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말
원칙중심의 국제회계기준이라고 하여 세부 회계처리 지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양한 거래나 사건에 대해서 회계처리를 할 때 구체적인 회계처리 지침이 없는 경우에 개념체계에 입각하여 회계처리를 하는 것이 국제회계기준의 기본이라고 하겠다. 국제회계기준에 명시적인 회계처리 규정이 없는 경우 재무제표 작성자와 감사인 모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마다 회계처리에 대한 주장이 다르기도 하고, Big4로 불리는 대형 회계법인도 특정 회계 이슈에 대한 의견이 불일치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중급회계나 고급회계도 국제회계기준을 토대로 서술되지만 명시적인 언급이 없는 부분에 대한 해석은 저자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저자가 책을 쓸 때 자신의 opinion과 국제회계기준에 명시적으로 언급되어 있는 fact를 구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
Fact를 자신의 opinion인 것처럼 서술하면 표절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본서는 2009년 초에 국제회계기준을 반영한 중급회계와 고급회계를 가장 먼저 출간했을 때부터 국제회계기준의 명시적 언급을 인용할 때 해당 기준서의 문단 번호를 표시해 오고 있다. 그런데 fact를 자신의 opinion인 것처럼 서술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자신의 opinion을 fact인 것처럼 서술하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에서 아무런 명시적 언급을 하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회계처리해야 한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특히 중급회계나 고급회계의 독자 중 상당수가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인데, 저자의 opinion을 fact인 것처럼 서술하면 국제회계기준에 명시적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회계처리를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또한 그와 같이 서술된 책에 기초하여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시험이 출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서는 2009년에 출간된 초판부터 다양한 견해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의 견해로는’ 또는 ‘저자의 판단으로는’이라는 식으로 저자의 opinion임을 분명하게 밝혀오고 있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특정 회계처리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중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슈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매우 방대한 국제회계기준의 내용을 학교 교육을 통해 모두 전달하기는 어렵다. 학교에서의 회계 교육은 학생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회계 이슈를 분석할 수 있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판단능력을 가르치는 것으로 충분하다. 정말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회계를 진지하게 공부하는 학생에게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분별력을 낮추고,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시험 수험생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개정판에도 지금까지 해 오던 본서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 개정된 국제회계기준의 내용을 반영하고 미진했던 종전의 내용을 개선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개정 7판의 주요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는 범위를 각 장의 초반에 서술함으로써 특정 거래나 사건에 대해서 어떤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는지, 그리고 특정 국제회계기준의 회계처리 대상이 아닌 것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2018년에 개정된 국제회계기준의 내용을 추가하였다. 여기에는 기준서 제1023호(차입원가)를 일부 개정하여 특정목적차입금을 사용한 자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그 이후부터 특정목적차입금을 일반목적차입금에 포함시켜 일반목적차입금의 자본화이자비용을 계산하도록 규정하였으며(제4장), 리스기준 개정으로 영향을 받는 투자부동산의 회계처리 내용을 수정하였고(제6장), 부(-)의 보상을 수반하는 중도상환특성이 있는 채무상품에 대한 개정된 내용을 소개하였다(제8장). 또한 금융부채의 조건변경이 제거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의 회계처리에 대해서 개정된 내용을 반영하였고(제9장), 보고기간 중 확정급여제도의 개정 등 사건이 있는 경우 사건발생일의 회계처리와 그 이후의 회계처리를 일관성 있게 변경한 부분을 설명하였다(제13장).
셋째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편집되어 있는 객관식 문제를 최근의 출제 경향을 반영하여 상당부분 교체하였다.
넷째, 제12장 수익부분과 제18장 리스부분은 종전 6판의 내용을 대폭 개선하여 다양한 예와 예제, 그리고 설명을 추가하였다. 이 외에도 설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많은 부분을 보완하였다.
본서는 대학 교재나 공인회계사 및 세무사 시험의 수험서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국제회계기준을 실무에서 적용해야 하는 기업의 회계담당자를 위한 참고서의 역할도 충분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 교재로 본서를 사용하는 교수나 강사들께는 별도의 강의 파일을 제공한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성원과 조언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본서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끝으로 본서의 출간에 힘써주신 도서출판 탐진의 최재범 사장님과 편집부 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9년 1월 저자 일동
※ 본서의 연습문제에 대한 해답과 해설은 도서출판 탐진의 홈페이지(www.tamjin.c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