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8월 24일 중앙정보부에서 ‘남조선해방전략당사건’이 발표된 지 어느덧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1968년 북한의 무장부대 32명이 청와대 공격을 시도한 ‘1·21사태’와 1·23 푸에블로호 사건 등으로 남북한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이 사건은 발표되었다. 이 사건으로 노동운동가 이일재는 무기형을 선고받고 만 20년을 차가운 감옥에서 지내야 했다. 그리고 촉망받는 경제학자 권재혁은 사형을 선고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갔다.
2009년 4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사건이 중앙정보부에 의한 조작사건이었음을 규명하였다. 그리고 2014년 5월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재심에서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사건이 발생한지 50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남북은 평화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 책은 평생을 이 땅의 노동해방을 위해 투쟁한 이일재 선생의 활동을 기억하기 위하여 기획되었고, 총 4부로 구성하였다. 1부 노동운동가 이일재의 사상과 ‘남조선해방전략당사건’은 안태정의 해방 직후 이일재의 사상과 활동, 임송자의 1950년대와 1960년대 전반기 노동운동의 좌절과 도전, 전명혁의 1960년대 ‘남조선해방전략당’의 형성과 성격 등 3편의 논문과 토론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글들은 2015년 10월 17일 민주노총 13층에서 열린 심포지움 ?1960년대 남조선해방전략당사건과 노동운동가 이일재?에서 발표된 글과 토톤문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국가보안법, 반공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안사건의 경우 상당수가 고문에 의해 사건내용이 조작·날조되었음을 우리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과정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사건의 수사기록, 검찰기록, 법정기록 속에서 사건의 ‘조작과 사실’ 사이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추론해 내고 역사적 의미를 연구할 수 있는 기초 자료, 사료로서의 이러한 기록들이 공개되고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일환으로 노동운동가 이일재 선생 추모자료집 간행위원회는 이 책자를 발간하기로 기획하고 결정하였던 것이다. (책머리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