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먼저 보낸 아내의 사부곡
몇 해 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원이 엄마의 편지〉는 어린 자식을 두고 요절한 남편에 대해 절절한 사랑과 애끊는 사연을 적은 망부가(望夫歌) 작품으로 세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갔다.
45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쉬운 한글체 문장이기에 읽는 이의 가슴을 짜릿한 아픔으로 저리게 했다.
현대시 서정주의 〈귀촉도〉 역시 대표적인 망부의 노래이다.
오병남 님의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위의 작품들이 떠올라 휑한 바람이 소용돌이치며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 한다.
청천벽력의 생이별 앞에서 펜으로 흘린 눈물
우리 인생사에 하고많은 이별이 있지만 평생을 함께할 배필을 떠나보내는 영결만큼 아픈 이별도 없다.
오병남 시인은 2018년 초에 남편 조경행 박사를 폐렴으로 열흘 남짓한 사이에 황망히 떠나보냈다. 말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청천벽력의 생이별, 평판이 자자할 만큼 끔찍이도 금실 좋은 부부였기에 사별 열 달 삼백여 일 만에 400편이 넘는 글을 썼다.
펴내는 글에서 밝혔듯이 시가 무엇인지 읽어보지도 못했고, 써본 경험이라곤 더더욱 없는 저자로서는 끓어오르는 못다 한 정을 그냥 적어본 것이라 했다.
두툼한 대학 노트 네 권을 연필로 써서 꽉 채운 하나하나의 글들엔 진솔하고 소박한 추모의 정이 넘쳐흘렀다.
처음으로 적어본 글들이기에 아직은 표현이 미숙하고 시적 구성이 부족한 면이 있지만, 남편에 대한 헌정시집이라는 의미를 두고 출간을 하였다.
‘황혼 이혼’이라는 새로운 말이 생겨나는 이 시대, 오병남의 〈당신은 나에게 선물이었어요〉, 이 한 권의 시집이 현대의 많은 부부들에게 작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