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를 통해 포지티브를 읽으려면,
세상을 향해 이죽거려라!
비딱한 의미로 사용하는 말 중에 ‘어깃장을 놓다’라는 표현이 있다. ‘어깃장’이라는 명사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짐짓 어기대는 행동이거나 널문을 짤 때 널쪽을 맞추어서 띳장을 대고 못을 박은 뒤, 그 문짝이 일그러지지 많게 대각선으로 붙인 띳장이라고 나온다. 옛날 가정의 대문이나 방문은 튼튼하고 보기 좋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서민들의 부엌문이나 허드레 물건을 보관하는 헛간 출입문은 아귀를 잘 맞추지도 않고 좋은 재목이 아닌 것으로 대충 만들어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거센 바람이 불거나 강한 햇볕에 오랫동안 노출되게 마련이었다. 결국, 뒤틀리거나 비뚤어져 여닫기가 불편하기 일쑤였다. 이렇듯 일그러지기 쉬운 문짝에다 잘 일그러지지 말고 제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대각선으로 빗대어 고정시키는 띳장을 어깃장이라고 불렀다. 물론 어깃장은 대각선이니 당연히 삐딱한 모양이다.
이처럼 본디 어깃장의 사용 목적은 일그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그 뜻이 변질되는가 싶더니 사실상 정반대의 의미가 됐다. 다른 사람의 어떤 일을 잘못되도록 훼방(毁謗)을 놓거나 어그러지게 하는 행동과 말을 ‘어깃장 놓는다’라고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은 tvN의 꽤 흥미 넘치는 프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과 유사한 잡학사전(雜學事典)으로 봐도 좋다.
삐딱한 사람의 더 삐딱한 이야기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트러블 메이커(Trouble Maker)라는 비판 한번 받은 적 없고, 욕설 한 번 꺼낸 적 없는 대체로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이자 언어생활에서도 건전한 사람이었다는 저자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욕설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기 시작했고, 가끔 완곡(婉曲)한 반어법(反語法)을 즐겨 쓰게 됐다고 한다. 마음과 생각 따위가 바르지 못하고 조금 비뚤어져 있는 ‘비딱한’의 의미가 아니다. 주어진 세상 이치를 그대로 믿지 않고, 한번 삐딱하게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비틀어버리는 화법(話法)으로 세상에 대한 독설을 담아내고, 역설에 대해 논한다. 세상 사는 이치, 보통사람들의 편견, 경제학적 투자, 언어, 정치적 측면까지 다양한 방면에 대해 45도 각도로 고개를 돌려 살피는 저자의 통찰력에 혀를 차게 될 것이다. 세상에 대해 조금은 삐뚤어져 있지만, 그래서 더 통쾌하게 다가오는 통찰! 세상에 대해 말투는 냉소적이지만, 더 좋은 세상이 되길 바라는 그의 긍정적인 시선은 꽤나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