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힘을 보여주는 참여문학의 본보기,
행동을 촉구하며 세상을 변화시킨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
1851년 「내셔널 이러(National Era)」지에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연재되자, 사람들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32개 국어로 번역되어 서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읽다. 이 책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스토는 1850년 도망친 노예가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재판을 금지하고 그 노예를 도와준 이까지 처벌받게 하는 법률인, 도망노예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자 깊은 분노를 느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의 노예제도는 미국 전역에서 시행되던 제도가 아니다. 목면이 산업의 핵심이던 남부의 주에서만 시행되고 있던 제도다. 목면을 심고 따고 가공하는 목면 농사를 거의 모두 흑인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던 미국 남부에서는 노예제도를 강력히 유지하는 게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북부의 주들은 농업이 아니라 공업과 제조업이 주된 산업이었고, 그 산업의 특성상 임금 노동이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게다가 북부에는 청교도 윤리가 바탕을 이루고 있었다. 북부의 주들은 제도상으로도 노예제도가 필요하지 않았고, 윤리적으로도 그것을 허용할 수 없었다. 스토는 노예제도를 유지한 남부와 인접한 곳에 18년간 살면서 노예들의 실상을 잘 알고, 그들의 삶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는 작품을 쓸 수 있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스토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부 사람들은 무조건 악한 사람이고 북부 사람들은 무조건 좋은 사람이라는 이분법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톰의 첫 번째 주인인 셸비 부부는 착한 사람들로서 그들은 노예들이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한다. 그들은 노예제도를 적극적으로 거부하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노예들을 대우한다. 톰의 두 번째 주인인 오거스틴 세인트클레어는 노예제도에 대해 증오심을 가진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노예들에게 너그럽고 그들을 방치하여 제멋대로 지낼 수 있게 한다. 셸비 부부건 세인트클레어건 응징해야 할 악당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북부 사람들은 어떠한가? 작가는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북부 사람들을 맹렬하게 비난한다. 그러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오필리어다. 겉보기에 그녀는 반성할 것이 전혀 없다. 그녀는 기독교 윤리를 충실하게 지키며 살았고 노예제도를 혐오한다. 하지만 그녀는 방관자일 뿐이다. 자신이 노예제도를 반대한다는 것만으로 인간다운, 기독교인다운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한 가지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녀가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처지에 서게 된 것은, 그녀가 어쩌다 재수 좋아 뉴잉글랜드, 즉 청교도 정신이 확고한 곳에 살게 되었기 때문일 뿐이다. 그녀도 흑인에 대한 편견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남부 사람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악이 행해지는 것을 방관하는 자도, 그 악을 행하는 자와 다를 바 없다.
노예 당사자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조지 해리스 부부처럼 도망을 가거나 혹은 그냥 체념하며 사는 노예들의 모습도 비쳐진다. 특히 현실적 인물에 바탕을 두기보다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인 소설의 주인공 ‘톰 아저씨’는 매우 이상적이다. 종교의 힘으로 잔혹한 현실을 뛰어넘는다. 그는 심지어 자신을 죽게 한 원수들도 용서한다. 작가는 톰을 노예제도를 있는 그대로 수락한 인물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고 감싸 안은 인물로 창조한다. 그럼으로써 북부 사람이건 남부 사람이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가장 실천적인 주인공이 된다. 이런 다양한 군상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노예제도의 불합리성에 대해 깨닫게 한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발휘하는 힘은 직설적인 고발 소설이 발휘하는 힘보다 훨씬 강력하다.
스토 부인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뛰어난 참여문학의 본보기다. 이 소설은 문학이 현실적으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아주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 소설은 우리의 주먹을 불끈 쥐게 하기보다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확실하게 행동하게 한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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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질문 <바칼로레아>
각 작품의 맨 마지막에 주제나 내용과 관련된 중요한 질문들을 실어두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이 질문들에 스스로 답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