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가 좁고 자원이 없는 나라, 그런 대한민국을 성장하게 한 것은 경쟁이다. 오랜 전통을 지닌 교육열 덕택에 우리에게는 인재가 많았고, 과거시험, 입시 문화 속에서 사회적으로 경쟁하는 시스템이 꾸준히 인재 양성 체계의 역할을 해왔다. 어떤 형태로든 우리나라만큼 경쟁에 익숙한 사회도 드물 것이다.
게다가 근대 산업화 이후의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지고 다양해졌다. 극빈의 후진국에서 시작해 개발도상국의 관문을 넘어서면서 우리에게는 더욱 복잡한 경쟁 시스템과 치열한 경쟁 관련 표어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예 중 하나로 우리는 어느 대기업 회장의 ‘메기론’과 ‘미꾸라지론’을 익히 들어왔다. 경쟁 없이 나태한 논에서 사는 미꾸라지들에게 어느 날 천적인 메기를 한 마리 던져주면, 미꾸라지들 사이에 생존을 위한 자구책과 경쟁의 구도가 생겨난다. 그리고 그것이 미꾸라지의 생태계를 더욱 튼튼하게 한다. 우리 경제 및 사회 전반의 경쟁 시스템이 사회발전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마찬가지이다. 그 덕택인지 그 회사는 세계 1류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이제 산업 전반의 선진화를 이루었고, 4차 산업사회에 돌입하게 되는 우리 사회의 경쟁은 또 다른 의미로 규정될 필요가 있다. 경쟁력의 강화만이 아니라, 약자를 품어주고, 더욱 따뜻한 인간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좀 더 대승적인 경쟁으로 거듭나야 한다.
사회학자들은 간혹 도덕을 인간 경쟁을 통해 경험한 사회적 의식 발전과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베푸는 선의는 결국 타인에 대한 일방적인 동정이나 시혜가 아니라, 오랜 경험의 결과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회 시스템의 안정성과 평화로운 공생, 그리고 자신의 부(富)를 극대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깨달음의 내면적 축적물이 바로 도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커피 씨앗도 경쟁한다』가 던지는 메시지는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하여 모두가 상생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경쟁의 구도에 대한 깨달음을 준다고 하겠다.
기해년 새로 떠오르는 태양을 기대하며, 대한민국 경영인들의 손에서 이 『커피 씨앗도 경쟁한다』가 가까이 자리하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대한민국 사회와 산업의 경쟁 시스템에 새로운 변화의 온기가 불어넣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