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말
이 책이 출간되면 네 번째 단행본이 된다. 이제 익숙해질 만도 한데, 어차피 읽혀지지도 않을 것을 자원만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매번 고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망설임 끝에 출간하기로 마음먹은 핑곗거리가 있다.
법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걱정하듯이 학문으로서의 법학교육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법학전문대학원이 출범한 이후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거의 모두 수험생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수험생이 법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그 처지에서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수험생은 합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선택하는 게 선(善)이기 때문에, 요령 있게 정리하고 단편적으로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배출된 법조인의 책꽂이에는 교과서 대신 수험서가 꽂히게 되고 심지어 그것이 학문적인 글쓰기에 참고문헌으로 인용되기도 하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이 책을 출간하게 된 목적은 소박하다.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아직은 행정법에 익숙하지 않은 실무가들에게 행정법의 법리와 판례를 이해하는 데 체계성을 부여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되도록 구어체를 써서 쉽게 읽히도록 노력하였고, 내용적으로도 적지 않은 부분을 생략하였다. 법학교육에서 교과서가 외면받게 된 것이 제도의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이 많이 있다. 자료수집과 교정 등 궂은일을 맡아준 사랑하는 제자들인 류광환, 박상준, 윤호상 법무관, 김주희 조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망설이는 나에게 오랜 기간 은근하게 출간을 권유하고 끈기 있게 기다려주신 박영사 전략기획팀 조성호 상무님, 꼼꼼하게 편집을 도와주신 한두희 대리 등 박영사 관계자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2019. 1.
안암동 연구실에서
저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