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현실에서 나약하고 비겁하기까지 한 우리에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간직해야 하겠느냐며,
채희문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바람도 때론 슬프다』
『바람도 때론 슬프다』는 채희문 작가가 문단에 등단한 이후 30년 간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소설과 중편소설 30여 편 중에서 12편을 선별하여 수록한 채희문 대표 작품선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 같이 숨막히는 현실에서 작고, 나약하고, 천박하고, 비겁하다. 대학원을 마치고 3년이 지났지만 백수인 ‘나’,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특수세탁부가 되어 수술실에서 버려지는 적출물을 처리하는 체육대학 졸업생 진수, 잘라서는 안 될 부분을 잘라내고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진료 차트를 조작해야 하는 유혹 앞에 선 의사 종하, 어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검은 양복을 맞추며 갈등하는 영세한 인쇄소 직원인 ‘나’ 등등.
작품 속 인물들이 처한 답답한 현실과 그 현실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선택과 삶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변주되고 반복되며 우리들에게도 질문을 던지며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 이럴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