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영문학 작가로 평가받는 조셉 콘래드의 대표작.
노벨연구소 선정, ‘세계문학사상 100대 명저’, ‘영문학사상 15대 명저’.
콘래드가 최초로 도전한 정치소설로 널리 알려진 <노스트로모>는 그의 나이 47세가 되는 중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작가의 인생을 관조하는 원숙미가 돋보이는 시기에 심혈을 기울여 쓴 장편 소설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여기서 그는 그 동안 바다란 제한된 배경을 고집했던 지난 경험을 뛰어 넘어 한층 더 확장된 바다와 육지란 배경을 통해 인간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점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즉 전쟁에 휘말린 사회 속에서 정치, 경제, 도덕, 종교, 사랑 등 인간의 근원적인 가치 추구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사회의 다양한 인간형들이 보여주는 삶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관조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주인공인 노스트로모가 특유의 순수하고도 영웅적인 모습으로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며 파란만장한 삶을 영위하다가 결국엔 인간욕심의 희생자가 되어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콘래드는 이 작품을 인간 사회의 정치적 소요를 다룬 정치소설에 한정지으려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정치세계의 한가운데에서 일어나는 인간 본연의 도덕성과 신에 대한 믿음을 다각적인 층면에서 살펴보려고 시도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의 남성상들인 몬테로, 소틸로 등과 같은 탐욕스러운 정치가들이나 광산의 주인인 찰스와 미첼 선장, 심지어는 청렴결백한 노스트로모조차도 인간 세상의 한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존재들로 신에 이르지 못한 사바세계의 상징적 인물일 뿐이다. 그런 남성상들은 성모와 동일시되는 골드 부인이나 테레사 부인의 사랑으로 영혼이 정화되어야 한다. 노스트로모가 죽어가면서 고해성사를 하는 듯 마지막으로 찾은 사람이 의사도 신부도 아닌 바로 골드 부인이었다. 사랑의 화신으로 성모와 동일시를 이루는 골드 부인에게 모든 것을 고백함으로써 노스트로모는 마지막 죽어가는 순간에 자신의 도덕적 불순함과 불신앙으로부터 벗어나 신의 사랑으로 구원받고자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