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후에 이순신이 있었다면
임진왜란 전에는 중봉 조헌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문인이자 의병장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조헌 선생 일대기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도학자요 학인(學人)으로서 율곡과 토정, 성혼의 제자였던 중봉 조헌. 문사답게 그는 국가의 흥망성쇠는 한갓 병력의 강약에 있는 것이 아님을 늘 천명했다. 나라의 근본이 서 있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흥성하더라도 쉽사리 무너질 수 있다고 보았다. 조선에 무리한 요구를 해오는 일본에 대해서도 그는 사신의 목을 베어버릴 것을 주장했다. 일본의 강성함은 근본이 확립되지 못한 일시적 강성함이므로, 위축되지 말고 단호하게 대처하기를 촉구했던 것이다.
그런 그는 선조 주변에 글 읽는 사람이 없는 것을 너무 안타까워하며, 왕에게 직언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글 읽는 사람이 없으면 인도(人道)와 도의(道義)가 불순해지고, 그러면 하늘도 돕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도의의 기운이 만갑(萬甲)의 군사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지부상소로 유명하다. 즉 도끼를 메고 대궐에 들어가 상소를 올린 것이다.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도끼로 자신을 베어버리라는 뜻이다. 수많은 상소를 써서 민생의 고통을 임금께 고하기를 멈추지 않았고, 임진왜란을 예견하며 미리 방어력을 갖추도록 수없이 상소를 올렸다. 그런 그를 선조는 미친 사람 취급만 할 뿐,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문인인 그는 직접 의병을 조직해 전투를 벌이다, 결국 자신을 따르던 의병들과 함께 전사했다.
이 책은 단순히 조선 시대의 한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정치가 사리의 현장이 되고, 권력이 범죄가 되는 이 시대에 진정한 강성함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 시대의 인도(人道)와 도의(道義)는 어디에 있는가? 자신의 학문과 글의 힘으로 사회 변혁을 꿈꾸던 인물. 문(文)에서 멈추지 않고, 마침내 의병장이 되어 결국 나라를 위해 순절한 중봉. 인의와 도가 바닥에 떨어진 우리 시대를 향해 그가 던지는 질문 앞에 이 책은 우리를 가까이 데려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