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 정끝별
  • |
  • 문학동네
  • |
  • 2019-06-15 출간
  • |
  • 128페이지
  • |
  • 131 X 225 X 11 mm / 168g
  • |
  • ISBN 9788954656344
판매가

10,000원

즉시할인가

9,0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9,0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
하나의 소실점을 향해 일사불란 항진하는 시의 원근법이 지지부진 오리무중일 때 라임(rhyme, 압운)과 애너그램(anagram, 철자 바꾸기)이 찾아왔다. 하나의 언어를 감싸고 있던 다른 소리와 의미와 몸짓이 들썩였다. 들썩이는 춤과 노래가 딸려왔다. 물음이 답을 품고 답에 날개가 돋는, 우리의 우연과 그 병존의 공존을 위하여!
―p. 11 ‘나의 라임과 애너그램을 위하여’

그러니까 이 시집을 읽어내려가는 데 있어 두 개의 큰 힌트라면 라임과 애너그램이겠다. 압운과 철자 바꾸기. 이걸 몸으로 이해하고 시집을 읽으면 그 재미에 푸른 물이 든다. 입속까지 푸른 물이 들어 시를 내뱉을라치면 세상이 푸르게 번져감을 또한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몸으로 리듬을 타는 시. 그렇게 시 모르는 사람에게도 시에 눈을 뜨게 할 시. 그러고 나면 세상사 시로 보일 것투성이들이 얼마나 많을 것이며 그 순간순간의 채집으로 시를 발견하기에 얼마나 바쁠 것인가.

이런 앎을 시작으로 시를 찾는 기적의 기쁨도 시를 읽어나가는 데 중요한 허리 짚음이 되어주겠지만 실은 이를 다 모르고서 시 안으로 걸어들어간다 한들 별 어려움 없이 뚜벅뚜벅 전진하게도 만드는 것이 정끝별 시인의 이번 시집이기도 하다. 지금껏 시인이 일관되게 받들어온 자신만의 시심, 그 초심은 늘 그랬듯 정직하고 정확했던 바, 예서 특유의 유머는 증폭되었고 특유의 감성은 농익었으니 공감의 처마마다 떨어지는 빗물에 우산을 받쳐 쓰고 있는 시인 곁에서 아무 말 안 하고 서 있기나 해도 뭔가 그 마음 알 것만 같으니 이는 시인의 진심에도 그 여유가 깊어진 까닭이 아닐까 한다. 그가 자신의 책 제목으로 머릿돌처럼 올렸던 ‘시심전심’, 그 시심이라는 전심의 진심이 우리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전해진 데는 그가 일단은 제 살아옴의 시간과 정면대결하기를 피하지 않은 까닭일 거다. 시간과의 보폭 맞추기. 때론 시간과의 다리 걸기. 그러니까 시간과의 정정하고 당당한 싸움. 그 시간과의 맞장?.

총 4부로 나뉘어 담긴 이번 시집 속 시들은 시인이 자주 다뤄왔던 일상이라는 문제, 가족이라는 문제, 여성이라는 문제, 엄마라는 문제를 자갈처럼 깔고 있는데 묘하지, 와중에 뒤로 감춘 것 같은, 웬만하면 안 들키려 했던 ‘나’라는 ‘사람’의 목소리가 아주 곧게 아주 자주 돋아났던 것이다. 그러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시간에 쫓기고 관계에 쫓기고 책임에 뜯기고 제 스스로도 왜 달리는지 모르는 채 앞서 가는 사람이 시인이라 할 때 그가 등뒤로 들켜내던 흐느낌. 누가 뛰라고 등을 떠민 것도 아닌데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한 채 또 어떤 날은 유령처럼 쉽게는 발이 없는 사람처럼 붕 뜬 채 배회하고 굽어보고 스쳐가고 하는 사람이 시인이라 할 때 그가 안개 속에 섞어 뿜어내던 자조의 한숨. 작정하고 말한 것도 아닌데 이 목소리들 왜 들릴까 하니 간절하고 절실해서, 목에서 피를 나게 하는 생짜여서 제 살을 찢는 부름이어서!

명랑하고 쾌활하게 쓰인 시들, 속도감 있는 문체로 걸리는 대목 하나 없이 미끌미끌 읽어나가게 만든 시들. 그랬는데, 그렇게 읽었는데, 묘하게 참 시큰하게 하는 연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생각해보니 제목에 바싹 목을 매게 된다. 봄이고 첨이고 덤이다 하였거늘,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봄이 어떻게 오던가.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처음은 어떻게 소화되던가.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덤을 어떻게 받아들게 되던가. 봄이고 첨이고 덤이어서 반갑고 고맙고 기쁘지만 이리 말하는 것이 시인이다. 그러니까 “내 숨은 쉼이나 빔에 머”문다고, “내 맘은 뺨이나 품에 머”문다고, 그래야 “점이고 섬이고 움”이 된다고, “땀이고 힘이고 참이” 된다고. 왜 이렇게 몸과 정신을 배배 뒤트는 시를 썼는가 하니 삶이 일견 춤이어서 그랬나보다. “춤만 같은 삶의 몸부림이나 안간힘” “흠과 틈에 든 웃음이고 짐과 담과 금에서 멈춘 울음”. 웃고 울다 한 생이 간다. “최후의 시란 그런 것 그리 상투적인 것”.

춤이 “그래야”의 세계 즉, 당위의 세계에서 봄과 첨과 덤을 요청하는 것이라면 말은 “그러니까”의 세계 즉, 자연스러운 인과와 이미 도래하여 태연한 기결(氣結)의 세계를 관장한다. (…) 춤추기 위해 말하고 말하기 위해 춤춘다. 그러니까 그래야 하고 그래야 그건 거다. 정신과 형태, 당위와 인과, 요청과 기결, 갱년과 청년, 그림 그리는 아이와 절망을 미루는 엄마, 영원 속으로의 떠밀림과 이미 함께 다니는 영원, 천돌의 비밀과 관음의 환함이 천칭 언어에 모두 함께 걸려 뛰놀고 있다. 봄 사태다.
─조강석 해설 「발란사(balanza)의 춤」 중에서


목차


시인의 말

1부 먼눈이 멀어진 눈빛을 노래한다
춤 / 그런 것 / 염천 / 늦여름 물가 / 움 / 천돌이라는 곳 / 언 발 / 봄의 사족 / 시간의 난간 / 겁 많은 여자의 영혼의 거대한 포도밭 / 벌받는 별 / 입술을 뜯다 / 디그니타스 / 파란 나팔 / 이별의 완성

2부 여럿이 부르는 신음을 우리는 화음이라 한다
과일의 일과 / 모든 것들의 온도 / 왈(曰) / 철(綴) / 슬(膝) / 소금인간 / 멜랑콜리커의 발 / 홀리데이 / 저녁에 입들 / 가스밸브를 열며 / 홈페이지 앞에서 / 일파 만파 답파 / 호퍼가 그린 그림 / 초겨울 무밭 / 가족장편선 / 눈의 망루

3부 젠더의 새벽은 아직 춥다
합주 / 깁스한 시급 / 삼대 2 / 젠더의 온도 / 나침바늘을 보다 / 사랑은 살아 / 샤갈이 사랑한 산책 / 늘 몸 / 사랑은 간헐 / 코끼리를 냉장고에서 꺼내는 법 / 관음(觀音) / 열 잎의 평일 / 뉴스와 댓글 / 모텔여옥 / 스트라이크! / 세세세

4부 밥알과 알밥을 찾아다녔다
랩소디 멜로디 / 삼대 3 / 입들의 전쟁 / 천불철탑 / 마트카트 / 시티카트 / 폭풍추격자 / 공범 / 콘센트 / 거룩한 구걸 / 메기를 추억하다 / 남자의 자만 / 생각서치 / 들여다보다 / 앗숨

해설|발란사(balanza)의 춤
|조강석(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정끝별 (지은이)

1988년 『문학사상』에 시가,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시 쓰기와 평론 활동을 병행해오고 있다. 시집으로 『자작나무 내 인생』 『흰 책』 『삼천갑자 복사빛』 『와락』 『은는이가』 등이 있다. 유심작품상, 소월시문학상, 청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