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공학의 쓸모
공학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알려 주다
《10대에게 권하는 공학》은 수많은 공과 대학 신입생들이 입학을 앞두고도 공학과 과학의 차이를 모른다는 사실에서 시작됐다. 학교에서는 공학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지만 공과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공학을 권하는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이 모든 원인은 우리가 바야흐로 앞두고 있는 새로운 산업 혁명에 있다.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자율 주행 자동차 등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의 움직임은 모두 공학이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상상 그 이상의 세계가 도래할 미래 세대의 주인공인 청소년에게 공학이란 무엇인지, 공학이 어떻게 우리 사회를 움직여 왔는지, 공학이 앞으로 만들어 갈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공학 전반에 대해 엔지니어가 직접 설명한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고대의 돌도끼에서부터 매일 쓰는 볼펜 하나하나까지 공학적 산물의 결과임을 밝히고, ‘공학과 과학은 비슷하지 않을까?’ ‘엔지니어는 수학과 과학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 등 정규 교과 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어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도 하나하나 짚어 낸다.
이제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읽고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공학을 알아야 한다. 공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기술 변화를 감지하고, 공학이 인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공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상식이자 교양이 되어 버린 지금, 《10대에게 권하는 공학》은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청소년, 엔지니어를 꿈꾸지 않지만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되고 싶은 청소년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다.
■ 책 속으로
공학은 이러한 과학 지식을 활용해 인류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실제로 만들어 내는 학문입니다. 자연 현상이나 원리를 탐구하는 작업도 대단히 의미 있지만 실제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고 이롭게 하기 위해 없던 것을 새로이 창조하는 작업이야말로 정말 멋진 일이 아닌가 합니다. 과학은 맞고 틀림이 분명할 뿐 아니라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공학에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해결책 중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낼 뿐입니다.
_P18
사람이 어렵게 생각하는 것과 기계가 어렵게 생각하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그리고 코딩 교육은 프로그램을 잘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의 논리에 맞춰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수학 교육의 목적이 계산력을 높이는 데 있지 않고 논리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 데 있는 것처럼요. 최근 코딩 교육이 열풍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코딩을 잘해야 앞으로의 세상에서 유리하다고 합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코딩 교육이 방향을 잘못 잡으면 또 다른 시험 위주의 교육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배운 대로 숙달해 코딩하게 하거나 외워서 코딩하도록 함으로써 또 하나의 불필요한 과목으로 전락할 수 있지요.
_P44
인간은 좀 더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을 고안하고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역사를 움직였습니다. 실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석기 시대를 거쳐 청동기, 철기 시대, 산업 혁명 이후, 현대 문명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발전사를 곧 도구의 발전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학적으로 도구가 어떻게 발명되고 개량되는지에 따라 역사가 큰 전환점을 맞이한 것입니다.
_P57
오늘날 제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인공 지능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제1차 산업 혁명이 일어나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한 것처럼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대신할까 봐 우려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인공 지능을 이길 수 있을까요? 이긴다 해도 우리에게 어떤 점이 이로울까요? 우리는 역사적 교훈에 비추어 볼 때 인공 지능과 경쟁하기보다 인공 지능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기차보다 더 빨리 달리려 하지 말고 기차에 올라타야 하는 것처럼, 또 컴퓨터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하려 하지 말고 컴퓨터를 잘 활용해야 하는 것처럼 이제는 인공 지능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할지 궁리해야 합니다.
_P122
공학은 시대적인 요청에 따라 변화하는 학문입니다. 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기계공학은 기계 공업과 연관되고, 전자공학은 전자 산업과 연관되며, 토목공학이나 건축공학은 건설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그러니 국가별 또는 시대별로 어떤 산업에 주력하는지에 따라 공학에서 인기 있는 분야나 전공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만 해도 과거 산업 시대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인공 지능, 로봇 등이 주력 산업 분야로 떠오르고 있잖아요? 여러분도 그쪽에 관심이 많을 테고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사를 넘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대학 학과들 역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세분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_P159
통신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단순한 속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여태까지 생각하지 못한 응용도 가능하게 만들어 주지요. 2G폰에서 3G폰으로 휴대 전화가 발전하면서 문자 전송 속도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동영상 전송과 화상 통화도 가능해진 것처럼요. 지금은 이보다 빠른 5세대 이동 통신인 5G가 등장하면서 주변 사물들 사이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덕분에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각종 가전 기기들이 서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사용자의 실시간 요구도 반영하는 효율적이고 편리한 세상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_P184
그런데 공학에서도 예상과 달리 수학을 많이 쓰는 전공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전공이 있습니다. 기존의 공학 분야에서도 그렇고, 최근에 생기는 융합 전공 중에도 수학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하는 전공이 있지요. 생물학과 융합한 생명공학이나 화학을 주로 다루는 공업화학 또는 경영학적 성격을 갖는 산업공학 등이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수학이 전혀 필요 없지는 않기 때문에 수학을 아주 멀리하면 곤란하겠지요?
_P203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려면 말하기와 더불어 글쓰기 실력도 특별히 갈고닦아야 합니다. 그래야 복잡한 공학 문제를 일반인들이 이해하도록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사용 설명서나 소프트웨어 설명서를 보다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때가 있었지요? 이는 표현력이 별로인 이공계 출신의 개발자가 직접 썼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글솜씨가 좋아도 개발자가 아닌 사람은 해당 기술을 모르니 대신 설명서를 써줄 수도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공학 교육에서도 글쓰기를 강조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지 않으면 그 가치는 인정받지 못할 테니까요. 사실 글쓰기는 사람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훈련이기도 하지만 논리력과 사고력 계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_P209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능력 가운데 인공 지능이나 컴퓨터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은 어떤 것일까요? 인간의 암기력은 저장 속도나 용량 그리고 정확도 면에서 컴퓨터 메모리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연산 능력 역시 컴퓨터를 당해 낼 재간이 없지요. 인공 지능의 어휘력, 독해력, 작문 실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직은 번역이나 기사 작성 실력이 어설프지만, 분명 언젠가는 사람을 대신하겠지요. 그나마 판단력과 사고력 그리고 창의력만큼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다행입니다. 그리고 이 능력들의 공통점은 모두 알고리즘화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_P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