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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사랑

사막의 사랑

  • 강계순
  • |
  • 푸른사상
  • |
  • 2019-01-30 출간
  • |
  • 125페이지
  • |
  • 128 X 206 X 11 mm /195g
  • |
  • ISBN 979113081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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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시인의 산문]
젊은 시절, 시만이 가장 가치 있고 가장 높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믿었던 날, 시인이라는 이름은 내게 지상의 어떤 이름보다 눈부신 이름이었고 가장 그립고 소중하고 유일한 이름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서툴게라도 시밖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으며 시 밖에는 볼 줄 모르는 색맹의 시력을 타고난 듯하다. 또한 시 이외의 것으로는 내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을 모른다.
시는 그 전제적 힘으로 나의 시력과 감성과 생명력을 독점해왔고, 언제나 내게 시와의 뜨거운 밀회를 꿈꾸게 했다.
각박한 생활 속에서도 시는 때때로 내게 숨 쉬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순간순간 자유의 공간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떠돌이 같은 마음의 병을 위로해주는 치유의 손이기도 했고 자칫 무너질 것 같은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든든한 바위가 되어주기도 했다.
세속적인 욕심이나 허영을 맑게 씻어주는 청정한 공기 같은 것이기도 했으며 고통의 신비를 깨닫게 해주는 열렬한 신앙 같은 것이기도 했다.
(중략)
세상과의 불화가 그 숙명인 시인이라는 자리는 벅차고 고통스럽긴 하지만, 그러나 세상에 시 쓰는 일 말고 또 어떤 근사한 일이 있다고 해도 나는 아마도 시를 생각하는 시간만큼 정직하게 고통과 행복을 누리는 시간을 가질 수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가시 면류관이 그 영광이며 절망이 그 양식인 시인이라는 자리는 내가 평생을 익숙하게 지내온 가장 친근하고 소중한 나의 일이며 결국 나의 중심이며 내가 짊어지고 온 십자가이다.
이것밖에는 나를 설명할 길이 없으며 나의 삶을 증거할 표적이 없으므로, 비록 초라하고 부끄럽지만 내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시 쓰는 일을 드러낼 수밖에는 없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배웅
배웅 / 안부 / 그 아이 / 탱자 울타리 / 습지에서 / 봄비 2 / 텃밭 / 화가 이중섭 1 / 화가 이중섭 2 / 화가 이중섭 3

제2부 연가곡 변주
자클린의 눈물 / 물망초 / 솔베이의 노래 / 로렐라이 / 브람스의 눈물 / 밤 인사 / 슬픈 아다지오 / 작별 / 샤콘

제3부 사막의 사랑
편백나무 숲 / 사막의 사랑 / 새벽 미사 / 봉숭아꽃 / 선인장 / 귀거래(歸去來) / 처서 / 향기 / 겨울 등반 2

제4부 지워진 이름
지워진 이름 1 / 지워진 이름 2 / 지워진 이름 3 / 지워진 이름 4 / 지워진 이름 5 / 지워진 이름 6 / 지워진 이름 7 / 지워진 이름 8 / 지워진 이름 9

제5부 소나기
소나기 / 부산 1 / 부산 2 / 부산 3 / 부산 4 / 부산 5 / 부산 6 / 봄비 1 / 작은 성당 / 유년의 집 / 출항 / 고래

제6부 눈 내리는 밤에는
등불 / 노을 / 모과주 / 신기루 1 / 신기루 2 / 눈 내리는 밤에는 / 수목원에서 / 학림다방 / 가을 산

제7부 슬픔의 세포
외삼촌 / 열녀비 / 아버지 / 어머니의 김치 / 달팽이 / 낚시 / 사막 / 게임 / 밧줄 / 슬픔의 세포 / 시에게

■ 시인의 산문 : 시와 함께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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