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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달력엔 종종 눈이 내렸다

여름 달력엔 종종 눈이 내렸다

  • 장정욱
  • |
  • 달아실
  • |
  • 2019-05-22 출간
  • |
  • 120페이지
  • |
  • 126 X 200 X 11 mm /159g
  • |
  • ISBN 9791188710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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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숨은 그림 찾기 혹은 조각 퍼즐 맞추기
- 장정욱 시집 『여름 달력엔 종종 눈이 내렸다』 편집 후기

1
2018년 제20회 수주문학상 당선작으로 장정욱 시인의 「빨랫줄 저편」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인 이영광 시인은 장정욱의 시를 이렇게 평했다.
“「빨랫줄 저편」 외 4편은 시가 절실한 상처의 기록에서 출발함을 확인시켜주는 사례이다. 내면에 박힌 기억의 파편들을 언어감각과 적절한 비유로 정교하게 들추어낸다. 「빨랫줄 저편」은 빨래 너는 행위와 초혼의식을 절제된 정념으로 응축해낸 인상적인 작품이다. 시상 전개가 번거롭지 않고 사물과 말의 선택이 빈틈없고 순조롭다.”
함께 심사했던 조은 시인은 또 이렇게 심사평을 했다.
“「빨랫줄 저편」은 우리 민족에게 아물지 않을 상처로 남은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시를 쓴 사람의 개성적인 감각에 상상력이 더해져 짧지만 울림이 크다.”
장정욱 시인은 수상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수상 소식을 전화로 받고 가슴이 뛰고 있었습니다.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수주문학상은 제게 어떤 문학상보다 각별하고, 오래도록 애착을 가져온 상입니다. 수주문학상의 올곧은 정신을 마음에 새기며 언제나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찌어찌하여 장정욱 시인의 핸드폰 번호를 알 수 있었다.
“장정욱 시인님, 저 달아실시선을 내고 있는 박제영 편집장입니다. 혹시 아직 원고를 다른 출판사로 넘기지 않으셨으면 저희 달아실시선과 함께하시지 않겠습니까?”
며칠 후 고민해 보겠다던 장정욱 시인께서 전화를 주셨다. 첫 시집을 내는 것이라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달아실시선과 함께할 수 있다면 영광이라는 말씀을 주셨다.
두드려라 열리리라!
그의 시집 초고가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왔다. 작년 말의 일이었다.

2
이번 시집 『여름 달력엔 종종 눈이 내렸다』는 장정욱 시인의 생애 첫 시집이다. 누누이 하는 얘기지만, 누구나 하는 얘기지만, 시를 쓰는 이에게 있어 첫 시집만큼 설레고, 떨리고, 두려운 게 어디 있으랴. 향후 시인으로서 시의 길을 걸어가면서 무수한 이력을 켜켜이 쌓을 것이지만, 써나갈 것이지만, 그 이력의 맨 앞줄에는 항상 첫 시집이 따라다닐 것이니 또한 얼마나 뜨겁고 위험한 것이랴.
그러니 시인 자신이야 오죽하겠나 싶지만 편집자 입장에서도 그만큼 첫 시집을 만드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시집에 실릴 한 편 한 편이 마치 뜨거운 감자와 같아서 다루는 데 있어서도 조심 또 조심하지 긴장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다소 불필요한 이야기를 길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데에는 나름 까닭이 있다. 처음 원고를 받아든 날부터 시집이 나오는 날까지 햇수로는 2년, 정확히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첫 시집이라 그만큼 신중의 신중을 기했다는 뜻이다. 이 얘기를 하고 싶어 다소 장황한 얘기를 늘어놓았던 것. 아무튼 그 덕분에 내용은 당연하고 색깔이며 편집 디자인도 예쁘게 잘 나왔다는 깨알 같은 자랑도 덧붙인다.

3
시집 해설은 시인이면서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단국대 영문과 오민석 교수님께서 맡아주셨다. 바쁜 가운데에도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셔서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한데, 아무튼 이번 장정욱 시집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해주셨다. 독자가 시집을 읽는 데 무척 도움이 될 것이다. 오민석 교수에 따르면 이번 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확장된 은유, 소위 ‘기상(奇想 conceit)’이다. 그러니 장정욱의 이번 시집은 아주 천천히 읽어야 하고 또 여러 번 읽어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조언하기도 한다.

“은유가 이름을 한 번 뒤집는 일이라면, 기상(奇想 conceit)은 그렇게 뒤집힌 이름을 한 번 더 뒤집는 것이다. 그래서 기상은 ‘확장된 은유’, ‘강화된 은유’이다. 은유가 시라면, 기상은 시 속의 시이다. 겹굴절된 기호들은 더 불투명해지고 짙어져서 이파리를 두 번 열지 않으면 속이 보이지 않는 ‘깊은’ 꽃 같다. 장정욱의 시편들을 감싸고 있는 꽃잎들을 한 번 젖힐 때 시가 드러나고, 두 번 젖힐 때 시 속의 시가 드러난다. 그래서 장정욱의 시들은 천천히 읽어야 한다. 곱빼기는 아무나 먹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두 배의 시간을 들여 읽을 때, 장정욱의 다중(多重)의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세계가 펼쳐진다.”

원고를 교정하고 교열 보고 편집하면서 전체 원고를 서너 차례에 걸쳐 읽어야 했던 나로서도 오 교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한다. 첫 시집이라고 만만하게 보았다가는 그야말로 큰 코 다칠 수가 있다.

4
위에서 얘기했지만 이번 시집은 일종의 ‘숨은 그림 찾기’ 혹은 ‘조각 퍼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긴 어떤 시집이라고 안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시인이 꼭꼭 꽁꽁 숨겨 놓은 그림을 하나둘 찾아냈을 때, 흩어진 조각들을 한 데 모아 시인이 그린 완전한 형상을 찾아냈을 때, 독자는 비로소 이번 시집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부언하자면, 이번 시집은 결코 읽기에 만만하지 않다. 어쩌면 벽에 부딪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독자에게 당부를 드린다.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여러 번’ 읽으시라.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하지 않았나. 어렵게 펼쳐 보이는 새로운 풍경, 그 황홀경(오민석 교수는 이를 두고 장정욱의 다중의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세계라 했다)이 그 동안의 고생을 전부 잊게 할 것이니.

질긴 죄목이었다

젖은 아이를 안고
무지개가 이어진 계단을 올랐다

아이의 입이 지워졌다

울음을 모르는 입에서
뚝뚝

이승의 끝과 끝이
파르르 떨렸다

환청의 기저귀를 채우고
빈 젖을 물리고

젖지 않는 오줌
아물지 않는 배꼽

무지개가 늘어지지 않도록
바지랑대를 세워
높이
아이를 널었다
― 「빨랫줄 저편」 전문

시집을 여는 시가 바로 「빨랫줄 저편」이다. 이 시에 숨겨진 이미지가 보이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이 시집을 두어 번 읽은 사람일 것이다.

네 생일이 지워진
여름 달력엔 종종 눈이 내렸다

시퍼런 입술
헛것 같은 계절

성에 낀 이름 하나가 도착하였다
― 「수국」 전문

반면 「수국」은 시집을 닫는 시이며, 표제로 쓰인 문구가 들어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시인이 숨겨 놓은 것은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시집의 전부를 꼼꼼히 천천히 그리고 여러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빨랫줄 저편
물속에 꽂아둔 책
귀가
이글루
달의 옆모습
선물
모자는 모자를 잃고
까만 입술로 말을 걸어왔네
도서관 후문
어느새
스카프는 당신에게로 날아간다
격자무늬의 잠

2부
따뜻한 책을 펼칠 때
한 장의 정오
열두 개의 밤이 지나고 있다
연꽃 암실
뒤돌아서서
얼음 수화기
노래를 풀어놓는 저녁
한 번도 어깨를 빌리지 못했다
얼굴은 다시 돌아와
부재중 거리
종이 인형
스치는 동안
셔터를 내리다
그믐
전생에서 밀려온 눈송이 중에

3부
눈 계단
한 문장이 끝났다
너무 깊어진 식탁
다섯 시를 지나는 추상
떠나간 물방울
장미의 소감
거울 속에 노래를 담가놓고
진흙의 잠
동그란 유리
빗길
슬픈 장난
먼 산책
숨은 정원
안개
……

4부
수평선의 사람들
눈의 습관
다른 장소에서 기다리다
봄밤을 따르다


얼음턱
헛꽃의 계절
십 분 내로
연밭의 처용
재회의 다른 이름은
아직은 가을
뒤늦게 그 꽃의 향기를 맡았다
수국

해설_소멸과 생성에 대하여 ? 오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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