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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

  • 손한옥
  • |
  • 달아실
  • |
  • 2018-11-30 출간
  • |
  • 144페이지
  • |
  • 129 X 200 mm
  • |
  • ISBN 979118871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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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어머니가 진부한 게 아니다
- 손한옥 시인의 시집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 편집 후기

1
손한옥 시인과는 사실 일면식이 없다. 그런데도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낸 고향의 누이 같다. 십여 년 전 일이다. 고형렬 선생께서 만들던 잡지 『시평』을 정기 구독하던 때였는데, 처음 보는 이의 시가 눈에 확! 들어왔다. 손한옥 시인의 시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이라는 비교적 긴 시였다.

ㅡ사당패같이 돌아 다니는 년
ㅡ머리 피도 안 마른 것이 머슴아 만나는 년
ㅡ쌔가 만발이나 빠질 년
ㅡ주딩이가 열 닷 발이나 나온 년
ㅡ조둥이가 염포창날 같은 년
ㅡ갈롱 부리다 얼어 죽을 년
ㅡ지 에미 잡아먹을 년
ㅡ엄발이 돋을 데로 돋은 년
ㅡ어른이 나무랄 때 한 마디도 안 지고 아바리 총총 하는 년
ㅡ제 어미 알기로 발가락새 때만도 안 여기는 년
ㅡ양탈비탈 둘러대고 돌아다니는 년
이런 년, 나를 두고 어머니는
고렇게 사람 말 안 들으면 눈에 밍태 껍데기 붙이고 영남루 다리 밑에 있는 너거 엄마한테 데려다 줄거라고
ㅡ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니 닮은 딸 하나 낳으라고
축원하고 또 축원하셨다
어머니, 수 년을 산문産門 닫고 사시다가 새삼스런 마흔에 나를 낳고
한풀이란 한풀이는 다 하셨네
―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 부분

그리고 이 시는 손한옥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천년의시작, 2010)의 표제시가 되기도 하였다. 그 시집에는 또 한 편의 눈에 띄는 시가 있다. 「밍심보감」이란 시다.

머리 피도 안 마르고 머리 소똥도 안 버꺼진 것들이
남애 만나고 사당년같이 돌아 댕기사믄
앞날이 불 보드시 뻔 한기라
우야던동 에미 말 새기 들어야지
여차 잘모때믄 니 눈까리 니 찌른 변이 생기는 거 시간 문제대이
난중에 눈까리 눈물 빼지 말고 밍심하고 또 밍심하거래이
― 「밍심보감」 부분

그 당시 나는 손한옥 시인의 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어머니는 더 이상 상징을 갖지 못하는 시대이다. 굳이 시대를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어머니는 시적 소재로 진부하다. 너무나 많은 시인들이 어머니를 시로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머니를 통과해서 나온 존재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니 시를 쓰는 자라면 한 번은 반드시 어머니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 연유로 여전히 많은 시인이 어머니를 ‘쓰고’ 있지만 문제는 언제나 ‘쓰여진 어머니’의 진부함이다. 쓰여진 어머니의 진부함이란 얼마나 안쓰러운 일인가. 와중에 손한옥의 시가 있어 참 다행이다. ‘어머니’가 진부한 것이 아니라 ‘쓰여진 어머니’가 진부한 것이라는 것을 손한옥 시인이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만한 감동을 준 ‘쓰여진 어머니’가 있던가 싶다.”

진부한 소재가 어디 어머니뿐이겠는가. 상징과 은유를 잃어버린 수많은 사물과 이름들. 그것에 새로운 상징과 은유를 불어넣어 더 큰 부피의 감동을 만들어 내는 시인. 손한옥 시인은 내게 그런 누이였다.

2
지난해, 손한옥 시인께서 세 번째 시집 『13월 바람』(시산맥, 2017)을 보내주셨을 때였다. 사는 일도 시를 쓴다는 일도 시들해질 무렵이었는데, 시집 속의 시 한 편이 내 정신을 퍼뜩 들게 한 것이었다.

썩 거두어라 부적,
경면주사 갈아서 자(子)시에 그려낸 명자꽃빛 주문(呪文)
나 이제 보여줄 것 없다
곪은 발톱까지 다 보였다
소녀도 아니다 여인도 아니다
가시나 문디가시나다
동서남북 모르는 꼴머슴이다
풍랑 앞에 서있는 기갈 센 어부다
내 목소리 우레보다 높아 종달새 들지 않고
길길이 솟는 물살 윤슬은 간데없다

썩 나와라,
내 눈 막고 귀 막고 심장 조이는 너
형상을 보여라 햇빛같이 나와라
바를 정(正)자 이마에 붙이고
꽃으로 말고 짐승으로 말고 사람으로 나와라
눈을 감았는가 눈을 떴는가
차라리 넋이라 말하고 사무친다 말하라
― 「사무친다」 전문

경면주사 그 붉은 돌을 갈아서, 오늘인지 내일인지 모르는 붉은 시간 자시(子時)에 그려낸, 명자꽃빛 그 붉은 꽃빛 주문을 보며 “사무친다! 사무친다 말하라!” 토해내는 그것은 사자후였다. ‘내 안에 붉게 스미어 온몸에 병처럼 번졌던 것들도 다 시들어 버렸구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이제 별다를 것 없구나.’ 그런 내게 다시 한 번 사무친 삶을 살아내라는 사자후였다. 손한옥 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한옥 선생님, 달아실에서 시집 한 권 내시지요? 네 번째 시집은 달아실에서 내시지요?”
“그래요? 그럼 그랍시다.”

3
그리고 정확히 1년 후 손한옥 시인의 원고가 내게 넘어왔다.
“박 선생 믿고 원고 보냅니다. 1년 동안 눈멀고 귀먹도록 미친년처럼 썼으니까 알아서 하이소.”
그리고 마침내 손한옥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내 손으로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교정을 본 끝에 마침내 세상에 없던 집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야 이년아 니 오는 길에 / 니 에미 눈까리 빠진 거 몬반나?”(「허술한 눈알」) 하며 ‘쓰여진 어머니’는 여전히 아리고 사무쳤으며, 상징과 은유를 잃어버린 수많은 사물과 이름들은 손한옥 시인의 손을 거치면서 물컹물컹한 부피를 얻었고, 그 속으로 뜨거운 피가 돌고 있었다. 가령, 그 흔한 만두가 육십 년 엄니 아버지의 사랑법이 되기도 하고(「만두를 먹다가」), 우리가 매일 아침 듣고 있는 자명종이 여자들의 가계가 되기도 하는(「자명종과 태연한 시간」) 것이었다.

4
이번 시집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이 손한옥 시인이 지은 그동안의 시집들 중 최고의 시집이라고 말하진 않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동안의 시집들과 같은 듯 사뭇 다른 ‘말의 결, 말의 향, 말의 무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손한옥 시인이 이 시집을 짓기 위해 지난 1년여 미친 듯 쏟아 부었던 날것의 말들이 마침내 온전히 숙성되기 까지 그 궤적을 되짚으며 따라 걷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말에 체했으며 얼마나 많은 말에 심장이 상했는지(「침묵」) 돌아보게 될 것이다. 장미의 본색을 들여다볼 수도 있을 것이며(「장미, 그 잔인한 아수라도」), 겨울의 본성을 들여다볼 수도 있을 것이다(「봄밭 가는 길 우리는,」).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 산다는 일에 대하여 세상을 견디는 일에 대하여 그만 외롭고 그만 괴로워도 된다는 뜻밖의 위로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삶이 막막하고 먹먹하거든, 모쪼록 이 시집이 당신을 어루만지는 손이 되었으면 좋겠다.

■ 시집 해설 중에서

지혜는 어디에서 오는가. 선인들의 말씀에서, 책에서, 부모의 덕담에서, 선배들의 조언에서 오는 것일까. 그렇기도 하겠지만 지혜는 자신의 삶에서, 숱한 실패에서, 가끔씩 오는 성공에서, 생로병사에서, 만물의 순리에서 조각조각 얻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그 조각의 지혜들을 자신의 생의 이불에 하나둘 기우면 한 채의 아름다운 이불이 완성될 것이다. 손한옥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는 이전의 시집에서 보여주었던 외유내강의 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삶의 과정에서 느껴지는 여러 지혜들을 자신의 시 쪽으로 조용히 불러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즉 내면으로 향하던 감각이 시적으로 더 깊어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서정시 본연의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하던 손한옥 시인의 시는 이제 삶의 연륜이 더해져서 지혜의 말씀들로 채워지고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시인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 은연중에 비쳐지던 노련함도 여기에 더해졌을 것이다.
이전의 시집에서 주로 문어체가 쓰였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구어체의 혼용으로 문어체만 썼을 때보다 시가 더 구수하고 맛깔스러워졌다. 그리고 일상에서 경험한 것들을 서술체를 통해서 표현하는 것에서 스토리 중심의 시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용면에서 가족애, 혈육의 정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애착을 느끼는 내용들이 많고, 주제면에서는 인생의 허무, 자본주의 속성, 낡은 것과 새것에 대한 삶의 지혜, 진정한 사랑의 의미, 새로운 희망으로서의 사람 등에 대한 것들로 구분할 수가 있다.
(…중략…)
손한옥 시인의 시집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에서 가장 중요한 성취는 자신만의 시적 개성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 늦은 나이에 등단해서 젊은 시인들의 감각과 언어를 따라하는 시인들이 좀 많은가. 자신의 나이에 맞게, 자신의 경험에 맞게 진실로 자신이 깨달은 만큼 시의 길을 열어가는 것. 그것이 가장 손한옥 시인다운 성취임을 시인 자신은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만큼 삶의 지혜가 쌓이고 그것이 시인의 길을 비추는 등대가 되어 앞으로의 시업에 더 깊은 깨달음과 성찰을 이루도록 도와줄 것이다. 손한옥 시인이 자신과 가까운 존재들에 대한 사랑, 타자와 사물, 공동체에 갖게 된 관심들이 앞으로 얼마나 깊이 있게 진행되고 시의 밀도를 높여갈지 기대가 된다.

― 박현솔(시인)의 해설 「지혜의 길로 나아가는 삶의 도정」 중에서


목차


시인의 말

1부
만두를 먹다가
사리
어머니의 축원은 영험 있었다
착각
자명종과 태연한 시간
자화상
띵똥
자타불이라고 한 말을 뉘우친다
위험한 관계 ㅡ 막쇠 막돌
꽃, 꽃, 피고 지고
허술한 눈알
제삿날, 오실까 안 오실까
죽어서도 숨 쉬고 싶은 소원에 대하여
달님과 대면하다
이천 원을 실은 구명선

2부
무죄의 날들
7초에 대한 응답 ㅡ 폐소 공포
침묵
천리포 만리포 가는 길
노천탕
촉을 만나다
몰입
열화
Stay with me
인형에서 사람까지
숨어 우는 새
국가유공자의 집
내 고향은 이니스프리
스물여섯 번의 이사
숨바꼭질
희귀병, 약도 없다 ㅡ 메마른 모래로는 절대로 채울 수 없는 체의 논리에 동의하며*

3부
장미, 그 잔인한 아수라도
라이프 오브 나이트
지금 세상은 삼복이 아니라 쌈복이다
봄밭 가는 길 우리는,
저항하면 반격한다
정밀한 사진
역류
해동되지 않는 선물
원 투 스피크 해브 예스 ㅡ 일리 있다
뇌물 받은 개
과학적인 선물
어떤 탈퇴 ㅡ 그룹 밴드
나는 지구의 한 조각이 아니라 사계를 운행하는 지구의 중심이다
결집
새벽을 건너는 낚시
목격자 ― 들쥐

4부
곰의 발
용심의 종류를 아는 손
내가 주연일 때 세상은 봄
물을 누르다
보이지 않는 불길
파편의 종류
서호를 돌아
말목에 핀 꽃
소리를 끓인다면
고정관념
악산에서 배우다
이슬 문장
0.5센티
가령
무임승차권
전쟁 같은 달

해설 | 지혜의 길로 나아가는 삶의 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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