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나올 이 없는, 옛 추억 속의 조각난 편린.
아버지 헛기침 소리 같은 바람이 그리운 옛집으로 나를 앞세운다.
『내성천의 봄』은 그리운 옛집을 떠올리게 하는 구수하지만 청아한 시를 켜켜이 쌓아놓은 권영숙의 첫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작가의 고유한 경험들을 토대로 시를 썼다. 표제인 「내성천의 봄」을 비롯하여, 「어머니의 쌈밥」, 「내성천」, 「고향 집에 가면」, 「겨울 내성천」 등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들춰보는 느낌을 받게 한다. 작가의 고유한 추억이면서, 우리 모두의 기억이기도 한 여러 시를 네 부로 묶어, 그 여운마저 진하다. 하루하루 바삐 움직이는 요즘, 실개천 좁은 골목, 내성천의 묵은 갈대숲의 내음과 솔바람 댓잎 소리, 꽃잎 열리는 소리 듬뿍 담은 『내성천의 봄』으로 이른 봄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