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연구실에는 액자가 하나 걸려있다. ‘人不學不知道’라는 글귀가 쓰여 있는데, 사람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살아갈 길을 알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필자의 어머니께서 살아계실 때 쓰신 서예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표구했던 것이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는 삼십 년이 다되어가지만, ‘人不學不知道’라는 글귀가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다. 필자와 어머니의 의사소통은 아직도 진행형이며, 어머니께서 이 글귀를 쓰셨을 당시의 의도는 여전히 필자의 마음 안에서 무르익어가고 있다.
우리는 ‘예술’이 어느 이름 모를 곳에 신비스럽게 숨겨진 것인 줄 안다. 어느 높은 곳에, 우리와는 관계없을 정도로 먼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대단한 것인 줄 안다. 그러나 의외로 예술은 우리 안에 있다. 처음부터 그랬는데 다만 우리가 몰랐을 뿐이다.
예술이란, 작품을 생산하는 예술가와 그것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전문가 집단이 향유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한 예술 작품이 예술성을 발휘하고 작품으로서 완성되는 과정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수용자인 일반인들의 역할은 절대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