기하고 있음을 현장검증을 통해 밝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