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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천명

  • 손대준
  • |
  • 정인출판사
  • |
  • 2009-08-15 출간
  • |
  • 188페이지
  • |
  • 152 X 223 mm
  • |
  • ISBN 9788989432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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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孫大俊 著『천명(天命)』을 읽고 박희태

이 책은 기원 1세기경부터 3세기경까지의 한?일교섭사의 일면을 다루고 있는 창작소설이다. 다시 말하면 신라 및 가야와 왜국 사이를 오고간 네 사람의 왕자들 즉 왜국 태생의 호공(瓠公)과 탈해(脫解), 그리고 가야출신의 왕자 김사등(金斯等)과 신라 태생의 왕자 천일모(天日矛)가 현해탄의 거친 파도를 넘고 낯선 이역으로 건너가서 겪은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을 그린 것이다.
고대 한일관계를 다루고 있는 역사서나 문학서를 보게 되면 고대문화는 대륙에서 일방적으로 왜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이 책은 인물의 상호교류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을 우선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둘째로, 이러한 인물교류는 후세와 같은 침략이란 형태를 취하지 않고 평화적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일교섭사의 원초적 형태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 점이다.
셋째로, 이 책은 옛 기록에 나타난 신화와 전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반면에 매우 흥미로운 창작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옛 천자나 무당들이 하늘의 뜻을 받든다는 「降陟의 神事」나, 혁거세의 혼이 하늘에 남아서 「신라 호국의 별」이 된다는 이야기 등은 나는 과문(寡聞)의 탓인지 별로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다.
한편, 내용면에 대해서 살펴보면 매우 감동적이며 교훈적인 장면을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첫째 혁거세가 호공(瓠公)을 관리로 등용하려는데, 신하들이 외지인이라 일제히 반대하는 것을 신관(神官) 설민이 중국의 옛 고사(故事)를 예로 들어 인재를 등용함에 있어서 「신분이나 출신지」를 따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며 오늘날도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왜국의 숭신왕(崇神王)이 두 사람의 왕자를 불러놓고 후계자를 정하는 장면인데 큰 왕자가 「다섯 손가락에 길고 짧은 것이 있는 것은 각각 그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부왕의 말을 회상하면서 왕위를 동생에게 양보하는 장면 역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고, 천일모가 천신만고의 방랑 끝에 마에쓰미(前津見)라는 처녀를 만나 정신적 안식을 찾아 마침내 달콤한 사랑에 빠지는 장면 역시 독자로 하여금 황홀케 하는 장면이다. 이것은 또한 이 책의 클라이맥스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원저인 일본어판을 작년 11월에 읽었다. 그 때 저자의 능숙하고도 아름다운 문장에 도취되었는데 이제 다시 한국어 번역판을 읽으니 그때와는 또 다른 감흥과 느낌을 받게 된다. 즉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 한다는데 원저의 다소 딱딱한 표현을 매우 부드럽고 매끈하게 포장해 놓은 번역자의 솜씨가 놀랍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그것은 비록 창작물이라고는 하나 역사적 문헌을 참고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또한 역사성을 전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즉 원저자도 프롤로그에서 우려하고 있지만 이 책에는 많은 인명과 지명 등 고유명사가 등장하는데 이것을 구체적인 사항과 결부시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사등(金斯等)이나 설민(薛珉)?설윤(薛胤)부자의 이름은 한국과 일본 어느 기록에도 나와 있지 않다. 다만 김사등에 대해서는 일본측 기록에는 「쓰누가아라시토」란 인물이 있는데, 이들은 그 활동모습이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는 보는 이에 따라서는 다른 의견도 나을 수 있는 것이다.
「이소니시키」나 「소나갈지」에 있어서도 일본 측 문헌과는 다른 내용들이 많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특히 독자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폭넓고 깊은 고대사에 대한 지식을 엿볼 수 있으며 또한 역사소설에 어울리게 적절한 어휘구사와 세련된 문장을 구사하고 있어서 매우 수준 높은 걸작이라 말할 수 있다. 아울러 한일교류사의 원점을 보는 듯해서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며 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한국외대 부총장, 한국일어일문학회 회장)

천명 (天命)
신라.가야와 왜국을 오간 전설의 왕자들

신화의 세계 속에 진실한 국교가 있다

◎신라 건국에 지대한 공헌을 한 외지인 호공(瓠公)과 탈해(脫解)는 과 연 누구인가 !!

◎고대일본 건국의 영웅 김사등(金斯等)과 천일모(天日矛)의 정체는!!

◎고대 한일교섭사의 생생한 내용이 여기 되살아난다!!

◎일본에서 출간 1년 만에 3판을 돌입한 베스트셀러!!한국에서 출판되다!!

프롤로그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83년, 나는 ?天日矛의 전승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언젠가 나는 이것을 테마로 소설을 써보겠노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동안 바쁜 생활에 얽매이다보니 그 실현을 보지 못하다 이제야 겨우 그 뜻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을 테마로 소설을 써보겠노라고 마음먹었던 이유는 <신라의 왕자가 왜국 출신의 사랑하는 아내를 찾아 망망대해를 건너 이국땅에 건너가 때로는 강의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때로는 험준한 산을 넘기도 하며 수천리길을 찾아 헤맸다>라고 하는 너무나도 순박하고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설화를 담고 있는 ??고사기(古事記)??나 ??일본서기(日本書紀)??는 본디 특정한 정치적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모(日矛)라는 주인공에 대한 일본 왕실의 예우가 매우 호의적이라는 것도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시 말하면, 당시까지만 해도 대륙과 왜국간의 교류는 아직 상대방을 헐뜯거나 왜곡하는, 이를테면 정치적 목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있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나는 <일모설화>를 중심으로 당시 신라와 가야, 그리고 왜국간의 인물교류를 픽션을 통해 한번 순수하게 다루어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작업을 시작해보니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나를 괴롭혔다.
그 첫째는 이 내용이 한?일양국간의 이해관계와 결부되는 측면도 있어 픽션이라고는 하나 혹여 양국국민의 미묘한 감정을 건드리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신화>는 어디까지나 신화이지 <역사>가 아니다. 신화를 마치 역사적 사실처럼 억지 부리려 든다면 거기에는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일어나고 견강부회(牽强附會)가 생기기 쉽다.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신화를 통하여 전승되어온 내용을 테마로 한 이야기책이지 역사서가 아니라는 점을 우선 독자여러분들은 염두에 두셨으면 한다.
둘째로는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칭호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즉 신라 측 기록을 보면, 물론 시기적인 문제도 있기는 하나 <왕명>에 대해서 거서간(居西干)?차차웅(次次雄)?니사금(尼師今)?마립간(麻立干)등 여러 가지로 표기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명칭상의 번거로움을 피해 일단 모두 <왕>으로 통일했다. 일본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로, 위에 예로 든 책에는 모두 <천황>이란 칭호가 사용되고 있으나, 실제로 6,7세기경까지의 시점에서는 <천황>이라는 명칭은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도 모두 <왕>이라 표기하기로 했다.
셋째로, 신화나 전승된 내용의 경우 연대의 비정(比定)은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않으나 일단 이야기의 전개상 그 전후관계를 맞춰야만했다. 예를 들어 일본 측 사료에 의하면 숭신(崇神)의 생존연대는 기원전148?30년으로 118세까지 산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화적 관점에서 본 것이고, 학계에서는 대체로 서기 2~3세기경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 책에서는 이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한편 신라와 가야의 건국은 학계에서는 3세기 말 내지는 그 이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책에서는 일본의 숭신보다 약간 거슬러 올라가 전개되는 점을 감안하여 기원전 1세기경으로 상정했다.
일모전설은 ??일본서기??에는 10대 숭신, 11대 수인(垂仁)기의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고사기??에는 그것이 15대 응신(應神)기로 되어 있다. 이것도 어느 쪽인가에 맞추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일본서기??쪽의 기록양도 많고 그 기술도 구체적이어서 그쪽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이러한 사료에 의한 기술상의 차이는 한국 측에도 있다. 예를 들면 신라의 시조 혁거세(赫居世)의 탄생에 관해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육촌장(六村長)들이 자신들의 자제들을 라정(蘿井)이라는 우물가에 데리고 가 백마와 더불어 강림(降臨)한 보랏빛 알을 보았다고 되어 있는데 반해 ??삼국사기(三國史記)??쪽에는 육촌장들은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또한 라정에서 보랏빛 알을 본 것은 고허촌(高墟村)의 촌장 소벌공(蘇伐公)뿐이라고 되어있다.
김알지(金閼智)의 출생담에 대해서도 ??삼국사기??에는 왕이 시림(始林)속에서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새벽녘에 호공(瓠公)을 보내 조사하게 한 뒤, 후에 사람을 보내 그 궤를 가져오게 했다고 되어 있는데 반해 ??삼국유사??쪽은 호공이 먼저 시림안의 광경을 본 후 왕에게 보고하고 그 다음날 왕이 직접 가서 궤를 가져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도 그 어느 쪽인가를 선택해야만 했다.
아울러 여기에서 꼭 한 가지 언급해두고자 하는 것은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고유명사에 관한 것으로, 이를 실제의 구체적 사항과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고 하는 점이다.
예를 들면, 독자들 가운데는 이 책이 일모를 기마왕(祇魔王)의 이복동생으로 상정하고 있다든지, 탈해(脫解)가 태어난 다파나국(多婆那國) 혹은 용성국(龍城國)을 대마도(對馬島)로 설정하고 있는데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분이 계실지 모른다.
실제로 전자와 관련해서는 ?고려국의 의여산(意呂山)에 하늘로부터 내려왔다?라고 하는 일본 ??풍토기(風土記)??의 기록을 근거로 그 땅을 울산으로 상정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그 땅을 가야(伽倻)의 한 지방이라 주장하는 분도 계신다. 또한 후자와 관련해서는 ??삼국사기??가 ?왜의 동북 1천리?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그 위치가 일본의 사와(佐波), 단바(丹波), 이즈모(出雲), 북구주(北九州)등이라 주장하는 분도 계신다. 그러나 그 어느 쪽도 확실한 역사적 뒷받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삼국사기??에 기마왕이 적자(嫡子)라 기록되어있는 점을 감안하여 이복동생이 있었다는 전제하에 일모를 그 동생으로 상정했다. 또한 탈해가 태어난 <다파나국>은 기록상으로 보아 내륙지방으로는 생각되지 않고 <동북>이라는 방향제시나 <1천리>라 하는 거리도 그렇게 엄밀한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의 경우도 ??삼국지(三國志)??위지(魏志)에는 한국에서 ?바다를 건너 1천여 리 대마도에 이른다. 또 남쪽으로 바다를 건너 1천여 리 일대국(一大國, 壹岐)에 이른다. 또 바다를 1천여 리를 가면 말로국(末盧國, 松島)?에 이른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1천리>라 기록하고 있는 이들 세 지역 간의 실제거리에는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이 나라에는 <팔품(八品)>이라 해서 신라의 골품(骨品)과 매우 흡사한 신분제도가 있었고, 탈해도 당초부터 자신이 갈 곳으로 가야나 신라를 목표로 삼고 있어서 이들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와 같은 이유로 이 책에서는 <다파나국>을 대마도로 상정했다.
그 밖의 인명이나 지명등 고유명사는 사실(史實)에 의하기보다는 어디까지나 저자의 창안임을 밝혀두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타나는 인물의 왕래는 주로 천명(天命)에 의한 것이거나 혹은 남녀 간의 순수한 사랑이 매개된 것이다. 한 나라의 사신자격으로 오고간 경우도 없진 않으나 거기에는 아직 적대적 의도를 갖는 왕래는 엿볼 수 없다.
우리는 이를 통하여 먼 옛날 바다를 오간 사람들의 아주 소박한 교류의 원형을 엿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어판을 내며
나는 20대의 다감하던 시절 일본에서 몇 편의 시나리오와 소설을 쓴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습작정도에 불과한 것이지 본격적인 작품이라 할 수는 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다 한국에 돌아와 교직에 몸담고 있을 때에는 실상 일본어 교과서와 논문, 그리고 학술서적 집필 등에 쫓겨 작품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정년퇴직을 하고나서는 비로소 시간을 얻어 ??알사탕 두 개의 교훈??(박이정, 2000년)과 ??새봄이 오면??(J&S;, 2005년)을 한국에서, 그리고 일본에서는 ??追憶(추억)??(振?出版社, 2006년)이라는 산문 에세이를 펴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차일피일하던 픽션작품은 오랫동안 쓰지 못하다 얼마 전 20대의 청년이 된 기분으로 큰 용기를 내어, 이 책의 원작인 ??玄海の荒波を越えて(현해의 거센 파도를 넘어)??(幻冬?ルネッサンス, 2008년)를 집필할 수가 있었다.
다행히 일본에서는 불과 1년 만에 3판을 기록하여, 그에 용기를 얻은 나는 이 책의 줄거리는 한국독자들이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나는 혼자서 두 나라 언어로 문학작품을 쓴다는 것에 대해 많은 망설임과 주저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마침 원광대학의 이진호 교수가 번역을 맡아주어 매우 고맙고 기쁘게 생각한다. 그의 능란한 번역솜씨는 좀 딱딱하다는 원작의 결점을 교묘히 보완해주어 이 번역본은 한결 산뜻한 문장으로 재탄생된 느낌이 든다.
나는 이 작품을 쓰려고 생각한 동기에 대해서는 이미 ?프롤로그?에 밝힌 바 있으나, 막상 쓰려고 마음먹으면서도 주저하고 있던 나에게 큰 용기를 준 몇 가지 계기가 있었다.
그 하나는 ?일본신화론연구?라는 내 대학원강의를 듣던 두 명의 일본인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내 강의를 들으며 ‘이 내용을 작품화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역사학이라는 것이 온통 정치적 이념으로 오염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이야기는 나름대로 시원한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두 번째는 2006년 겨울에 역사문화탐방의 일환으로 한국에 온 일본인대학생들과의 간담회 때의 이야기다. 그때 어느 학생이 ‘고대 일본은 백제와의 사이는 매우 좋았으나 신라와는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신공황후(神功皇后)의 이른바 <신라정벌>도 그런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역사의 흐름가운데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5~6세기의 시점에서 보면 가야나 백제와 왜 나라와의 관계가 좋았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신라가 이들 나라를 병합하자 당시 왜의 지배층은 신라를 좋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이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반영되어 일모(日矛)의 후예인 신공황후로 하여금 신라를 정벌케 하는 등 내용이 왜곡되었다. 여기에 이들 사서(史書)의 한계점 내지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답변은 했으나, 그 진위여부를 밝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역사학의 몫이다.
그때 또 다른 학생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저는 이번에 한국에 오기 전에 우연히 선생님의 ??추억??을 읽었습니다. 거기에는 <호공>이라든지 <연오랑?세오녀>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이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저는 한일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만 이들 이름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또한 나는 몇 년 동안 한국을 찾는 일본의 중?고등학생 수학여행단에게 한일양국의 문화에 대해서 강연을 해왔다. 그때 나는 일방적으로 내 이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학생들과 대화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포함해서 한일교류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물어보곤 했는데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나는 20년 이상이나 미루어 온 이 작업을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내용은 정치적 의도가 비교적 희박했던 2~3세기경까지의 한일교류의 근원적 형태를 어느 정도 살필 수 있을뿐더러, 또한 2천 년 전에 거센 파도를 헤치며 오고간 고대인들의 순수한 낭만이 너무나도 정치적으로 오염되어버린 현대인에게 나름대로의 교훈을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붓을 놓으려하니 일말의 불안감이 가슴을 억누른다. 과연 이 이야기가 독자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혹은 내용면이나 서술방법에 있어서 치졸한 점이 없었는지 걱정되는 바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미 활시위는 당겨졌다. 모든 것은 운명에 맡기고 오직 독자 여러분의 넓으신 이해와 아량을 바라는 바이다.


2009년 7월 손 대 준


옮긴이의 말
참으로 묘한 형상이 되어버렸다. 흔히 번역서라 하면 어떤 나라사람의 글을 다른 나라사람이 언어를 달리하여 옮기는 것이 상례인데, 이 책은 나랏말은 달리했다고 하나 저자나 역자 모두가 같은 모어(母語)를 쓰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역자가 이 책의 원제 ??玄海の荒波を越えて(현해의 거친 파도를 넘어)??를 번역하게 된 동기는 몇 달 전 저자이신 손대준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한통의 전화에서 비롯된다.
손 교수님은 역자의 대학시절 스승이시다. 교수님은 당신께서 쓰신 책을 상재하실 때마다 그것이 한국에서 발행된 것이건 일본에서이건 나에게 책을 보내주시곤 하셨다. ??현해의 거친 파도를 넘어??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당시 난 이 책의 발행일을 보고는 언제나 그러셨던 것처럼, 교수님께서 인쇄기의 온열이 채 가시지도 전에 또 책을 보내주셨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누군가 밥은 식기 전에 먹는 것이라 했든가? 나는 언제나 보내주신 책을 대할 때마다 교수님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받자마자 읽곤 했다. 물론 이 책의 원작 또한 그렇다. 첫 장을 읽고 다음 쪽을 읽는 사이, 나는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내가 이렇게 보내주신 책의 재미에 빠져버린 것처럼, 교수님에 의하면 원작은 일본에서도 불과 1년도 안 돼 3판째란다. 가히 그 인기의 정도를 알만도 하다. 그래서 교수님께선 일본에서의 관심도에 고무되어 한국어출판을 결심하신 듯하다.
그런데 이 일이 어찌 된 것인가? 교수님께선 본디 일본어는 더할 나위도 없거니와 우리말 또한 유창하신 분이시다. 비록 대학원을 마치실 때까지 일본에서 성장하셔서 당신 입장에서 보면 일본어가 또 다른 모어이기도 한 셈이나, 교수님은 소위 우리나라 초창기 일본어교육자 중 탁월한 연구업적을 남기신 분 중의 한분으로 많은 학술관계서적을 상재하시며 건필을 휘두르시던 분이시다. 그중에는 교수님의 문학적 끼를 마음껏 살린 에세이집도 몇 권 있다. 그럼에도 교수님께선 내게 다이얼을 돌리신 것이다.
처음에 나는 이 일을 맡고 우선 걱정이 앞섰다. 나의 가당치않은 우리말 번역이 혹여 교수님의 천의무봉(天衣無縫)과도 같은 원문에 누가 되면 어쩌나? 그것도 20여개 성상에 걸쳐 마음에 담고 계시던 첫 번째 픽션작품이라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픽션이라 해도 교수님의 전공이기도한 한?일 고대신화에 기초를 둔 내용으로, 그 속에는 오랫동안 생각해오시던 교수님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 메시지를 제자인 역자가 우리말로 옮기는 것은 역자본인으로서도 뜻있는 일로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 자리를 빌어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한편, 역자는 다음 몇 가지 사항에 유념하며 번역에 임했다.
먼저 일본어의 우리말표기는 국립국어원에서 지정한 외래어표기법에 따랐다. 또한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자의 표현을 최대한 중시하는 선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가끔 원문의 표현 중, 일본어에는 있으나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 혹은 양국 공히 쓰이고 있으나 그 의미영역에 차이가 나는 단어 등을 산견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부분은 원문의 표현을 그대로 살려 한자를 병기하되 문맥 중에 그 의미를 풀어서 삽입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읽는데 불편함이 없게끔 노력했다.
그리고 한자표기는 가능한 한 자제했으나, 개중에는 동음이의어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거나 혹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지 않는 단어에는 한자를 병기하여 그 이해를 돕고자 했다.
아울러 일본의 옛 지명이름은 괄호 안에 지금의 위치를 명기하여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아무튼 교수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나또한 이제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떼려하니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이미 화살은 내손에서 떠나려하고 있다. 과연 이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 몇 점에 맞출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나는 역자입장에서 원제출판 후 일본에서도 그랬듯이, 한국에서도 가능한 한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를 읽고 저자의 메시지를 단 몇 분만이라도 공감해주는 분이 계셨음하고 바랄뿐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발간하기까지 뜻을 같이해주신 출판사 사장님을 비롯하여 편집실 관계자여러분에게도 심심한 사의를 전하는 바이다.

2009년 김 진 호


목차


프롤로그 .. 5


1. 서라벌의 별 .. 13

하늘에서 내려온 백마 13
닭 부리 공주 22
표주박 재상 29
천제의 노여움 40


2. 반월성의 주인 .. 49

적룡의 호위를 받으며 49
아진포의 노파 55
용호상박 61
반월성의 해후 68
왕자(王者)의 덕목 83


3. 두 개의 금란(金卵) .. 91

계림의 금란 91
구지봉의 금란 101
비단왕후의 진노 109
이국의 하늘아래 117


4. 일모(日矛)왕자의 순정 .. 137

나는 뱀의 아들이로소이다 137
왜국으로 가는 여정 143
빨간 구슬에서 태어난 여인 150
임 찾아 2만 리 161
보검의 행방 171


한국어판을 내며 .. 181
옮긴이의 말 ..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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