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스스로를 사회의 틀에 맞추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눈부시게 빛나던 자신의 가능성, 혹은 지키고 싶었던 것을 포기하게 된다.
최병년 시인의 141수의 시는 이처럼 미련과 고통, 번뇌 등에 의해 포기를 반복하게 되는 일상 속에서 점점 마모되어 가는 자신, 남에게 맞춰가며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는 자신을 성찰한다. 억지로 참여한 술자리에 얽매여 자신을 찾지 못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에 잠조차 잘 수 없을 정도로 마모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집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낮에 뜨는 낮달처럼 끝까지 지키고 싶은 자신을 노래한다.
오늘도 치열하게 살면서 스스로를 잊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시집은 조금씩 잊어가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