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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이웃

고요한 이웃

  • 양혜영
  • |
  • 삶창
  • |
  • 2018-11-30 출간
  • |
  • 263페이지
  • |
  • 145 X 210 mm
  • |
  • ISBN 9788966551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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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폭력과 차별로 가득 찬 세계

양혜영의 첫 소설집 『고요한 이웃』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회적, 문화적 약자들이다. 「오버 더 레인보우」의 ‘나’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리’와 동거를 하지만 ‘리’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단지 욕망의 대상일 뿐이다. ‘리’는 어느 날 어린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성폭력을 휘두르다 ‘나’와 다툼을 벌인다. ‘나’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자신의 집을 나와 버린다. ‘나’와 함께 어린아이는 ‘리’의 폭력에 제물이 된 셈이다.
「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작품에서도 ‘나’는 남편에게 철저하게 버림받는다. 한편으로는 시어머니에게 가난하다고 해서 멸시를 받고, 그에 동참한 남편은 ‘나’의 과거까지 의심하면서 이중으로 버림받은 것이다. 실어증에 걸린 ‘나’는 어머니 집에 와서 오빠 부부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지만 그전에 ‘나’에게서 버림받은 규태를 통해 마음의 치유를 받는다. 말미에서 결국 규태와 연결되지만, 그 사이의 매개체로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고양이가 등장한다.
「구두」나 표제작인 「고요한 이웃」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구두」의 주인공은 혼혈 여성인데, 아버지는 어릴 때 호주로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필리핀인과 인도인이 대부분인 공장에 일을 하지만 다시 공장장의 성폭력에 시달리다 자신을 유일하게 도와준 필리핀 노동자인 ‘미구엘’과 함께 공장을 나와 동거를 한다. 그런데 미구엘은 ‘N’이라는 여장가수로 생계를 잇고 ‘나’는 이국적인 용모를 이용해 학원 영어강사를 하지만 허위 경력을 빌미 삼은 학원장에게 다시 성폭력을 일상적으로 당한다.
「고요한 이웃」에서는 남편의 폭력적인 일상이 이야기의 배면에 깔려 있다. 그는 ‘고니’에게 폭력의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옆집 여자가 찾아온다. ‘고니’는 그 여자와 남편이 부재한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함께 먹으며 자가치유를 하는데, 집에서는 자꾸 이상한 냄새가 나고 파리가 꾄다.

폭력적인 세계에 맞서는 약자들

양혜영의 소설은 대체적으로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데 아마도 일상이 된 폭력에 대한 작가의 내면 상태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무력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나’는 ‘리’의 아동 성폭력에 맞서 폭력으로 응징을 하고 유일한 자신의 세계인 집을 어린아이와 함께 뛰쳐나와 버린다. 「구두」에서는 더 적극적이다. 학원장의 노골적이고 상습적인 성폭력에 여장가수 ‘미구엘’을 통해 알게 된 ‘킬 힐’로 자신의 여성을 조롱하고 착취했던 원장을 가격함으로써 앙갚음을 한다.

나는 그에게 묻는다. “멘스야?” 원장은 아무 대답이 없다. 괜찮다. 대답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까치발을 하고 나머지 구두 한 짝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더, 더, 더… 하늘에 닿을 듯 올라갔던
구두가 성급하게 떨어진다. 하늘 가득 번져 있던 노을이 빨갛게 물든다. 그 선연한 빛을 향해 다시 한번 구두를 들어 던진다.(134)

원장이 생리 중인데도 “멘스야? 피 냄새가 나는데….” 하면서 자신을 폭행했던 어떤 때를 되돌려주는 장면이다. 원장의 이마에 있는 점을 킬 힐의 뒷굽으로 찍으면서 원장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원장은 ‘나’의 동거인인 여장가수 ‘N’ 즉 ‘미구엘’에게까지 손을 뻗쳐 미구엘이 떠나게까지 한 인물이다.
한편 「고요한 이웃」에서는 남편은 계속 부재중이다. ‘고니’와 싸우고 화해를 미처 못 했는데, 남편에게서 퇴근 시간이 되면 전화만 올 뿐 끝내 귀가하지 않는다. 아니 남편이 곧 돌아온다는 암시만 가득할 뿐 남편은 오지 않고 그동안 ‘고니’는 옆집 여자의 폭력의 흔적을 감싸준다. 그런데 집에서 자꾸 이상한 냄새가 난다. 남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러나 죽지 않는다

양혜영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매우 복합적이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경우도 있고, 가해가 가해를 연이어 불러들이며 중첩을 이루는 상황도 있다. 또는 「랩의 제왕」에서처럼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불러 폭력의 아수라장으로 변한 경우도 있다. 「물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은 태국 여성 ‘미오’를 착취하고 도망치다시피 해서 귀국을 했지만 돌아온 마을은 철거 직전이다. 돌아갈 데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여기에 수해가 덮쳐 잠시 노숙자처럼 기거하던 곳도 물에 잠겨버린다.
양혜영의 소설은 어떤 출구도 탐색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폭력에 폭력으로 맞대응하는 파괴적인 광경이 펼쳐지고, 집을 나와 거리를 헤매거나, 철거와 자연재해에 휩싸여 있다. 「물집」의 다음 장면은 그것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남자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고 앞을 바라보았다. 지붕이 사라진 노인의 집이 보였다. 노인의 집은 제대로 저항도 못 한 채 물속에 잠겼다. 그 기세에 소용돌이가 더 크고 깊어졌다. 버킷 안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 아이스박스가 심하게 흔들리며 노인의 집이 있던 쪽으로 향했다. 남자는 서둘러 등에서 배낭을 벗었다. 배낭 속에 있는 노인의 봉투가 떠올랐지만 망설이지 않고 배낭을 힘껏 던졌다. 남자의 모든 것이 담긴 배낭이 잠시 물 위에서 맴돌다 이내 사라졌다. 남자는 조금 가벼워진 아이스박스 밖으로 팔을 내밀어 물살을 헤쳤다. 흙탕물이 얼굴을 덮쳤다. 버킷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남자는 온몸을 흔들며 앞으로 향했다. 발바닥에 새로 생긴 물집이 터져 피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 열 번째 물집이었다.(215)

‘물집’은 계속 생긴다. “발바닥에 새로 생긴 물집”이란 무엇을 가리킬까. 그것은 혹 걸어온 길 자체가 상처투성이였다는 것은 아닐까. ‘길=상처’인 위에서 아무리 둘러봐도 “저항”은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집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존재는 「틈」의 주인공이다. ‘나’는 더 강해지기를 염원하며 자신의 또 다른 상처이기도 한 ‘규태’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틈”에 지나지 않으며 고양이의 길을 통해 얻은 은유이다. 그것을 통해서 가까스로 존재 증명을 하고 있는 셈인데, 이게 양혜영의 솔직담백한 장점이기도 하다. 소설은 세계의 끝을 말하는 장르가 아니다. 어쩌면 주인공들의 일차원적인 대응 자체가 살아 있음을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해설을 쓴 이정현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금-여기의 문학 텍스트들은 대개 어두운 세계를 응시한다. 텍스트의 암울함은 독자들에게 전이(轉移)된다. 그래서 누군가는 암울한 현실을 다룬 암울한 텍스트들을 의식적으로 거부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암담한 현실을 반복 응시하는 글을 쓰는 작가들이 불가해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양혜영의 소설에서 소외받고 가난한 자들은 끊임없이 폭력과 모멸을 감당한다. 희망이라는 출구는 굳게 닫혀 있다. 그러나 큐브 같은 세계에서도 그들은 삶을 저주하거나 자해하지 않는다. 요컨대 그들은 죽지 않는다. 현실도 그와 비슷하다. 소설 속에 묘사된 폭력적인 풍경들은 결코 낯설지 않다. 현실은 아마도 소설보다 더한 지옥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잔혹한 세계와 환대의 불가능성」) 중


목차


작가의 말 / 5

오버 더 레인보우 / 7
랩의 제왕 / 31
틈 / 61
올드 하바나 / 83
구두 / 109
고요한 이웃 / 135
요나 / 165
물집 / 189
아웃 오브 아프리카 / 217

해설
잔혹한 세계와 환대의 불가능성(이정현) /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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