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냉전기의 전통적 안보위기와 탈냉전기 초국가적 위협 또는 비전통적 위협에 직면하였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폭력적 극단주의로 무장한 초국경적이고 비대칭적인 테러위협과 글로벌 차원에서 정치·경제·군사적 힘의 분산, 대량살상무기 확산, 비국가행위자의 영향력 증대 등으로 유발되는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하이브리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주요국가들은 이러한 새로운 안보위협뿐만 아니라 그들 국가의 지리전략적 안보환경에 따른 고유하고 특정한 안보위협에도 대응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위협으로 인해 발생되는 위기상황은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 긴급성,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은 침해된 국가이익을 보호·증진하고 위기고조로 인한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위기관리 임무를 수행해야한다. 적대적 국가 또는 세력과의 상호경쟁 및 공유하고 있는 위험이 혼재하는 위기상황에서 국가지도자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시험대에 오르고, 그 진가가 드러난다. 위기관리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는 국가이익 수호 및 정권의 정통성과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이다.
위기관리 리더십은 위기 인식, 위기 정책결정의 조정·통합, 위기 대응책 집행, 위기 커뮤니케이션 등 위기관리 전반을 총괄하는 전략적 임무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 리더십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최고정책결정자와 위기관리 조직의 위기 인식, 위기 정책결정과 조정, 위기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 3가지 임무의 수행이 중요하다. 이러한 위기관리 리더십 임무는 국가의 안보환경과 외교·안보 정책결정 과정의 역학과 특징에 부합되고, 제도적으로 안정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같은 위기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어 수행될 때 효과적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위기관리 리더십 이론을 검토하고, NSC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영국·이스라엘·한국의 NSC를 중심으로 한 위기관리 체계를 분석하고, 이들 4개국의 위기관리 리더십 행태를 4개국이 직면한 위기사례를 통해 고찰한다. 이를 기반으로 NSC의 구축·운영 발전방향, 위기관리 리더십 평가 및 성공적인 위기관리 리더십의 요건과 발전방향을 도출해서 이론적·정책적 시사점과 교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에서는 위기관리 체계를 포함하는 위기관리 리더십에 대한 포괄적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아무쪼록 이 책에서 분석되고 제시되는 NSC 운영실태, 위기 정책결정과정, 위기관리 리더십 행태 등이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에게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