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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조선

아, 조선

  • 장혁주
  • |
  • 소명출판
  • |
  • 2018-11-19 출간
  • |
  • 392페이지
  • |
  • 152 X 223 X 28 mm /582g
  • |
  • ISBN 979115905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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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식민과 냉전, 그리고 이중적 글쓰기
한국문학사에서 장혁주(1905~1998)는 그다지 명예로운 이름이 아니다. 1940년대 전반 그의 전시 협력물도 비판의 대상이지만 더 문제적인 것은 해방 이후 일본 국적 취득(1952)과 일관된 ‘일본어 글쓰기’이다. 한국어로 쓰인 작품들을 연구한다는 한국문학사의 ‘자명한’ 관점에서 본다면, 그의 일본어 텍스트들은 작가의 친일 전력을 비판할 때를 제외하고는 진지한 연구의 대상이 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한국문학계에서는 이중언어(bilingual) 세대 작가의 창작이라는 입장에서 장혁주 문학을 재평가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장혁주는 김사량(1914~1950)과 같은 본격적인 이중언어 세대보다 앞 세대로 사실상 이중언어 세대 작가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동일한 이중언어 작가이면서도 민족적 저항의 이름으로 종군하여 한국전쟁 중에 일찍 생을 마감한 김사량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장혁주의 일본어 글쓰기에 대한 평가가 쉽게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장혁주의 일본어 텍스트, 특히 해방 이후 일본어 텍스트를 조금 다른 맥락 속에 놓아보면 어떨까. 더 이상 제국이 아닌 장소에서 계속해서 마이너리티로 살아가야 했던 구(舊) 식민지인들의 삶과 언어라는 맥락 속에서라면, 그의 소설은 문학사뿐만 아니라 사회사적으로도 다시 한 번 살펴볼 만한 기록이 분명하다. 실제로 장혁주의 일본어 글쓰기나 귀화라는 선택은 장기간 식민 통치를 겪은 민족의 경우라면, 그 수가 많든 적든 나타날 개연성이 높은 유형이다. 특별히 작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살던 땅에 계속 남기를 원한 이들에게 귀화라는 생존 방식이 하나의 선택지였던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중적 글쓰기는 두 이데올로기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냉전 시대에 민감한 사안을 객관적으로 그릴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번역된 "아, 조선(嗚呼朝鮮)"(1952)과 "무궁화(無窮花)"(1954)는 모두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다. 이 두 작품에서 장혁주는 당대의 한국소설에서는 다루기 어려웠던 소재―이를테면, 이승만 정부에 의한 양민 학살 사건, 부정 사건 등을 자세히 묘사한다. 당시 남한에서는 보도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사건들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일본어로 쓰였기에 당국의 검열을 피해 한국전쟁의 실상을 고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어가 포착해 낸 한국전쟁의 불편한 진실-"아, 조선"
"아, 조선"은 1951년 마이니치(每日) 신문사의 후원으로 취재 차 한 달여간 한국을 방문한 뒤 쓰인 작품으로 장혁주에게 일본에서 작가로서 재기하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본 국적과 일본어 글쓰기라는 이 조건들은 장혁주가 한반도의 전쟁을 남이나 북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고 제삼자로서 거리를 두고 관찰할 수 있는 결정적인 물적 토대로 작용했다. 게다가 이 조건들은 한국 정부의 공식 검열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 사유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소설은 주인공 ‘성일’이 북한 의용군에 강제 징집되어 무고한 남한 인민들을 살상하게 되는 경험을 자세히 묘사한다. 그러나 ?아, 조선?이 흔한 반공소설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는 다른 한편으로 이 작품이 남한 정부에 의해 자행된, 양민을 상대로 한 국가 폭력의 양상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의용군에서 탈출한 ‘성일’이 다시 남한 국민방위군에 징집된다는, 파란만장한 설정으로 인해 당시 남한에서는 신문 보도조차 자유롭게 허용되지 않았던 거창 양민 학살 사건이나 대대적인 국민방위군 부정 사건들이 이 소설에서는 상당히 비판적인 어조로 자세하게 다루어질 수 있게 된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의미심장하게도 수용소(거제도 포로수용소로 짐작되는)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당시 포로들에게 주어진 남과 북이라는 선택지 중에서 ‘성일’이 자신이 살던 남쪽을 원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물론, ?광장?의 이명준처럼 제3국을 택한 소수의 포로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성일’은 현존하는 남북 정치 체제 어느 쪽에도 진정으로 마음을 주지 않는 인물 유형이기도 하다. “이승만도 김일성도 없는 어딘가 먼 땅에 가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략…) 그는 정치가 없는 작은 섬에서 천국과 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상상하며 선망했다”라는 구절에서와 같이, ‘성일’의 회의와 환멸은 에두름이 없는 직접적인 언어로 표현되었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다룬 1950년대의 한국어 작품들이 극심한 이데올로기적 편향을 보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추상적인 이데올로기 부정으로 흘렀던 것과 좋은 대조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를 비추는 낯선 거울, 이중적 글쓰기
전후의 가장 명민했던 시인 중 한 사람인 김수영도 개인의 가장 내밀한 생각을 적는 일기를 일본어로 썼을 만큼 일본어의 영향력은 당시 한국의 문인들에게 광범위하고 일반적이었다. 한국어로 사유하고, 사유한 언어 그대로 창작하는 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최근의 일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중언어 세대 작가와 그들의 글쓰기는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들의 존재는 식민지라는 것, 식민지인으로 살아간다는 일이 구체적으로 어떠했는가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동시에 한국 근대문학의 출발 자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혼종적’이라는 사실도 새삼 자각하게 만든다.
한편, 1950년대 일본어로 쓰인 장혁주의 이 작품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전쟁의 재현 관습을 상대화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중 가장 큰 사상자를 남긴 미군의 공습이 기존 한국소설에서 의외로 과소 재현되었다면, 두 소설에서 공중 폭격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자세하고 세세하게 묘사된다.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 비유했던 하이데거 식으로 말한다면, 일본어에 존재를 의탁했던 작가의 시선은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낯설게 응시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3

/

아, 조선
제1부 ― 골고다로 가는 길 15
제2부 ― 피난민 115
제3부 ― 절망의 저편 215

/

부록
작품 해제 353
참고문헌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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