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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을 말하는 방법

안녕을 말하는 방법

  • 박성진
  • |
  • 스윙밴드
  • |
  • 2019-05-13 출간
  • |
  • 180페이지
  • |
  • 121 X 191 X 16 mm /193g
  • |
  • ISBN 979118666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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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레드카펫 주의」- 농담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작가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창작촌에 입소한 소설가의 ‘집들이’에 관한 이야기다. 집들이라고는 하지만 정확히는 창작촌 개소식이다. 평일 오후 3시에 열리는 행사에 와줄 손님이 몇 명이나 있을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집들이, 아니 개소식은 대성황을 이룬다. 심지어 집 앞 골목에 레드카펫이 깔렸다! 시장님이 이 변변찮은 집들이를 찾아주신 것이다. 소설가는 고시원 같은 방에 앉아 구름떼처럼 모여든 생면부지의 손님들을 향해 계속해서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운영진이 준비한 카네이션 부토니에는 아무도 달지 않았다. 꽃은 쇼핑봉투에 담긴 그대로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애틀랜틱 엔딩」- 마지막 한 발은 나와 함께
이십대엔 불법체류자 신세였지만 이제 뉴욕 번화가에 한식당 여러 개를 소유하며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이민자 박. 그가 아내와 자신의 부하직원을 권총으로 살해했다. 둘은 박을 배신했고, 박이 거둔 성공을 빼앗으려 했고, 박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둘을 죽인 것은 후회 없지만 시체는 난감했다. 벤틀리 콘티넨털 트렁크에 시체 두 구를 싣고 박은 애틀랜틱시티로 갔다. 동부의 라스베이거스라 불리는 그곳에 단골 카지노 호텔이 있다. 박은 고심했다. 멕시코로 도주할까, LA까지 무사히 갈 수 있나, 아니면 플랜C를 택할까. 권총에는 총알이 한 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인생이 어디 계획대로 되나. 박의 시작이 그랬고 중간이 그랬듯이 엔딩 또한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마지막 인사는 언제, 어떤 식으로 올 것인가.

「나쁜 사마리안」 - 모르는 사람들처럼, 인사도 없이
‘나’는 오종구와 대학 동기다. 나와 오종구는 친했다고도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정도의 사이였다. 오종구는 연기를 하고 싶어 했지만 도저히 배우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오종구도 청춘의 꿈을 포기했을 거라 믿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텔레비전에서 오종구를 자주 보게 됐다. 단역배우 오종구는 카페에서 주인공의 어깨 너머에 앉은 손님이거나 그 카페의 웨이터거나 전장에서 쓰러지는 수많은 왜군 중 한 명이었다. 오종구는 꿈을 이룬 것일까. 얼마 후, 나는 회식이 끝나고 대리운전을 불렀다. 기사로 온 사람은 오종구였다. 오종구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도 오종구에게 알은체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모르는 사람들처럼 하고서, 둘은 가까운 사람에게는 차마 하지 못할 속엣말을 나눴다. 때로는 알면서도 못 본 척, 그냥 스쳐지나가주는 것이 고마운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다.

「스노우볼」- 우스꽝스럽고 쓸쓸한 어느 추운 아침의 헛소동
한물간 연예인 고영창의 집에는 로미라는 이름의 로봇이 산다. 고영창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경비원 허씨는 아침 댓바람에 고영창의 집에서 못 볼 꼴을 보았다. 벌거벗은 로봇이 끔찍한 자세로 욕조에 달라붙어 옴짝달싹하지 않는 것이다. 기절한 로봇을 치워달라는 고영창, 아파트 입주자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는 경비원, 먹방을 찍겠다며 이상한 가루를 들고 찾아온 이십대 남녀, 전화로 계속 고함을 질러대는 관리소장, 술을 마시고 뻗어버린 동료 경비원. 이 총체적 난국은 ‘몰타의 기념품’*에서 비롯되었다. 그 밖에도 팔각기둥 모양의 경비원 로봇과 죽은 담요가 있는 이곳은, 모두가 서로서로 반갑게 손 흔들어주는 스노우볼 속 세상이다.(*1991년 몰타에서 처음 발견된 카지노 바이러스. 컴퓨터 속 정보를 인질로 잡아 돈을 요구하는 오늘날의 랜섬웨어의 대선배.)


목차


레드카펫 주의 - 박성진
애틀랜틱 엔딩 - 문지혁
나쁜 사마리안 - 임현
스노우볼 - 김상현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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