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하고 싶은 셰프 샘킴,
그가 만든 요리를 나의 식탁으로 옮겨올 수 있다면
예능이면 예능, 교양이면 교양, 각종 장르를 가리지 않고 텔레비전에 종횡무진 등장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스타셰프, 샘킴. 그가 만들어내는 여러 요리를 보다보면, 그의 요리를 지금 나의 식탁으로 옮겨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곤 한다.
샘킴 셰프는 어떤 레시피로 요리를 할까? 내가 그것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쯤은 하나씩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 『한 달에 한 번은, 나를 위한 파인다이닝』은 그러한 독자의 바람에 답하듯 그가 실제로 레스토랑에서 선보이고 있는 요리들의 레시피를 알려주면서 동시에 자연주의 셰프 샘킴이 재료들을 대할 때의 시선과 요리를 할 때의 마음가짐을 차곡차곡 담았다.
무엇을 먹는가가 당신을 보여준다
라타투이부터 콩소메, 그리고 디저트까지
‘이탤리언 레스토랑 레시피’ 69가지 수록!
그가 총괄 셰프로 몸담고 있는 레스토랑 ‘보나세라’에는 ‘What you eat is who you are’이라는 문장이 곳곳에 적혀 있다. 짧지만 가장 강력하게 셰프의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래서 그는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에 더욱 신경을 쏟는다. 시장에서 깐깐하게 재료를 고르던 안목을 살려, 도심 한가운데의 레스토랑에서 자그맣게 텃밭을 일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김포공항 근처에 약 60여 평 규모로 농장을 꾸렸다. 레스토랑으로 출근하기 전 매일 두세 시간씩 들러 그곳에서는 셰프가 아닌, 농사꾼으로 완전히 변신한다. 그렇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재료들을 레스토랑으로 고스란히 가져와 요리를 만드니, 셰프의 음식은 저절로 건강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정통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어떤 중요한 날에만 찾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샘킴 셰프는 자신의 노하우가 축적된 레시피들을 기꺼이 공개하여 누구나 쉽게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69가지 요리는 실제로 ‘보나세라’ 레스토랑에서 선보이고 있는 요리들과 동일하다.
이것은 셰프의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많은 손님들이 요리를 좀더 이해하고 맛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이것은 레시피를 모아놓은 요리책이지만 중간중간 셰프의 요리철학을 함께 넣었다. 셰프가 추구하는 먹거리를 통해 길러지는 감수성과 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분히 함께하고 싶어서이다.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요리가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럴 때 저는 주저 없이 ‘진심이 담긴 요리’라고 말해요.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담긴 진심은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다고 믿어요.
진심을 다해 만들었으니까요. 최고의 비결이죠.”
이 책에 들어간 사진은 모두 평소 음식 사진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강희갑 포토그래퍼 손끝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맛깔나는 음식 본연의 색감과 질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고급스럽고 정갈한 그의 사진은 손에 잡힐 듯 사실적이며, 거의 예술에 가깝다.
또한 셰프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거나 농장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모습을 포착하여 음식을 대하는 셰프의 태도를 좀더 효과적으로, 최대한 가까이 밀착하여 보여주고자 했다. 포토그래퍼 눈에 잡힌 셰프의 여러 모습들은, 레스토랑에서 데커레이션까지 완벽하게 서빙되어 나오는 ‘하나의 접시’로만 음식을 접했던 우리들에게는 새삼스럽게 아름답다.
농장에서 싱그럽게 자라던 토마토 한 알, 가지 하나, 호박 하나를 주방으로 옮겨오고, 다시 셰프의 손길을 거쳐 접시 위에 완성된 요리로 테이블에 오르기까지의 수많은 과정들을 짐작하게 하고도 충분하다. 그러한 시간과 땀방울들이 모여 ‘고급 요리’가 되고, 또 그 요리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샘킴 셰프’를 탄생시켰을 것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이탤리언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스파게티나 피자를 주문하던 당신이라면, 이 책은 이번 기회에 조금은 생소하고 어려웠던 다양한 이탤리언 파인다이닝을 제대로 접해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