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의미의 현장을 벗어나 문학비평의 현장을 넓힌 비평집
이 비평집은 현대문학사 100년을 현장으로 보는 비평의 새로운 개척을 시도한다.
“나로 하여금 현장으로부터 떠나지 않을 수 없게 한 이유나 조건들은, 거꾸로 나 자신으로 하여금 새로운 방식으로 현장에 재귀하도록 한다. ‘지금, 이곳’이라는 현장적 상황 논리, 비좁은 의미의 현실에 얽어매인 자였던 나는, 눈앞에 닥친, 백 년 한국현대문학사라는 비교적 긴 시간의 ‘사건’들에 적응해야 했다. 한국현대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그 자의식을 토대로 삼아 비평하는 사람이 되게 했다.
대략 2004년 경부터 현재의 시점에 이르기까지 나는 일련의 작가들을 읽으며 그들의 삶과 작품을 둘러싼 일들을 살피는 데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본질상 숨 얕은 비평가요, 호흡 긴 연구자의 체질은 타고나지 못한 나다. 이광수, 채만식, 박태원, 이효석, 이상, 김유정, 임화, 김기림, 김남천, 김환태, 백석, 오장환, 박인환, 김수영, 손창섭, 최인훈 같은 작가와 시인, 평론가들을 읽어 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 작가, 시인, 평론가들을 이미 알려진 것 이상으로 탐구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일들에 대한 탐색을 통하여 현재와 과거의 새로운 관계를 밝히고, 이러한 작업을 연구와 비평을 가르는 경계선의 저편에 박제물 형태로 고정시켜 두지 않고 비평적 연구 또는 연구로서의 비평이라는 새로운 종합에까지 끌어 올려야 했다.”
(저자 서문 중에서)
현대문학사의 중요 국면에 대한 전혀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비평집
해석의 답습, 정전의 고수, 틀에 박힌 문학사 이해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 평론집은 내가 생각하는 현장의 이야기다. 나는 식민지 근대화론이라 불리는 이식론에 위화감을 품어 왔다. 등급과 위계를 설정하고 지배를 정당화 하는 논리는 생리적으로 싫다. 나 자신 젊을 때 품었고 지금의 젊은 문학인들도 가지고 있는 정치적 문학론에 대해서도, 반대로 현실이라는 것에 대한 탐구와 자각이 없는 문학에 대해서도 마음 편치 않다. 나는 문학을 비좁은 현실이 아니라 드넓은 삶 자체의 표현이라 간주하되 동시에 역사와 현실과 예술의 전통을 강렬하게 의식해야 한다고 믿는다. ‘예술주의’적이면서 동시에 역사적, 현실적, 정치적인 역설의 문학을 추구하며, 이 미정형, 잠재태로서의 한국문학을 위해 비평 행위라는 것을 한다. 이 때문에 나는 한국현대문학사의 여러 형태의 정통과 정전과 권력에 대한 심문, 새로운 해석, 재평가를 시도한다. 내 비평의 현장은 오늘에 이르는 한국 현대문학사의 ‘모든’ 중요 국면들이다.”(저자 서문 중에서)
첨예한 시각과 전통에 대한 인식이 공존하는 비평집
○ 한국현대문학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한국 현대문학은 이식과 모방의 역사인가?
한국에서의 소설, 현대소설, 그리고 현대로의 이행
1. 한국에서의 소설 전통
2. 노블, 소설, 그리고 근대
3. 근대문학, 기점에서 지표로
4. 김윤식·김현의 『한국문학사』, 황패강의 『한국문학의 이해』
○ 신소설은 과연 일본 정치소설을 베끼기만 했나?
신소설은 어디에서 왔나?
1. 전란을 다룬 한국 소설의 어떤 전통
2. 「최척전」의 소설사적 위상과 『혈의루』의 장르적 재평가
3. 『혈의루』, 「절처봉생」, 『백련화』에 나타난 ‘전란’의 변주
4. 『혈의루』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 『무정』은 근대화를 넘어 탈근대화를 주장했다.
이광수 『무정』을 어떻게 읽어 왔나?
1. 일제 강점기의 『무정』읽기ㅡ김동인과 임화의 경우
2. 『춘원 이광수』, 『이광수 평전』, 『이광수와 그의 시대』ㅡ작가론의
독법
3. 『무정』연구의 전문화 및 서양의 지적 원천 탐구
4. 안창호와 이광수의 관련성―‘유정·무정’ 사상과 관련하여
○ 박인환 문학과 김수영 문학에 대한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과연 박인환은 경박한 문학이었는가? 김수영의 ‘온몸시’론은 참여문학론인가?
박인환의 문학사적 위상―해방과 전후 시단의 ‘책임 의사’
1. 김수영의 박인환 평가 이면
2. 김기림, 오장환, 박인환의 계선
3. 해방이 낳은 ‘최초’ 시인 박인환
4. 해방기 박인환 시의 전위성
5. 전쟁의 동시대성ㅡ박인환의 버지니아 울프 인식
김수영과 ‘불온시’ 논쟁의 맥락
1. 김수영이냐, 이어령이냐
2. ‘전향자’ 김수영의 내면 풍경
3. ‘불온시’ 논쟁에 이르는 길목
4. ‘불온시’ 논쟁과 ‘온몸시’론의 의미
○ 김윤식, 백낙청 등 윗세대 문학인과의 전면적 대화를 시도한다.
숙명과 그 극복이라는 문제―김윤식론
1. 어찌 되었든 쓴다는 것
2. 비평 행위의 의미
3. 어떻게 근대를 따라잡을 수 있나?
4. ‘근대’라는 아포리아 앞에서 묻기
역사와 문학의 시적 완성이라는 문제―백낙청론
1. 비평
2. 리얼리즘
3. 만해와 김수영
4. 재현, 전형
5. 지혜의 시대
○ 문학적 식민지 근대화론을 논파하다.
“이제 사실을 말한다면 이 평론집은 내가 생각하는 현장의 이야기다. 나는 식민지 근대화론이라 불리는 이식론에 위화감을 품어 왔다. 등급과 위계를 설정하고 지배를 정당화 하는 논리는 생리적으로 싫다. 나 자신 젊을 때 품었고 지금의 젊은 문학인들도 가지고 있는 정치적 문학론에 대해서도, 반대로 현실이라는 것에 대한 탐구와 자각이 없는 문학에 대해서도 마음 편치 않다. 나는 문학을 비좁은 현실이 아니라 드넓은 삶 자체의 표현이라 간주하되 동시에 역사와 현실과 예술의 전통을 강렬하게 의식해야 한다고 믿는다. ‘예술주의’적이면서 동시에 역사적, 현실적, 정치적인 역설의 문학을 추구하며, 이 미정형, 잠재태로서의 한국문학을 위해 비평 행위라는 것을 한다. 이 때문에 나는 한국현대문학사의 여러 형태의 정통과 정전과 권력에 대한 심문, 새로운 해석, 재평가를 시도한다. 내 비평의 현장은 오늘에 이르는 한국 현대문학사의 ‘모든’ 중요 국면들이다.”
한국에서의 소설, 현대소설, 그리고 현대로의 이행
1. 한국에서의 소설 전통
2. 노블, 소설, 그리고 근대
3. 근대문학, 기점에서 지표로
4. 김윤식·김현의 『한국문학사』, 황패강의 『한국문학의 이해』
5. ‘이행’으로서의 근대문학사를 위해
‘신라의 발견’ 논쟁에 붙여
1. 이 논의의 위치와 성격
2. 이광수에 관한 이해에 관하여
3. 내부와 외부, 한국 소설의 근대이행에 관하여
○ 현재의 한국문학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한강, 황석영 문학을 논하다. 탈북문학을 논하다.
인간의 본원적 생명력에 대한 직관과 경의―황석영,『심청』에 이르기까지
1. 단편소설 「밀살」의 인상
2. 『손님』 혹은 「장사의 꿈」을 빌려
3. 『심청』과 한국문학 전통
한강 장편소설 『채식주의자』의 ‘나무되기’―문학전통의 혼합 문제를 중심으로
1. ‘변신담’에 관한 현대철학의 관심과 해석
2. 비교―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와 한강의 『채식주의자』
3. ‘날개’ 잃은 여성 주인공의 ‘나무되기’의 의미
4. ‘나무되기’의 전통들과 『채식주의자』의 보편성
‘수용소 문학’에 관하여ㅡ<아우슈비츠의 남은 자들>, <수용소 군도>, <인간 모독소>
1. 위선과 교활과 야만 이후
2. 안과 밖의 수용소 문학들
3. 아감벤을 통하여 수용소 읽기
4. 국가 사회주의 체제의 한계 상황들
5. ‘현실’들을 횡단하여 읽는 법
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등등 이 비평집은 지금까지 이해되어 온 문학사 이해를 논박하고 새롭게 수정하는 논의들로 가득차 있다. 이 비평집은 하나의 문학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