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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없는 곳에서 당신과 함께

당신이 없는 곳에서 당신과 함께

  • 전동균
  • |
  • 창비
  • |
  • 2019-06-05 출간
  • |
  • 132페이지
  • |
  • 126 X 201 X 11 mm /182g
  • |
  • ISBN 978893642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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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그러나 괜찮았다”
슬픔과 고통뿐인 삶을 보듬는 따뜻한 사랑의 노래

“있음과 없음, 삶과 죽음, 순간과 영원, 소통과 불화 등 이항대립의 실존적 사건이 뒤죽박죽 얽힌”(최현식, 해설) 이번 시집에는 신성의 세계를 지향하는 종교적 감성이 두드러진 시가 적지 않다. 시인이 가톨릭 신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시집이 오로지 종교적 죄의식이라든가 영적 각성에 침잠해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작 시인의 눈길이 가닿는 곳은 종교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지금-여기’의 현실, 어둑하고 신비한 삶의 안쪽이다. 시인은 현실에 대한 비극적 인식 속에서 삶과 인간 존재의 궁극적 의미와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묻는다. 그리고 나직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슬픔과 고통뿐인 삶이라 할지라도 “이 세상에 사람으로 와 기쁘다고”(「떨어지는 해가 공중에서 잠시 멈출 때」).
시인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이라 했다. “곁에 있어도 안 보이는 것들”(「잊으면서 잊혀지면서」),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존재들의 그림자를 늘 깊이 응시하면서, 불화의 세계를 함께 견디어내며 살아가는 타자의 고통과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 시인은 시가 “깨진 그릇 같은 존재들”(「1205호」)을 위로하는 기도가 되고 “슬픔을 빛으로/신음을 향기로 내뿜는”(「춘수(春瘦)」) 노래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하여 “빛이 없는 찬란”(「‘자정의 태양’이라 불리었던」)을 발견하고자 세상을 “더 멀리, 더 깊이”(「물속의 기차」) 바라보는 시인의 선한 눈길이 더없이 애틋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전동균 시인과의 짧은 인터뷰 (질의: 편집자)

―5년 만의 신작 시집입니다. 주로 어떻게 지내셨는지, 시 쓰는 일 외에 또 어떤 일들을 하면서 지내셨는지요?
: 집은 서울이고 학교는 부산에 있어서, 경부선을 오르내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강의를 하고 주말에는 제가 좋아하는 산행도 가끔 하면서요. 지난 5년은 제게 변화가 많은 시간이었어요. 대학 구조조정으로 학과가 통폐합되었고, 가까운 친구와 친지의 죽음을 겪기도 했어요.

―처음 시를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고등학교 때 문예반 활동을 했고, 대학도 문창과로 진학을 하긴 했지만…… 이번 시집 ‘시인의 말’에 경주 대능원 고분동네 얘길 했는데요. 천마총이 발굴되기 전의 수풀 우거진 큰 무덤들 사이에 사람의 마을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자란 게 제 시의 모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큰 한옥의 텅 빈 마당, 한낮에 흙담을 타고 기어가는 구렁이, 저물녘의 박쥐들, 거지에게도 밥상을 차려주던 어른들, 무덤 위로 떠오르는 달빛과 짐승 울음소리…… 특별한 경험들이었어요. 지금은 천마총이 발굴되면서 철거당해 사라진 곳이죠.

―등단 이후 첫 시집이 나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는데, 그동안 어떻게 보내셨는지, 또 그 시간이 삶이나 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 등단 후 젊은 시인그룹인 ‘시운동’ 2기 동인으로 참여해 활동하면서 작품 발표도 꽤 했는데, 한동안은 시를 안 쓰기도 했어요. 젊을 때다 보니 직장생활과 제 내면과의 갈등이 심했어요. 빨리 늙고 싶었죠. 그런 시간들을 통해 사회화 과정을 거친 셈인데, 방송·광고 분야 일을 하다 보니 자본주의 속성, 또 말의 이중성 같은 걸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시에서는 가급적 말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번 시집에서 가장 얘기하고 싶은 주제는 무엇인가요?
: 교정지를 보면서 돌이켜보니, 결국 존재에 대한 성찰과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또 이것을 관념이 아닌 일상과 현실 속 서정의 언어로 담아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 은사이신 구상 시인은 ‘문학은 실존의 고투’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죠. 또, 가톨릭에서는 “교회는 이 세상 속에서 이 세상 너머로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저는 ‘교회’라는 말을 ‘문학’이란 말로 바꾸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3부의 오대산 시편들의 시를 쓸 때가 기억에 남아요. 몇년 전 겨울방학 때 오대산 월정사 객사에서 두어달 지냈어요. 이틀에 한번씩은 강원도의 눈과 바람을 맞으며 이곳저곳의 산을 오르곤 했죠. 뭔가 가슴에 끓어오르는 건 있었는데 당시에는 시를 한편도 못 썼어요. 몇달 지난 어느 여름날 갑자기 시가 나오더군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요?
: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경부선 오르내리며 밥벌이를 계속 해야지요. 곧 여름방학인데, 시집 출간 기념으로 파로호에 밤낚시나 갈까 해요. 파로호 일대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 야생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곳이고, 깜깜한 밤에 별 보면서 낚시하는 맛이 좋거든요. 고기는 잘 안 잡히지만.


목차


제1부
약속이 어긋나도
‘자정의 태양’이라 불리었던
예(禮)
이토록 적막한
누구의 것도 아닌
이것
이 저녁은
정오
허기의 힘으로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
사랑 혹은 흑암
흰, 흰, 흰
밤마다 먼 곳들이
그러나 괜찮았다

제2부
가을볕
보말죽
독바위
잊으면서 잊혀지면서
거돈사지(居頓寺址)
손님
죄처럼 구원처럼
춘수(春瘦)
원샷으로
아무 데서나 별들이
떨어지는 해가 공중에서 잠시 멈출 때
한옥(韓屋)
당신이 없는 곳에서 당신을 불러도

제3부
오대산장
멧돼지는 무엇일까
술을 뿌리다
천둥 속의 눈
살아 있는 것보다 더 곧게
문밖에 빈 그릇을
필터까지 탄
밤의 파수꾼
녹지 않는 얼음
내 대신 울고 웃는
마른 떡

제4부
봄눈
1205호
눈은 없고 눈썹만 까만
눈물을 외롭게
이번엔 뒷문으로
모래내길
내 곁의 먼 곳
부끄럽고 미안하고 황홀해서
변명
검은 빵
물속의 기차
P
당신 노래에 저희 목소리를

해설|최현식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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