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법학적성시험이 실시된 지 넉 달여가 지났습니다. 본시험 사흘 후에 학교 빈 강의실에서 시간을 재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 정도면 금방 개정판을 쓸 수 있겠거니 했는데 막상 키보드를 잡고 보니 처녀작을 쓸 때보다도 힘들었습니다. 법서(法書)의 개정을 기다릴 때마다 고작 개정법령이랑 판례 몇 개 더 넣고 말 것을 왜 이렇게 지체하나 볼멘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막상 개정을 하는 위치에 서 보니 역지사지하지 못한 단견이었을 따름입니다. 낳는 것보다 기르는 게 훨씬 더 어렵다는 말이 빈말은 아니었나봅니다.
이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와 입시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사법시험이 완전히 폐지되었고 사법연수원도 사실상 마지막 기수입니다. 뜨거운 감자인 변호사시험 이슈도 합격률이 40% 중후반대로 수렴해가면서 그것이 옳든 옳지 않든 간에 신규 진입자로 하여금 예측가능성을 담보해주고 있습니다. 입시 또한 나날이 공정성이 강화되고 있기에 머잖은 미래엔 좀 더 많은 수험생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안정을 넘어 미래를 이야기할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응시인원은 역대 최다인데도 입시 평균 경쟁률이 대폭 하락하여 로스쿨의 장밋빛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한국법학전문대학원이 일본처럼 실패하지 않고 우수하면서도 유일한 법조인력 양성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부단한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탁월한 신입생이 필요합니다. 법조인이 되고자하는 열정이 있지만 LEET에서 발목을 잡힌 여러분이 제 졸저를 통해 알맞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본인의 꿈을 펼쳐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부분을 전면 재검토했습니다. 초판을 다소 급히 내면서 미진했던 부분을 증보하였습니다. 어색하거나 중의적인 표현을 개선하여 원의(原意)가 더 잘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파트에서는 2019학년도 언어이해 기출문제에 대한 총평과 주요 지문 및 문항 풀이방법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다른 연도별 주요 지문 풀이 TIP도 소폭 수정하였습니다.
을 읽고 여기로 돌아와서 아래 기도문을 다시 한 번 보기 바랍니다. 무척 새롭게 느껴질 겁니다.
주여, 우리에게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God, give us grace to accept with serenity the things that cannot be changed,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that should be changed,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and the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
- 라인홀트 니부어(Reinhold Niebuhr), 평온을 비는 기도(The Serenity Prayer)
신림동에서 최인겸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