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결실 맺은 ‘우리말 통사구조’ 연구
국어학자 신창순의 우리말 통사구조에 관한 논문집이 출간됐다.
만학의 나이로 동경교육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일본인 언어학자이자 한국어학자인 고노 로쿠로(河野六郞) 교수 아래서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국어통사구조의 기본적 제문제」를 주논문으로 하여 책을 낼 계획이었는데, 이를 근 40년 만에 이룬 것이다. 지도교수였던 고노 교수도 이 책을 오래도록 기다렸으나, 책이 출간된 오늘 고노 교수는 세상을 떠난 지 이미 오래다.
저자는 서문에서 「국어통사구조의 기본적 제문제」를 쓸 때의 뜻은 “종전(從前)과의 단절 그리고 새로운 국문법의 구축이었는데, 그 뜻한 바를 얼추 이루어낸 것 같다”고 하면서도, “이제 경작지를 건너다볼 때 일군 땅은 한 부분이고, 개발되어야 할 땅은 많이 남았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주제-설명의 이론의 적용’, ‘연어(連語)의 해명’, ‘토의 통괄적 해석’ 등이 그것들인데, 88세의 노학자는 “뒷날 누군가 갈아줄 사람도 있겠지 하는 마음이나 남기고 밭머리를 떠날 따름”이라고 한다.
책 제목을 ‘21세기의 국어문법’이라고 붙였는데, 이는 이 책이 이 시대 우리말 문법의 지남(指南)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1972년부터 최근까지 근 40여 년 동안의 논문 8편을, 90을 바라보는 노학자가 하나하나 퇴고한 정성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