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극사의 탈분단과 완성에 기여
이 책의 특징은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은 시대까지 북한 연극을 공연적 관점, 즉 연기, 연출, 무대, 음악 등의 관점에서 연구한 것이다. 남북한은 1947년과 1950년 6.25 전쟁을 기점으로 분단되었다. 정치적 분단은 예술계의 단절로 이어져 서로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점을 가져왔고, 이로써 남북 연극은 한반도와 같이 분단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현재 남북관계의 급속한 진전과 더불어 남북 예술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필요성과 대중적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북한 연극 연구가 자료의 한계로 희곡적 관점에서 진행되었다면, 현재는 북한 연극을 공연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구, 북한 연극을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편견 없이 분석하는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어떠한 체제이든 연극예술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배우와 관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한 이 책은 우리 연극사의 탈분단과 우리 연극사의 완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은 시대까지 북한 연극을 이론과 실제
이 책은 총 2부로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은 시대까지 북한 연극을 이론과 실제의 측면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1부 “북한 연극의 이론” 에서의 1장 ‘연극 나누기’에서는 북한 연극계가 정의하는 연극 종류와 연극 분류를 위한 기준을 탐색하면서, 북한의 이와 같은 분류의 의미를 이론과 현장의 소통적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2장 ‘극문학사 만들기 40년’에서는 대내적 변화에 조응하는 북한 극문학사의 서술을 분석하면서 서술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정치문화, 문예정책, 욕망의 차원에서 짚어보았다. 3장 ‘해방기 대중을 위한 연극제작론’에서는 해방기 일반 대중을 위해 북한 연극계가 제시한 연극제작법을 추적하면서 이를 실용성과 예술생산의 공유적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4장 ‘인민배우 황철의 무대화술론’에서는 월북한 근대 최고의 대중배우 황철이 제시한 배우의 화술론을 분석하면서 황철의 훈련법과 연기 훈련의 본질적 측면과의 관계를 다루었다. 5장 ‘사실주의 연극의 창작방법론’에서는 북한 연극계가 제시한 창작방법론을 인물, 언어, 연기, 연출적 측면에서 탐색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일반적 통념을 연극사적 사실로 확증하려 시도했다. 6장 ‘김정일의 연극론 읽기’에서는 김정일이 제시한 연기, 연출, 무대 제작법의 실체를 월북 연극인들의 이론과 비교하면서 변별성과 계승의 요소를 살펴보았다. 7장 ‘선군시대의 창작코드’에서는 김정일의 선군시대에 북한 당국이 제시한 문예정책과 북한 연극인이 창작한 작품과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공연적 핵심코드를 탐색하였다.
한편 2부 “북한 연극의 실제”에서의 8장 ‘해방기 청산대상의 연기’에서는 해방기 북한 연극계가 제시한 청산대상 연기의 실체를 구명하고, 북한 연극계가 대안으로 제시한 연기의 실체를 밝혀보았다. 9장 ‘한국전쟁 시기 연극의 인물과 연기’에서는 한국전쟁시기 북한 연극계가 전형으로 제시한 극중 인물과 연기, 무대를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하면서 남북의 미학적 차이를 분석하였다. 10장 ‘천리마 운동과 연극제작’에서는 1960년대 천리마시대에 북한 연극계가 소련의 연기와 연출법을 적용하여 제시한 현실체험과 집체창작의 실체를 분석하면서 북한이 제시한 공동창작의 의미를 구명하였다. 11장 ‘스타니슬라브스키 행동 분석법의 적용’에서는 북한연극계가 적용한 스타니슬라브스키의 행동분석을 리허설, 작품분석, 인물구축, 즉흥극의 측면에서 기존의 분석법과 비교하며 의미를 도출하였다. 12장 ‘혁명연극의 담론과 실천’에서는 김정일이 제시한 혁명연극의 주체담론과 민족담론이 인물, 연기, 무대적 측면에서 실제 어떻게 실천되었는가를 추적하면서 연극적 변화를 밝혀보았다. 13장 ‘선군시대 경희극의 공연실제’에서는 선군의 문예담론이 선군시대를 대표하는 경희극의 연기, 무대, 춤과 노래에서 수용된 양상을 밝히면서 선군시대 북한 연극의 특징을 구명하였다. 14장 ‘김정은 시대의 연극 읽기’에서는 김정은 후계 시대와 김정은 시대의 연극을 중심으로 김정은이 강조하는 세계화 담론과 연극의 관계를 연기와 무대의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이와 같이 이 책은 기존의 북한 연극 연구가 희곡적 관점에서 진행되었다면 이를 벗어나 공연적 관점, 즉 연기, 연출, 무대, 등의 관점에서 북한 연극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이 책의 말미에 가면 독자는 북한 연극의 이론을 역사적 흐름에서 이해하며, 그에 따른 북한 연극의 실체를 공연을 보듯 생생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