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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세계론의 실천과 이론

동아시아 세계론의 실천과 이론

  • 이성시
  • |
  • 에디투스
  • |
  • 2019-02-15 출간
  • |
  • 220페이지
  • |
  • 128 X 188 mm
  • |
  • ISBN 979119662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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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만들어진 고대’를 넘어 ‘유동하는 고대’의 실체를 드러내는 치열한 역사 비평.
동아시아 전쟁과 유민의 역사가 전개되는 현장으로 초대한다.

“근대 일본의 국민주의의 정립을 위해, 중국·조선과의 차별화가 필수이며 열등한 이웃을 필요로 하였다. 근대 일본인에게 동양사학의 성립은 ‘서양’의 오리엔트학과 똑같은 일본의 ‘오리엔트학’이었다. 그 목적은 일본 역사 속에 있는 유럽적인 요소를 파악하여 오리엔트에서 일본의 이미지를 제거하고 중국과 조선을 통해 일본과 대비되는 오리엔트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1990년 이후에 일본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바로 포스트콜로니얼 상황이다. 지구 규모의 변화에 의해 경제적인 우월성이나 정치적인 특권으로서의 식민지주의는 없어졌지만 국민적 동일성의 핵으로서 식민지주의가 존속하고 있는, 아니 존속시켜 그것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상황은 아닐까? [이 책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아시아관의 구조적 특질을 밝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성시, 본문 중에서

1. 고대사에 ‘진실’이란 것이 있을까. 설사 옛날 역사의 실체를 알게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어떤 관련을 지닐 수 있을까. 흔히 우리는 오늘의 시점으로부터 머나먼 고대의 역사에 대해 그것이 우리의 현재와 모종의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어렵다. 이를테면 역사 드라마를 시청하면서도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사실’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거나, 설사 사실과 그것이 조금 어긋난다 하더라도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그 이야기들이 말하는 ‘사실’들이 오늘의 어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거나, 우리가 느끼는 ‘재미’ 역시도 우리의(혹은 어떤 권력 지향의) 욕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다.
고대사는 특히 민족(국가) 간의 갈등이나 인종 분쟁(심지어 ‘인종 청소’라는 이름이 붙는)이 발생하는 곳에서 성행한다. 좀 극단적인 예로, 악착같이 땅을 파헤쳐 유적(유물)을 발굴하고 해독해서 누가 이 지역에 먼저 살기 시작했는가를 알게 되는 것과 어떤 인종(민족)이 열등하게 취급되거나 박해당하거나 살해당해도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일은 불행하게도 맞닿아 있다. 그래서 고대사는 먼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늘 우리의 현재로 진입하여 현대사를 만드는 현실이 되곤 한다. 우리가 사는 반도가 위치한 동아시아 고대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아시아 역사(고대사를 포함하여)가 오래도록 일본이 만든 ‘역사(고대사)’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는 사실이기도 하다. 단초는 ‘서양’의 시선에 자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던 일본의 의해 구성된 ‘일본사’ 형성에서 시작된 것이 맞다. 19세기 후반 일본은 구미 열강의 국민사(National History)를 모델로 연속하는 자기 완결적인 ‘일본사’를 만들어 냈고, 일본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를 경과하며 이에 대항하여 동아시아 각국(한국과 중국) 역시 제각기 자기 완결적인 ‘민족사’를 만들었고, 지금도 여전히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지러우면서도 치열한 역사 논쟁, 즉 ‘역사전쟁’이라고도 불리는 사태가 전개되는 것이다.
동아시아 각국이 이렇듯 경쟁하는 민족국가로서의 정치적 의지를 역사에 투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대사가 역사로서 겪어야 하는 ‘비극’과 파란은, 국민사의 역사적 정당성을 기원(起源)의 권리로부터 찾으려는 잘못된 ‘시원주의(始原主義)’에서 비롯된다. 근대 이후에 성립된 민족의 실체적 기원을 먼 고대로부터 찾으려는 정치적 의지와 욕망은 수천 년 전에 동아시아 지역에 각축하며 존재했던 정치적 세력들이 곧바로 오늘의 한중일 각 민족국가와 연결될 수 있다는 환상을 낳고, 이 환상을 현실로 입증하기 위한 연역적 방법론이 민족사 구축이라는 명분 아래 정당화된다.

2. 이 과정에서 동아시아 고대사는 동아시아 각국의 정치적 의지와 욕망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고대’에서 위안과 ‘재미’를 구하고, 자신을 국가의 집단적 의지와 일치시키는 사람이라면 여기에서 모순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 개인이나 집단(국가)의 자기만족에 그쳐서는 안 되며 오늘의 상황을 변화시키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경우는 다르다. 여기에는 역사(국민사) 속에 고정된 과거가 아니라, 그것을 거슬러 과거의 시간 속에서 유동하는 실재에 자신을 개방하는 용기가 필요하며 그를 통해 스스로의 인식을 재구성하는 성실함과 치열함이 요구된다. 내셔널 히스토리로서의 ‘일본사’를 그 내부로부터 비판적으로 해체하면서 동시에 인식의 출발점을 또 다른 내셔널 히스토리에 두지 않고 동아시아 고대사가 전개되는 현장으로부터 역사적 실재와 대면하려는 재일 역사학자 이성시의 지난한 노력이 바로 그 성실함과 치열함의 사례가 되지는 않을까.
『동아시아 세계론의 실천과 이론―유동하는 고대』는 우리를 6-8세기의 동아시아 세계의 역사적 현장으로 데려간다. 그곳은 국민국가의 경계로 그어지지 않은 견고하지 않은 정치 공동체가 서로 힘을 겨루고, 그 와중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경계를 넘나들어야 했던 사람들이 살아낸 세계였다. 그때의 전쟁, 지배와 종속, 부대낌과 뒤섞임을 있는 그대로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지금까지 그러한 부침과 곡절들을 오늘의 민족국가의 이해와 의지로 읽어내려 했던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된다. 그것은 허망함과는 다른, 어떤 인식적 전환의 실마리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기원과 ‘고유성’을 확인하려는 사람은 적잖이 실망스럽겠지만). 한마디로 동아시아 고대사를 다르게 바라보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과정은 거기에 자신들의 정치적 의지와 욕망을 투사하려 했던 현재적 권력을 직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준거를 마련해 가는 계기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이럴 때 하는 말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6-8세기 동아시아와 동아시아 세계론」을 포함, 「천룡산 물부순 공덕기(天龍山勿部珣功德記)로 보는 동아시아에서의 사람의 이동」, 「동아시아의 여제(女帝)의 역사」에 이르는 글들이다. 분량 면에서도 가장 길고 두터운 논의를 하는 첫 글은 수·당 지배의 중국 지역 내의 각축과 복잡한 구성은 물론 이들이 한반도의 고구려·백제·신라와 교차하며 주고받았던 전쟁이 일본열도의 왜국까지 포함한 동아시아 상황을 어떻게 형성해 갔는지 전반을 관통하는 글로 지금도 자국사에 함몰된 동아시아 고대사 전반을 새롭게 읽게 하는 역작이 아닐 수 없으며, 중국 천룡산에서 발굴된 ‘물부순 공덕기’ 하나를 통해 일본과 백제, 당나라로 이어지는 유민의 역사를 해독해 가는 과정은 한 편의 역사 추리극을 보는 것 같은 흥미를 안겨 주고,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여제(女帝)들이 어떤 시기와 정치적 구조 하에서 탄생했는지, 이 여제들이 어떻게 연관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대목 역시 당시 역사의 구체적인 실체에 접근하는 것을 돕는다. 다른 하나는 일본 국가주의 역사학의 본령을 잘 보여 준다 할 수 있는 츠다 소키치(津田左右吉) 아시아 인식을 정면으로 문제 삼는 논문과, 일본의 비판적 역사학계조차도 포괄하여 온 이른바 ‘동아시아 세계론’에 내재한 모순과 한계를 그 이론의 내부로부터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다른 한 편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비판 작업은 ‘재일’이라는 위치로부터 저절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어로 시작해야 하는 역사 연구에서 이러한 작업이 어떤 엄정함을 요구하는 것인지, 또한 동시에 일본어로 쓰인 역사의 건너편에 있는 국민사로부터도 필요한 거리를 유지한 채 이러한 비판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어떠한 오해와 난관을 무릅써야 하는 것인지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 안의 견고한 ‘민족사’에 대한 내재적 비판이 지금까지도 잘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그러므로 이성시 교수의 고대사 비평 작업은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며 우리의 분발을 촉구하게 한다. 이 책을 펴낸 성균관 대학교 코어사업단을 대표하여 쓴 황호덕 교수의 다음 글이 이 책을 읽는 동기가 되었으면 한다.

“누구나 각자의 마음속에 하나의 일본론을 가지고 있다. 잊을 수 없는 타자로서의 일본, 가장 가까이 있는 세계 문화의 일부로서의 일본, 동아시아라는 지역적 삶의 지평을 함께하는 이웃으로서의 일본에 대하여 한국인은 곧잘 비교적 특별한 앎을 가지고 있다고 믿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오히려 안다고 생각하기에 방황하는지도 모른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일본이라는 표상에 달라붙어 넘치게 투여(cathexis)된 에너지와 식민화 과정에서 의식에 침범해 들어온 일본 표상을 향한 적대가 형성한 반-투여(anti-cathexis)의 에너지. 양자의 모순은 선망과 공포 사이에서 유동하며 일본에 대한 지적 통제 혹은 비평을 지속적으로 방해해 왔다. 우리들의 비평적 선택은 모른다는 쪽에 투여될 것이다. 미래를 과거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 우리는 희망한다. ‘당대 일본 비평’이 우리 삶-정치에 걸려 있으면서도 이질적인 보편 언어를 찾아가는 한 길이 될 수 있기를. 지금 여기의 ‘다른 일본’을 분절해 내는 비평들을 통해 다른 한국 혹은 다른 세계를 상상해 보고 싶다.”
―황호덕, ‘발간의 말’ 중에서


목차


발간의 말―‘당대 일본 총서’를 펴내며

1. 6-8세기 동아시아와 동아시아 세계론
2. 천룡산 물부순 공덕기(天龍山勿部珣功德記)로 보는 동아시아에서의 사람의 이동
3. 동아시아의 여제(女帝)의 역사
4. 일본 역사학계의 동아시아 세계론에 대한 재검토―한국 학계와의 대화로부터
5. 츠다 소키치(津田左右吉)의 아시아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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