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현재 영미권을 대표하는 칸트 학자인 폴 가이어(Paul Guyer)가 컨티뉴엄 출판사의 리더스 가이드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출판한 Kant’s Groundwork for the Metaphysics of Morals(2007)를 고려대학교 김성호 교수가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저자 가이어는 지금까지 다수의 탁월한 논문과 저서를 통해 칸트 철학의 진면목을 새롭게 해석하고 소개해온, 이미 널리 알려진 칸트 학자이다. 이 책이 지닌 장점은 리더스 가이드 시리즈로 출판된 다른 책들이 그렇듯이 이 책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철학 고전인 『도덕형이상학 정초』의 내용을 충실히 소개하고, 각 절에서 칸트가 어떤 논증을 통해 어떤 주장을 전개하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이어는 『도덕형이상학 정초』의 한 부분에 등장하는 칸트의 주장이 다른 부분에 등장하는 주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더 나아가 『도덕형이상학 정초』 이외의 다른 저술들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독자들이 칸트 윤리학 전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흔한 비유를 사용하면 가이어는 칸트 윤리학이라는 큰 숲의 전체 모습을 조망하는 동시에 그 숲을 이루는 나무들 각각의 위치와 특징도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인도한다.
『도덕형이상학 정초』는 칸트의 저술들 중 가장 많이 읽히고 연구되는 저술이다. 1990년대 이후 출판된 『도덕형이상학 정초』에 대한 주석서만도 10여 종에 이른다는 사실이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이런 다양한 주석서들 중 가이어의 이 책은 항상 가장 기본적인 필독서로 손꼽힐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도덕형이상학 정초』의 원전을 통해 칸트 윤리학을 접하려는 독자에게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